| ‘기후위기의 최전선’ 제주 바다는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의 활동 현장입니다. 바다의 급격한 변화와 위기의 징후(고수온 현상, 암반 붕괴 현상, 해파리 대발생), 과도한 연안 개발 및 오염(제주 신항 개발, 해양쓰레기, 대규모 해상 풍력), 바다를 위한 정책적 대안(해양보호구역 확대와 관리, 유엔 해양총회) 및 문화 활동(갯것이 영화제) 등 2025년 제주 바다를 중심으로 일어난 10대 뉴스를 소개합니다. |
1. 제주에서 남해·동해까지 나타난 푸른우산관해파리


▲ 제주 바다에 출현하는 해파리. 노무라입깃해파리(좌) / 푸른우산관해파리(우) ⓒ파란
▶ 2025년 7월, 제주 해역에 푸른우산관해파리가 대발생하였으며, 남해안과 동해안 일대까지 확산되었다. 푸른우산관해파리는 제주시 구좌·조천과 서귀포시 표선 등 제주 전역에서 관측됐다. 푸른우산관해파리는 2021년 10월에도 대량 출현 사례가 있었으나, 올해처럼 남해안과 동해안 전반으로 대규모 유입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이번에 출현한 푸른우산관해파리는 난류성 표류종으로, 동전 크기의 납작하고 단단한 원형 몸체와 가장자리를 따라 바늘처럼 가는 촉수를 지닌 것이 특징이다. 제주 해역에서는 최근, 매년 5월 이후 수온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대규모 해파리떼 유입이 시작된다. 작년 5월에는 제주 전역에 노무라입깃해파리가 대거 입성하기도 하였다.
▶ 푸른우산관해파리의 확산은 단순한 일시적 출현이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 환경 변화와 맞물린 신호로 해석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최근 수온 상승과 대마난류 세력 강화로 인해 푸른우산관해파리의 유입과 확산이 촉진된 것으로 판단했다. 최근, 수온 상승과 해류 변동, 생태계 불균형이 누적되면서 표류성 생물의 대량 이동과 분포 변화가 빈번해지고, 이는 기존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교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해파리 대발생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며, 어장 피해와 쏘임 사고는 매년 늘어날 것이다. 해파리의 이동과 확산은 기상과 해류, 수온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관측 자료를 기반으로 한 예측과 조기 대응 체계가 중요하다. 해양수산부의 해파리 대발생 대응 매뉴얼과는 별도로 제주도의 주기적인 모니터링과 장기적 대응을 위한 ‘해양 기후위기 대응반’ 구성이 시급히 요구된다.
2. 대규모 해상 매립과 함께 추진되는 제주 신항 개발

▲제주 신항 평면도와 예정 부지
▶ 2025년 4월, 해양수산부는 기존 ‘제주 신항 건설 기본계획’을 변경·고시했다. 변경된 계획에 따르면 제주신항 개발사업은 기존 여객 중심 항만에서 화물·크루즈 중심 항만으로 사업 방향이 전환되었으며, 총사업비는 3조 8,278억 원으로 기존 계획 대비 약 1조 원 증액되었다. 사업 대상지는 제주시 용담동·삼도동·건입동 앞 해역과 육상 일대 약 514만 9,000㎡ 규모로,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해상 매립을 통해 확보될 예정이다. 해양수산부는 항만 시설과 배후부지 조성을 위해 해역 약 118만㎡에 대한 매립을 추진할 계획으로, 이는 제주 마라도 면적의 약 4배에 해당한다.
▶ 이번에 발표된 제주신항 개발사업은 사업계획의 적정성과 입지 타당성이 충분히 검토되어야 한다. 제주도는 올해 10월, 제주항에서 중국 칭다오로 가는 국제 정기 컨테이너선 운항을 계약하였고, 1회당 200TEU의 필요 물동량을 예측했지만, 첫 출항의 실제 물동량은 40TEU, 제주발 수출은 6TEU에 불과하였다. 중국 선사에 지급한 손실보전금만 첫 달에 4억 원이었고, 최소 3년간 소실 보전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이번 제주-칭다오 국제물류의 논란처럼, 물동량 확보 전략도 없이 대규모 매립을 통한 항만 개발을 우선한다는 것은 국민 세금을 그야말로 바다에 넣어버리는 우매한 행정이다. 또한 기후위기 시대에 대형 크루즈를 통한 관광객 유입 정책이 과연 제주도를 위한 지속가능하며 정의로운 사업인지 재검토해야 한다.
