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의 바다소식]바다의 날·환경의 날 특집 좌담 ㅡ 위기의 제주 바다, 어떻게 지킬 것인가

부시리
2026-06-10
조회수 261

지난 6월 5일, tbn제주교통방송에서 열린 <바다의 날·환경의 날 특집 좌담 ㅡ 위기의 제주 바다, 어떻게 지킬 것인가 >을 소개합니다.  유혜정 아나운서의 진행으로 신수연 센터장(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김승언 팀장(제주도청 해양산업과 해양관리팀), 최선경 박사(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연구소)가 함께 제주바다의 위기 상황에 대한 진단과 정책 과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제주 바다의 특징, 해양쓰레기, 폐어구 관리, 해양보호구역, 생태법인 등 각 주제를 다루기엔 시간 제한으로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시민과학, 행정, 해양연구 각 분야의 현안과 과제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1. 제주 바다의 가치와 위기

  • 제주 바다 환경, 특징
    제주 바다는 해안선 길이 약 400km, 관할 바다 면적 1만㎢로 육지 면적의 5배 이상입니다. 따뜻한 대마 난류가 흘러들어 국내에서 해양 생물 다양성이 뛰어난 공간이며, 우리나라 전체 해양생물의 50% 이상이 넘는 종들이 서식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제주바다의 거대하고 풍성한 생태계를 묵묵히 떠받치고 있는 것은 감태와 모자반 등 해조류로 이루어진 바다숲입니다. 수많은 생물의 산란과 서식지를 제공해 풍요로운 생태계를 유지하는 핵심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최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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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와 감태, 줄도화돔 등 다양한 해양생물이 어우러진 제주바다 ©파란 


  • 폐어구 등 해양쓰레기 문제의 심각성
    제주 바다는 생활쓰레기, 외국 기인 쓰레기, 폐어구가 복합적으로 유입되며 심각한 오염을 겪고 있습니다. 2025년 제주에서 수거된 해양쓰레기는 16,561톤으로 플라스틱류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그물·로프·부표 등 폐어구도 주요 오염원입니다.
    폐어구는 해양생물에게 직접 위해를 입히고,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되어 생태계 전반으로 오염이 확산되고 농축됩니다. 특히 제주 바다의 깃대종인 남방큰돌고래가 폐어구에 휘감겨 목숨을 잃은 사례가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2023년 11월, 새끼 돌고래 ‘종달이’가 낚싯줄에 얽힌채 발견된 이후 민간 긴급 구조단의 구조 시도 끝에 두 차례나 낚싯줄을 끊어냈음에도 결국 또다시 낚싯줄에 얽혀 사망한 사건은 큰 충격을 줍니다. 현재 제주 연안에 남아 있는 남방큰돌고래는 약 120여 마리로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며, 폐어구 얽힘 사고로 건강성 악화, 개체수 감소 등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 신도리 주변해역은 남방큰돌고래 서식을 근거로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지만, 여전히 갯바위 레저낚시가 자유롭게 이루어지면서 폐어구 얽힘 사고가 반복됩니다. 대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신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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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귀도 해변에 폐어구 등 해양쓰레기가 쌓인 모습 ©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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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다사막화, 그리고 괭생이모자반 대량유입 
    기후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과 연안 오염이 겹치면서 감태·모자반 등이 갯녹음 현상으로 바다숲이 소실되며 생태계 기반이 약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물고기, 소라, 전복 등 수산자원의 감소로 이어지고, 제주 바다의 생산성이 떨어져 사막화가 심화될 위험이 큽니다. 다른 한편 괭생이모자반의 대량 유입 문제도 있습니다. 동중국해 연안의 담치(홍합) 양식 부이와 암석 등에 붙어 살던 모자반이 수온 상승으로 떨어지면서 대규모 띠 형태로 구로시오 난류를 따라 북상한 뒤 대마난류를 타고 제주로 대거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최선경)
    2021년에만 1만 톤 가까이 발생해 역대 최대 수거량을 기록했으며, 구멍갈파래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해안 쓰레기 문제를 가중시켰습니다. (김승언)