3. 송악산·성산일출봉 해안 절벽 붕괴, ‘자연현상을 넘어선 기후위기 신호’

▲ 송악산 부남코지와 산방산(좌) / 송악산 남쪽해안 주상절리(우) ⓒ파란
▶ 2025년 9월,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과 성산읍 성산일출봉 일대에서 해안 절벽 붕괴와 낙석 사례가 잇따라 확인됐다. 송악산에서는 9월 18일 남서쪽 제3전망대 인근 해안 절벽에서 암석과 토사가 떨어졌고, 이어 22일에는 출구 인근 탐방로 하단 사면이 크게 파여나가 붕괴된 암반과 흙더미가 해안가에 쌓인 모습이 관측됐다. 송악산 일대에서는 이러한 붕괴 위험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으며, 2013년 이후 수차례에 걸친 낙반으로 일제강점기 시기 조성된 해안 동굴진지 일부가 매몰되거나 훼손된 사례도 확인됐다. 또한 16일 성산일출봉에서는 등산로 서쪽 약 1km 지점의 진지동굴 인근 접근금지 구역에서 70~80cm 크기의 암반 여러 개와 나무가 낙하한 사실이 확인됐다.
▶ 송악산과 성산일출봉은 모두 얕은 바닷속에서 형성된 수성화산 지형으로, 해안부를 이루는 응회암과 화산쇄설층은 파도와 집중호우에 특히 취약한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지질 조건 위에 연안 개발과 탐방객 이용 증가, 최근 반복되는 집중호우가 더해지면서 절벽 붕괴와 낙석 가능성은 한층 커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후변화로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고 높은 파도가 잦아지면서, 절벽 아래는 지속적으로 깎이고 비에 젖은 토양과 암반의 무게가 늘어나 붕괴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제주 해역에서는 풍랑과 태풍 특보 발령 횟수가 크게 늘었고, 먼바다를 중심으로 증가 폭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산일출봉과 송악산을 포함한 제주 주요 해안 절벽 전반에 대해 붕괴 위험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거나 장기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기초 자료와 상시 모니터링 체계는 아직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상황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연안 절벽 붕괴가 반복적 위험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두 사례는 자연유산 보전과 탐방 안전을 함께 고려한 관리 체계 마련의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4. 관탈도, 신도리 해양보호구역 신규 지정… 관리는 누가하나?

▲ (좌) 신도리 해양보호구역에서 유영하는 남방큰돌고래 / (우) 제주 해양보호구역 현황 ⓒ파란
▶ 해양수산부는 지난 4월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해역(2.36㎢)과 제주시 추자면 관탈도 해역(1,075.08㎢)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해양보호생물 남방큰돌고래의 주요 서식지인 신도리 연안과 해조류와 연산호 군락지인 관탈도 주변 해역을 보전하기 위해서다. 이로써 제주도 내 넓은 의미의 해양보호구역은 문섬, 추자도, 토끼섬 등 16곳으로 확대되었으며, 중첩 지역을 제외하면 약 1,404㎢의 바다 생태계가 제도적 보호를 받는다. 이는 제주도 관할 수역의(9,600.59㎢) 약 14.6%에 해당한다.
▶ 정부는 유엔생물다양성협약과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에 따라 2030년까지 해양보호구역 면적을 30%로 확대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이번 신규 지정을 통해 목표 대비 절반의 면적을 달성하여 전국 광역 지자체 중 가장 넓은 해양보호구역을 관리하게 되었다. 그러나 해양보호구역 관리를 위한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수산국 내 보호구역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은 없는 상황이며, 제주시와 서귀포시 해양수산과에 각각 1명이 전체 보호구역 관리를 전담하고 있다. 관탈도 주변 해역의 경우 타 지역 어선의 구역 침범, 뻥치기 조업 등과 같은 불법 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신도리 주변 해역은 관광 선박 접근 문제와 과도한 레저낚시로 인해 남방큰돌고래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남방큰돌고래의 주요 이동 경로인 김녕리 해역은 지역주민의 반대로 보호구역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제주 해양보호구역이 실효성 있는 제도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관리계획을 통한 위협 행위를 제한하고 지역 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민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수행할 인력과 예산이 절실한 상황이다. 제주가 전 세계적인 생물다양성 위기 속 해양보호를 주도하는 지역이 될 것인지, 선언 뿐인 페이퍼 파크로 남을 것인지 앞으로의 정책에 달려있다.
5. 남방큰돌고래 종달, 낚시줄에 걸려 사망

▲ (좌) 낚시줄에 얽힌 종달의 마지막 모습 / (우) 신도리 연안에 모인 낚시꾼들 ⓒ돌핀맨(이정준)
▶ 제주 남방큰돌고래 종달의 마지막 실종 소식이 전해졌다. 2023년 구좌읍 종달리 연안에서 처음 발견된 종달은 몸통과 꼬리에 낚시줄이 얽혀 있었다. 해양다큐멘터리 제작팀 돌핀맨,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핫핑크돌핀스 등으로 구성된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은 두 차례에 걸쳐 종달에 얽힌 낚시줄 일부를 끊어내고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후속 구조를 논의하고 있었다. 그러던 지난 5월 14일, 대정읍 연안에서 또 다시 낚시줄에 얽힌 종달이 발견됐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구조단은 다음날 새벽 급히 구조에 나섰지만 끝내 종달을 찾지 못했다. 실종된 종달은 결국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 종달의 죽음은 제주 바다가 남방큰돌고래에게 얼마나 위협적인 공간인지를 드러낸 사건이었다. 제주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는 약 100~130개체로 2015년부터 매년 낚시줄에 얽혀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보고되고 있다. 지금도 몸에 낚시줄이 걸린채로 살아가고 있는 두 마리의 남방큰돌고래가 있다. 올해는 그 어느때보다 제주 남방큰돌고래 보호에 대한 정책적 논의가 활발한 해이기도 했다. 국회에서는 남방큰돌고래를 생태법인으로 지정하기 위한 제주특별법 개정을 논의중이며, 해양수산부는 남방큰돌고래 서식지 보호를 위한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정작 가장 큰 위협이 되는 낚시 행위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제 방안이 논의 되지 않는 상황이다. 제2의 종달이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생태계 민감지역 내 낚시금지 등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위협요인을 제거하는 예방적 정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6. 천연기념물 차귀도, 해양쓰레기 없어지는 날 올까?

▲ 차귀도 연안에 방치된 해양쓰레기 ⓒ파란
▶ 지난 11월 천연기념물 한경면 차귀도에서 마대자루에 담긴 100여톤의 해양쓰레기가 쌓여있는 현장이 발견됐다. 이는 10월 13일 제주도에서 150여명의 인원을 동원해 대규모 해양정화활동을 벌여 모아둔 쓰레기로 한달여 동안 방치된 상태였다. 남겨진 쓰레기는 바다로 쓸려 가거나 마대자루가 찢겨 내용물이 쏟아지는 등 연안으로 다시 유입되고 있었다.
▶ 차귀도 해양쓰레기 문제는 지난 10월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된 사안으로 제주도는 올해 중 차귀도에 쌓인 쓰레기를 모두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담당부처는 지형적 특성상 반출 작업이 어렵다는 이유로 수거 작업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차귀도 전체 해안가 중 쓰레기가 덮인 구역은 1,296㎡로 방대한 양만큼이나 다양한 종류의 쓰레기가 쌓여있다. 어업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폐어구와 각종 생활쓰레기를 비롯해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등 해외 쓰레기까지 유입되며 소재도 플라스틱, 금속, 목재 등 다양하다. 차귀도 뿐만 아니라 제주 바다 전역이 이러한 해양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단순한 수거 활동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해양쓰레기에 대한 전주기적 관리 방안 특히 발생 원인을 파악하고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7. 시민의 손으로 만든 해양 영화제, ‘갯것이 영화제'

▲제2회 갯것이 영화제 포스터와 개막식 단체사진ⓒ갯것이영화제집행위원회
▶ 제2회 갯것이영화제가 2025년 11월 7일부터 16일까지 열흘간 제주의 여러 해안 마을과 생태 공간에서 개최되었다. ‘바다의 삶’을 주제로 한 이번 영화제는 바다에 사는 존재들과 그 곁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와 독립영화를 상영했다. 지난해 성산 오조리에서 시작한 갯것이영화제는 올해 상영공간을 서귀포예술의전당, 삼달다방, 카페 핀스, 동백동산습지센터, 제주특별자치도 생태관광지원센터, 깅이와바당 등 총 6곳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제주 전역으로 넓혔다.
▶ 갯것이영화제는 제주특별자치도 생태관광지원센터의 지원을 통해 제주의 여러 시민 단체가 공동주최로 참여해, 영화 상영과 함께 마을 탐방과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결합한 현장형 축제로 운영되었다. 상영 후 GV(관객과의 대화)와 ‘평대리 뱅듸고운길’, ‘습지랑 찰방찰방’, ‘동백동산 물·숲·새’, ‘우리가 돌고래를 만나는 법’ 등 제주바다의 생태를 이어서 경험할 수 있는 로컬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갯것이영화제는 제주바다를 매개로 한 문화와 생태, 시민 참여가 결합된 사례로, 민간 주도의 지속가능한 해양문화 축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8. 계속되는 제주 바다 고수온 현상, 장기적인 대책은?


▲작년 고수온 피해로 녹아내린 연산호(좌) / 2025년 고수온 등의 영향으로 훼손된 연산호(중간, 우) ⓒ파란
▶ 지난해 여름 제주 바다는 30도를 넘나드는 고수온에 장기간 노출되며 심각한 피해를 겪었다. 2024년 제주지역 고수온은 7월 24일부터 10월 2일까지 71일간 지속돼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고, 이로 인해 도내 육상양식장 78곳에서 광어 등 221만5천 마리가 폐사하며 50억 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했다. 고수온은 바닷물 온도가 28도에 이르면 주의보가, 28도 이상 상태가 3일 이상 지속되면 경보가 발령되는 재난성 현상이다. 제주지역 고수온 발생일수는 2020년 22일, 2021년 35일, 2022년 62일, 2023년 55일, 2024년 71일로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올해는 63일로 작년 대비 감소했지만, 서귀포 인근 해역 8월 평균 수온은 약 28도를 기록해 과거(24~25도)와 비교했을 때 제주 바다의 높은 여름 수온이 상시화됐음을 알수있다.