2. 제도적 대응과 과제

  • 해양보호구역
    제주에는 산호, 바다거북, 저어새, 남방큰돌고래 등 다양한 해양보호생물이 서식합니다. 제주도정은 해양보호구역을 확대하여 서식지 보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2025년 신도리 주변의 2.36㎢ 해역을 남방큰돌고래 보호구역으로 지정했습니다. 현재 제주에는 총 6개소, 1,093㎢ 규모의 해양보호구역(해양수산부 관할)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일부 주민과 어업인들의 규제에 대한 오해로 관리와 확대에 어려움이 있어, 인식 개선 교육과 홍보 사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김승언)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도 변화(규제)가 거의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건 우려되는 지점이 있습니다. 지금도 지형 훼손, 폐기물 투기, 보호생물 포획·채취 등 행위 제한이 있고, 제도의 목적인 '해양생태계 보호'를 생각했을 때, 좀 더 적극적인 규제와 실효성 있는 관리 정책이 필요합니다. (신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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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 해양생태계보호구역 전경, 위에서부터 범섬 문섬 섶섬 ©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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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양쓰레기, 치우는 구조에서 발생원 관리 및 총량 감축으로
    현재 해양쓰레기 대응은 수거 중심에 머물러 있습니다. 제주도의 ‘2040 플라스틱 프리 정책’은 재활용률 100% 달성을 목표로 하지만 생산·소비 단계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규제는 부족합니다. 발리의 비닐봉지 전면 금지, 그리스 파로스 섬의 일회용 플라스틱 퇴출, 아프리카 세이셸의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사용의 법적 금지와 관광 산업 연계 정책 등을 참고할 만합니다. 제주 역시 섬이라는 특수성을 살려 발생원 관리와 총량을 감축할 수 있도록 플라스틱 사용 금지와 대체 소재 의무화를 도입해야 합니다. (신수연)

3. 새로운 정책과 생태법인 논의

  • 신규 어구관리제도 소개 
    정부는 2025년 4월부터 신규 어구관리제도를 시행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불법어구 즉시 철거, 어구관리 기록제, 유실어구 신고제입니다. 연간 폐어구 발생량은 4.2만 톤에 달하며, ‘유령어업’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사후 수거 중심 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도입되었습니다. 어구관리 기록부를 최소 3년간 보관해야 하며, 미작성 시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유실어구 신고 의무도 강화되어, 일정 규모 이상 발생 시 24시간 내 신고해야 합니다. 이는 어업인의 책임성을 높이고 투명한 조업 문화를 정착시키는 제도적 전환입니다. (김승언)
    신규 어구관리제도는 반갑고 꼭 필요한 시도라고 봅니다. 사후 수거보다 사전 발생을 막는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최선경)
    어구의 전 주기(생산~폐기) 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정책이 도입되었다는 점에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도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어업인들의 참여와 협조를 이끌어내는 인센티브, 행정 집행력 강화 등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신수연)

  • 생태법인 
    제주도는 남방큰돌고래를 중심으로 생태법인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생태적 가치가 중요한 생물이나 공간에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로, 2024년 제주특별법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고 현재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2025년까지 서포터즈 3,139명이 가입하고, 2,541명이 입법 청원에 참여했습니다. (김승언)
    지난 4월 영국 메이드스톤 자치구가 ‘자연의 권리 프레임워크’를 채택해 기후 및 생물다양성 관련 정책 포함 해당 지역의 모든 정책 수립과 사업 추진 과정에서 사회·경제적 요소와 함께 자연의 생태적 이익도 동등하게 고려하기로 하였습니다. 제주도도 남방큰돌고래처럼 특정 종을 지정하는 것에서 시작되어 해양 생태계 전체를 권리 주체로 확장하는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신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