▶ 이 같은 고수온 현상은 지역적 문제를 넘어 국제 관측 기관이 주목하는 기후위기 징후이다. 올해 10월 미국 해양대기청(NOAA)과 유럽해양센터(Mercator Ocean)는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관측된 해양 열파(Marine Heatwave)를 ‘극심(Extreme)’ 단계로 분류했다. 해양 열파는 평균보다 높은 해수면 온도가 5일 이상 지속되는 현상으로, 최근 십수년간 이 해역의 평균 수온 상승 속도가 전 세계 평균의 3배 이상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변화는 제주 바다의 전복·넙치·해조류 등 수산업과 해양 생태계 전반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으며, 전 지구적 고수온 확산의 흐름 속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 관측과 대응 체계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9. 해양보호생물 상괭이 서식진데… 제주도, '추자에 세계 최대 규모 풍력 단지 건설 추진'

▲추자 해상풍력 발전사업 조감도(좌) /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의 ‘상괭이편’이 촬영한 추자도 상괭이(우) ⓒ파란
▶ 제주도 북쪽 해역에서 추진되는 추자 해상풍력 발전사업이 사업자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발전용량은 2.3GW로, 현재 제주에서 가동 중인 한림해상풍력 단지(100MW)의 약 23배, 원자력발전소 2기에 해당하는 전력 생산 규모다. 사업 대상지는 추자군도와 사수도 인근 해역으로, 63빌딩보다 높은 풍력발전기 수백 기 설치가 계획되어있다. 20조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제주도 연간 예산의 약 3배에 달하며, 개발 범위는 서울 면적의 약 3분의 2로 단일 재생에너지 사업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다.
▶ 초대형 해상 개발 단지가 해양보호구역과 법정보호종 서식지를 포함하고 있음에도, 해당 해역에 서식하는 해양생물에 대한 논의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상괭이는 고주파 협대역 음향신호에 의존해 먹이 탐색과 이동, 의사소통을 수행하는 생태적 특성상 수중 소음 환경 변화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명확히 검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배경으로, 추자도 해역에 서식하는 상괭이의 존재를 과학적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시민·연구자 협업 프로젝트 <상괭이편>이 진행되고 있다. 2024년 11월부터 매달 선박 조사를 통해 추자도 해역의 상괭이 출현과 해양 환경 변화를 관찰·기록 중이다. 기억과 증언에 머물던 상괭이 서식을 축적된 조사 자료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해상풍력 개발 논의 과정에서 해양 생물과의 공존을 함께 검토해야 할 필요성을 현장 조사로 보여주고 있다.
10. 2028년 유엔 해양총회 개최국 한국… 바다를 위한 정책은?
▲올해 4월 부산에서 열린 제10차 아워 오션 컨퍼런스(OOC)의 해양 관련 시민단체 공동 퍼포먼스 ⓒOOC공동행동네트워크
▲2025년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제3차 유엔해양총회 행사장 ⓒUNOC
▶ 한국이 제4차 유엔해양총회(UNOC4) 공동 개최국으로 선정됐다. 해양쓰레기, 수온 상승, 심해 채굴, 남획, 연안 난개발 등 바다를 둘러싼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이 전 세계에 어떤 해양 보호 조치를 제시할지 주목된다. 유엔해양총회는 3년 주기로 개최되는 해양분야 최대규모 국제회의로 전 세계 유엔 회원국과 국제기구, 과학계, 시민사회가 참여하여 해양보호에 대한 현안과 방향을 다룬다. 개최 도시로는 제주, 부산, 여수가 후보로 논의되고 있다.
▶ 2028년 6월 개최 예정인 이번 총회는 국제 해양보호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와 맞물려 있다. 공해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 조약인 ‘BBNJ 협정’이 발효된지 2년이 되는 해이며, 2030년까지 관할 해역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한다는 ‘30x30’ 목표 기한을 2년여 앞둔 시점이다. 앞서 제3차 유엔해양총회를 개최한 프랑스는 대규모 보호구역 지정과 폴리네시아 해역 어획 금지 조치를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한국은 올해 3월 BBNJ 협정을 비준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국내 이행법 제정이 필요한 상황이며 해양보호구역의 경우 2.08% 지정에 그쳐 목표인 30%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 한국은 총회 개최국으로서 해양환경보호에 실질적 주도국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BBNJ 협정 이행 방안과 30x30 달성 로드맵 등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마련하고 수행해야할 것이다.
1. 제주에서 남해·동해까지 나타난 푸른우산관해파리
▲ 제주 바다에 출현하는 해파리. 노무라입깃해파리(좌) / 푸른우산관해파리(우) ⓒ파란
▶ 2025년 7월, 제주 해역에 푸른우산관해파리가 대발생하였으며, 남해안과 동해안 일대까지 확산되었다. 푸른우산관해파리는 제주시 구좌·조천과 서귀포시 표선 등 제주 전역에서 관측됐다. 푸른우산관해파리는 2021년 10월에도 대량 출현 사례가 있었으나, 올해처럼 남해안과 동해안 전반으로 대규모 유입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이번에 출현한 푸른우산관해파리는 난류성 표류종으로, 동전 크기의 납작하고 단단한 원형 몸체와 가장자리를 따라 바늘처럼 가는 촉수를 지닌 것이 특징이다. 제주 해역에서는 최근, 매년 5월 이후 수온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대규모 해파리떼 유입이 시작된다. 작년 5월에는 제주 전역에 노무라입깃해파리가 대거 입성하기도 하였다.
▶ 푸른우산관해파리의 확산은 단순한 일시적 출현이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 환경 변화와 맞물린 신호로 해석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최근 수온 상승과 대마난류 세력 강화로 인해 푸른우산관해파리의 유입과 확산이 촉진된 것으로 판단했다. 최근, 수온 상승과 해류 변동, 생태계 불균형이 누적되면서 표류성 생물의 대량 이동과 분포 변화가 빈번해지고, 이는 기존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교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해파리 대발생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며, 어장 피해와 쏘임 사고는 매년 늘어날 것이다. 해파리의 이동과 확산은 기상과 해류, 수온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관측 자료를 기반으로 한 예측과 조기 대응 체계가 중요하다. 해양수산부의 해파리 대발생 대응 매뉴얼과는 별도로 제주도의 주기적인 모니터링과 장기적 대응을 위한 ‘해양 기후위기 대응반’ 구성이 시급히 요구된다.
2. 대규모 해상 매립과 함께 추진되는 제주 신항 개발
▲제주 신항 평면도와 예정 부지
▶ 2025년 4월, 해양수산부는 기존 ‘제주 신항 건설 기본계획’을 변경·고시했다. 변경된 계획에 따르면 제주신항 개발사업은 기존 여객 중심 항만에서 화물·크루즈 중심 항만으로 사업 방향이 전환되었으며, 총사업비는 3조 8,278억 원으로 기존 계획 대비 약 1조 원 증액되었다. 사업 대상지는 제주시 용담동·삼도동·건입동 앞 해역과 육상 일대 약 514만 9,000㎡ 규모로,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해상 매립을 통해 확보될 예정이다. 해양수산부는 항만 시설과 배후부지 조성을 위해 해역 약 118만㎡에 대한 매립을 추진할 계획으로, 이는 제주 마라도 면적의 약 4배에 해당한다.
▶ 이번에 발표된 제주신항 개발사업은 사업계획의 적정성과 입지 타당성이 충분히 검토되어야 한다. 제주도는 올해 10월, 제주항에서 중국 칭다오로 가는 국제 정기 컨테이너선 운항을 계약하였고, 1회당 200TEU의 필요 물동량을 예측했지만, 첫 출항의 실제 물동량은 40TEU, 제주발 수출은 6TEU에 불과하였다. 중국 선사에 지급한 손실보전금만 첫 달에 4억 원이었고, 최소 3년간 소실 보전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이번 제주-칭다오 국제물류의 논란처럼, 물동량 확보 전략도 없이 대규모 매립을 통한 항만 개발을 우선한다는 것은 국민 세금을 그야말로 바다에 넣어버리는 우매한 행정이다. 또한 기후위기 시대에 대형 크루즈를 통한 관광객 유입 정책이 과연 제주도를 위한 지속가능하며 정의로운 사업인지 재검토해야 한다.
3. 송악산·성산일출봉 해안 절벽 붕괴, ‘자연현상을 넘어선 기후위기 신호’
▲ 송악산 부남코지와 산방산(좌) / 송악산 남쪽해안 주상절리(우) ⓒ파란
▶ 2025년 9월, 서귀포시 대정읍 송악산과 성산읍 성산일출봉 일대에서 해안 절벽 붕괴와 낙석 사례가 잇따라 확인됐다. 송악산에서는 9월 18일 남서쪽 제3전망대 인근 해안 절벽에서 암석과 토사가 떨어졌고, 이어 22일에는 출구 인근 탐방로 하단 사면이 크게 파여나가 붕괴된 암반과 흙더미가 해안가에 쌓인 모습이 관측됐다. 송악산 일대에서는 이러한 붕괴 위험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으며, 2013년 이후 수차례에 걸친 낙반으로 일제강점기 시기 조성된 해안 동굴진지 일부가 매몰되거나 훼손된 사례도 확인됐다. 또한 16일 성산일출봉에서는 등산로 서쪽 약 1km 지점의 진지동굴 인근 접근금지 구역에서 70~80cm 크기의 암반 여러 개와 나무가 낙하한 사실이 확인됐다.
▶ 송악산과 성산일출봉은 모두 얕은 바닷속에서 형성된 수성화산 지형으로, 해안부를 이루는 응회암과 화산쇄설층은 파도와 집중호우에 특히 취약한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지질 조건 위에 연안 개발과 탐방객 이용 증가, 최근 반복되는 집중호우가 더해지면서 절벽 붕괴와 낙석 가능성은 한층 커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후변화로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고 높은 파도가 잦아지면서, 절벽 아래는 지속적으로 깎이고 비에 젖은 토양과 암반의 무게가 늘어나 붕괴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제주 해역에서는 풍랑과 태풍 특보 발령 횟수가 크게 늘었고, 먼바다를 중심으로 증가 폭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산일출봉과 송악산을 포함한 제주 주요 해안 절벽 전반에 대해 붕괴 위험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거나 장기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기초 자료와 상시 모니터링 체계는 아직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상황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연안 절벽 붕괴가 반복적 위험으로 나타나고 있는 만큼, 두 사례는 자연유산 보전과 탐방 안전을 함께 고려한 관리 체계 마련의 필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4. 관탈도, 신도리 해양보호구역 신규 지정… 관리는 누가하나?
▲ (좌) 신도리 해양보호구역에서 유영하는 남방큰돌고래 / (우) 제주 해양보호구역 현황 ⓒ파란
▶ 해양수산부는 지난 4월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해역(2.36㎢)과 제주시 추자면 관탈도 해역(1,075.08㎢)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해양보호생물 남방큰돌고래의 주요 서식지인 신도리 연안과 해조류와 연산호 군락지인 관탈도 주변 해역을 보전하기 위해서다. 이로써 제주도 내 넓은 의미의 해양보호구역은 문섬, 추자도, 토끼섬 등 16곳으로 확대되었으며, 중첩 지역을 제외하면 약 1,404㎢의 바다 생태계가 제도적 보호를 받는다. 이는 제주도 관할 수역의(9,600.59㎢) 약 14.6%에 해당한다.
▶ 정부는 유엔생물다양성협약과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에 따라 2030년까지 해양보호구역 면적을 30%로 확대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이번 신규 지정을 통해 목표 대비 절반의 면적을 달성하여 전국 광역 지자체 중 가장 넓은 해양보호구역을 관리하게 되었다. 그러나 해양보호구역 관리를 위한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재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수산국 내 보호구역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은 없는 상황이며, 제주시와 서귀포시 해양수산과에 각각 1명이 전체 보호구역 관리를 전담하고 있다. 관탈도 주변 해역의 경우 타 지역 어선의 구역 침범, 뻥치기 조업 등과 같은 불법 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신도리 주변 해역은 관광 선박 접근 문제와 과도한 레저낚시로 인해 남방큰돌고래가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남방큰돌고래의 주요 이동 경로인 김녕리 해역은 지역주민의 반대로 보호구역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제주 해양보호구역이 실효성 있는 제도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관리계획을 통한 위협 행위를 제한하고 지역 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민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수행할 인력과 예산이 절실한 상황이다. 제주가 전 세계적인 생물다양성 위기 속 해양보호를 주도하는 지역이 될 것인지, 선언 뿐인 페이퍼 파크로 남을 것인지 앞으로의 정책에 달려있다.
5. 남방큰돌고래 종달, 낚시줄에 걸려 사망
▲ (좌) 낚시줄에 얽힌 종달의 마지막 모습 / (우) 신도리 연안에 모인 낚시꾼들 ⓒ돌핀맨(이정준)
▶ 제주 남방큰돌고래 종달의 마지막 실종 소식이 전해졌다. 2023년 구좌읍 종달리 연안에서 처음 발견된 종달은 몸통과 꼬리에 낚시줄이 얽혀 있었다. 해양다큐멘터리 제작팀 돌핀맨, 해양동물생태보전연구소(MARC), 핫핑크돌핀스 등으로 구성된 제주돌고래긴급구조단은 두 차례에 걸쳐 종달에 얽힌 낚시줄 일부를 끊어내고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후속 구조를 논의하고 있었다. 그러던 지난 5월 14일, 대정읍 연안에서 또 다시 낚시줄에 얽힌 종달이 발견됐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구조단은 다음날 새벽 급히 구조에 나섰지만 끝내 종달을 찾지 못했다. 실종된 종달은 결국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 종달의 죽음은 제주 바다가 남방큰돌고래에게 얼마나 위협적인 공간인지를 드러낸 사건이었다. 제주에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는 약 100~130개체로 2015년부터 매년 낚시줄에 얽혀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보고되고 있다. 지금도 몸에 낚시줄이 걸린채로 살아가고 있는 두 마리의 남방큰돌고래가 있다. 올해는 그 어느때보다 제주 남방큰돌고래 보호에 대한 정책적 논의가 활발한 해이기도 했다. 국회에서는 남방큰돌고래를 생태법인으로 지정하기 위한 제주특별법 개정을 논의중이며, 해양수산부는 남방큰돌고래 서식지 보호를 위한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한 바 있다. 그럼에도 정작 가장 큰 위협이 되는 낚시 행위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제 방안이 논의 되지 않는 상황이다. 제2의 종달이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생태계 민감지역 내 낚시금지 등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위협요인을 제거하는 예방적 정책이 시급히 마련되어야 한다.
6. 천연기념물 차귀도, 해양쓰레기 없어지는 날 올까?
▲ 차귀도 연안에 방치된 해양쓰레기 ⓒ파란
▶ 지난 11월 천연기념물 한경면 차귀도에서 마대자루에 담긴 100여톤의 해양쓰레기가 쌓여있는 현장이 발견됐다. 이는 10월 13일 제주도에서 150여명의 인원을 동원해 대규모 해양정화활동을 벌여 모아둔 쓰레기로 한달여 동안 방치된 상태였다. 남겨진 쓰레기는 바다로 쓸려 가거나 마대자루가 찢겨 내용물이 쏟아지는 등 연안으로 다시 유입되고 있었다.
▶ 차귀도 해양쓰레기 문제는 지난 10월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된 사안으로 제주도는 올해 중 차귀도에 쌓인 쓰레기를 모두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담당부처는 지형적 특성상 반출 작업이 어렵다는 이유로 수거 작업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차귀도 전체 해안가 중 쓰레기가 덮인 구역은 1,296㎡로 방대한 양만큼이나 다양한 종류의 쓰레기가 쌓여있다. 어업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폐어구와 각종 생활쓰레기를 비롯해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등 해외 쓰레기까지 유입되며 소재도 플라스틱, 금속, 목재 등 다양하다. 차귀도 뿐만 아니라 제주 바다 전역이 이러한 해양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단순한 수거 활동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해양쓰레기에 대한 전주기적 관리 방안 특히 발생 원인을 파악하고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7. 시민의 손으로 만든 해양 영화제, ‘갯것이 영화제'
▲제2회 갯것이 영화제 포스터와 개막식 단체사진ⓒ갯것이영화제집행위원회
▶ 제2회 갯것이영화제가 2025년 11월 7일부터 16일까지 열흘간 제주의 여러 해안 마을과 생태 공간에서 개최되었다. ‘바다의 삶’을 주제로 한 이번 영화제는 바다에 사는 존재들과 그 곁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와 독립영화를 상영했다. 지난해 성산 오조리에서 시작한 갯것이영화제는 올해 상영공간을 서귀포예술의전당, 삼달다방, 카페 핀스, 동백동산습지센터, 제주특별자치도 생태관광지원센터, 깅이와바당 등 총 6곳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제주 전역으로 넓혔다.
▶ 갯것이영화제는 제주특별자치도 생태관광지원센터의 지원을 통해 제주의 여러 시민 단체가 공동주최로 참여해, 영화 상영과 함께 마을 탐방과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결합한 현장형 축제로 운영되었다. 상영 후 GV(관객과의 대화)와 ‘평대리 뱅듸고운길’, ‘습지랑 찰방찰방’, ‘동백동산 물·숲·새’, ‘우리가 돌고래를 만나는 법’ 등 제주바다의 생태를 이어서 경험할 수 있는 로컬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갯것이영화제는 제주바다를 매개로 한 문화와 생태, 시민 참여가 결합된 사례로, 민간 주도의 지속가능한 해양문화 축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8. 계속되는 제주 바다 고수온 현상, 장기적인 대책은?
▲작년 고수온 피해로 녹아내린 연산호(좌) / 2025년 고수온 등의 영향으로 훼손된 연산호(중간, 우) ⓒ파란
▶ 지난해 여름 제주 바다는 30도를 넘나드는 고수온에 장기간 노출되며 심각한 피해를 겪었다. 2024년 제주지역 고수온은 7월 24일부터 10월 2일까지 71일간 지속돼 역대 최장 기록을 세웠고, 이로 인해 도내 육상양식장 78곳에서 광어 등 221만5천 마리가 폐사하며 50억 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했다. 고수온은 바닷물 온도가 28도에 이르면 주의보가, 28도 이상 상태가 3일 이상 지속되면 경보가 발령되는 재난성 현상이다. 제주지역 고수온 발생일수는 2020년 22일, 2021년 35일, 2022년 62일, 2023년 55일, 2024년 71일로 뚜렷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올해는 63일로 작년 대비 감소했지만, 서귀포 인근 해역 8월 평균 수온은 약 28도를 기록해 과거(24~25도)와 비교했을 때 제주 바다의 높은 여름 수온이 상시화됐음을 알수있다.
▶ 이 같은 고수온 현상은 지역적 문제를 넘어 국제 관측 기관이 주목하는 기후위기 징후이다. 올해 10월 미국 해양대기청(NOAA)과 유럽해양센터(Mercator Ocean)는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관측된 해양 열파(Marine Heatwave)를 ‘극심(Extreme)’ 단계로 분류했다. 해양 열파는 평균보다 높은 해수면 온도가 5일 이상 지속되는 현상으로, 최근 십수년간 이 해역의 평균 수온 상승 속도가 전 세계 평균의 3배 이상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변화는 제주 바다의 전복·넙치·해조류 등 수산업과 해양 생태계 전반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있으며, 전 지구적 고수온 확산의 흐름 속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 관측과 대응 체계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9. 해양보호생물 상괭이 서식진데… 제주도, '추자에 세계 최대 규모 풍력 단지 건설 추진'
▲추자 해상풍력 발전사업 조감도(좌) /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의 ‘상괭이편’이 촬영한 추자도 상괭이(우) ⓒ파란
▶ 제주도 북쪽 해역에서 추진되는 추자 해상풍력 발전사업이 사업자 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발전용량은 2.3GW로, 현재 제주에서 가동 중인 한림해상풍력 단지(100MW)의 약 23배, 원자력발전소 2기에 해당하는 전력 생산 규모다. 사업 대상지는 추자군도와 사수도 인근 해역으로, 63빌딩보다 높은 풍력발전기 수백 기 설치가 계획되어있다. 20조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제주도 연간 예산의 약 3배에 달하며, 개발 범위는 서울 면적의 약 3분의 2로 단일 재생에너지 사업 가운데 국내 최대 규모다.
▶ 초대형 해상 개발 단지가 해양보호구역과 법정보호종 서식지를 포함하고 있음에도, 해당 해역에 서식하는 해양생물에 대한 논의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상괭이는 고주파 협대역 음향신호에 의존해 먹이 탐색과 이동, 의사소통을 수행하는 생태적 특성상 수중 소음 환경 변화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음에도 명확히 검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문제의식을 배경으로, 추자도 해역에 서식하는 상괭이의 존재를 과학적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시민·연구자 협업 프로젝트 <상괭이편>이 진행되고 있다. 2024년 11월부터 매달 선박 조사를 통해 추자도 해역의 상괭이 출현과 해양 환경 변화를 관찰·기록 중이다. 기억과 증언에 머물던 상괭이 서식을 축적된 조사 자료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해상풍력 개발 논의 과정에서 해양 생물과의 공존을 함께 검토해야 할 필요성을 현장 조사로 보여주고 있다.
10. 2028년 유엔 해양총회 개최국 한국… 바다를 위한 정책은?
▲올해 4월 부산에서 열린 제10차 아워 오션 컨퍼런스(OOC)의 해양 관련 시민단체 공동 퍼포먼스 ⓒOOC공동행동네트워크
▲2025년 프랑스 니스에서 열린 제3차 유엔해양총회 행사장 ⓒUNOC
▶ 한국이 제4차 유엔해양총회(UNOC4) 공동 개최국으로 선정됐다. 해양쓰레기, 수온 상승, 심해 채굴, 남획, 연안 난개발 등 바다를 둘러싼 위험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이 전 세계에 어떤 해양 보호 조치를 제시할지 주목된다. 유엔해양총회는 3년 주기로 개최되는 해양분야 최대규모 국제회의로 전 세계 유엔 회원국과 국제기구, 과학계, 시민사회가 참여하여 해양보호에 대한 현안과 방향을 다룬다. 개최 도시로는 제주, 부산, 여수가 후보로 논의되고 있다.
▶ 2028년 6월 개최 예정인 이번 총회는 국제 해양보호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와 맞물려 있다. 공해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 조약인 ‘BBNJ 협정’이 발효된지 2년이 되는 해이며, 2030년까지 관할 해역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한다는 ‘30x30’ 목표 기한을 2년여 앞둔 시점이다. 앞서 제3차 유엔해양총회를 개최한 프랑스는 대규모 보호구역 지정과 폴리네시아 해역 어획 금지 조치를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한국은 올해 3월 BBNJ 협정을 비준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국내 이행법 제정이 필요한 상황이며 해양보호구역의 경우 2.08% 지정에 그쳐 목표인 30%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 한국은 총회 개최국으로서 해양환경보호에 실질적 주도국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BBNJ 협정 이행 방안과 30x30 달성 로드맵 등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마련하고 수행해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