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학]2024년 연산호 붕괴현상, 국제 학술지(Nature Scientific Reports)에 게재

붐붐
2026-06-11
조회수 285

2024년, 파란의 시민과학자가 기록한 연산호 슬럼핑 현상(soft coral slumping event)이 국제 학술지(Nature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되었습니다.


제주 바다 연산호가 아아스크림처럼 녹아내리는 이 사진, 기억하는지요?


d73e4669fd2f3.jpeg

ⓒ파란


위 사진은 2024년 8월 15일, 서귀포 앞바다 범섬 바닷속 ‘꽃동산’ 포인트에서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의 윤상훈 전문위원이 촬영하였습니다. 당시, 제주 바다는 고수온 경보가 내려진 지 보름 가량 지난 무렵이었고, 저염분수 유입으로 2024년 여름 중 가장 낮은 염분을 기록한 날이었습니다. 바다에 들어가 다이빙 컴퓨터를 보니 수온은 29℃를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끓어오른 제주 바다

2024년 7월 31일부터 9월 29일까지, 61일 동안 고수온 경보(수온이 28℃ 이상으로 3일 이상 지속될 경우 발령)가 이어졌습니다. 지금껏 유례없는 이상 고수온 현상이 제주바다와 한반도 해역을 덮쳤고, 전 세계적으로는 ‘제4차 글로벌 산호 백화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제주 해녀는 ‘물질하면서 더위를 먹었던 2024년’으로 기억합니다.


3317a0c4ee454.png
[그림1] 2018년~ 2024년 서귀포(중문) 8월 수온 변화 
(자료 출처: 국립수산과학원 실시간 해양수산환경 관측시스템)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산호탐사대>는 제주바다 연산호의 이상 현상을 인지한 8월 중순부터 고수온이 지속된 9월 말까지 서귀포 해역(섶섬, 문섬, 범섬, 송악산)에서 긴급 수중조사를 진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만나보지 못한 산호 이상 현상을 바닷속 곳곳에서 확인하였습니다. 서귀포 섶섬에서 송악산 앞바다에 서식하는 연산호의 상당수 개체들이 축 처진 채 바위에 겨우 매달려 있거나, 아예 탈락해 바닥에 굴러다녔습니다. 제주 바다로 피난 온 열대와 아열대 경산호의 백화현상(coral bleaching)이 ‘연산호 슬럼핑 현상’과 동시에 일어났습니다. 흰동가리가 알을 낳고 공생하는 말미잘의 백화현상도 포착되었습니다. 


d045d36b64c8c.jpeg
683d87eaefcc4.jpeg
▲ 산호가 완전히 탈락된 기부의 흔적
▲ 산호의 기부는 녹아내렸고, 폴립은 부스러져서 떨어져있다.
0be57c4bbfe77.png
488655b0bb604.jpeg
▲ 2024년 3월, 건강한 상태의 빛단풍돌산호(좌)와 2024년 9월 백화현상이 진행된 동일 개체(우) (범섬)
dabdaa258e11c.jpeg
 ea98cd90dcb8c.jpeg 
▲  큰산호말미잘 아래에 알을 낳은 흰동가리(좌)와 백화현상이 진행 중인 큰산호말미잘(우) (범섬)
727a1fd9f33c9.jpeg
e70ae08d88b3e.jpeg
▲  띠녹색열말미잘 (문섬), 융단열말미잘 (범섬) 백화현상

ⓒ파란


2024년 뜨거운 여름에서 고수온이 지속된 가을까지, 파란 <산호탐사대>는 연산호가 녹아내리는 수중조사 자료를 확보하였고, 고수온과 저염분수를 주목하며 <2024년 여름 고수온으로 인한 제주바다 산호충류 이상 현상>을 정리하여 이슈리포트로 발표하였습니다. 또한, 관련 자료는 국내 해양 관련 연구기관에 제공하였습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제주연구소의 Anna B. Jöst 박사와 김태훈 박사는 2024년 연산호 녹아내림 현상을 ‘연산호 슬럼핑 현상(soft coral slumping event)’으로 명명하고, 관련 현상을 논문으로 정리하였습니다. 이 논문(‘From rigidity to collapse in soft coral slumping within the World Heritage coral gardens in Korean waters’)은 2026년 6월 초에 ‘Nature 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되었습니다. 논문 원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2024년 여름 고수온으로 인한 제주바다 산호충류 이상 현상>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 논문: From rigidity to collapse in soft coral slumping within the World Heritage coral gardens in Korean waters


Anna B. Jöst 박사와 김태훈 박사는 위 논문에서 ‘연산호 슬럼핑 현상(soft coral slumping event)’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연산호는 딱딱한 골격 없이 체내 유체 압력으로 몸의 형태를 유지한다. 슬럼핑은 이 유체 압력이 사라지면서 구조적 완전성이 무너지는 현상이다.”


그리고, 연구팀은 ‘슬럼핑 현상’을 네 단계로 분류하는데, 그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처짐(Drooping) : 폴립은 여전히 정상 기능을 하지만 공육의 경직성이 소실된 상태

2) 매달림(Dangle) : 공육 부분이 처지고 윗부분이 거꾸로 매달림

3) 수축(Deflation) : 공육과 폴립 전체가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듬

4) 붕괴(Disintegration) : 공육과 폴립이 완전 소실되고 흔적만 남은 상태

이와 별개로 다섯 번째 단계인 팽창 단계(Inflation, 삼투압 불균형으로 물 유입에 의한 공육 팽창)는 추가 탐구가 필요하다고 언급합니다.


91a7462614f85.jpeg
bb49313d13cac.jpeg
904725a8e3a21.jpeg
8b18e69ce22e6.jpeg
1.처짐 단계(drooping stage) (왼쪽 위),      2.매달림 단계(dangle stage) (오른쪽 위),
3.수축 단계(deflation stage) (왼쪽 아래),  4.붕괴 단계(disintegration stage) (오른쪽 아래)

ⓒ파란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해양조사원의 2015~2024년 10년간 장기 관측 자료를 보면, 2024년 서귀포의 여름 바다는 기록상 가장 극단적인 환경 조건을 보였습니다. 최고 평균 해수면온도는 10년 중 최고였고, 최저 평균 해수면 염분은 10년 중 최저였습니다. 저염분수의 원인은 중국 양쯔강 유출수의 제주 바다 유입 때문이었습니다.


연구팀의 결론에 따르면, 2024년 여름, 제주 바다 연산호 슬럼핑 현상은 10년 관측 사상 최저 염분, 최고 수온이라는 극단적 복합 환경 조건과 동시에 발생했습니다. 이 현상은 기후위기에 따라 수리수문학적 극단값의 빈도와 지속성이 증가함에 따라, 온대 연산호 군집의 생태적 위협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단순한 온난화 추세가 아닌 복합 스트레스 체제(고수온 + 저염분의 장기 동시 발생)가 연산호 생태계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의 시민과학자 다이버들은 2024년 여름 고수온의 산호 이상 현상을 추적해 사진과 영상으로 남겼고, 관련 연구자의 자문과 문헌조사를 통해 ‘고수온과 저염분수의 복합요인’에 대한 가설을 세웠습니다. Anna B. Jöst 박사와 김태훈 박사는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이 제시한 자료와 가설을 바탕으로 과학적 증거를 찾았습니다. 또한, 위 논문은 국제적으로 저명한 학술지의 검토와 승인을 받았습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구진의 논문 보고는 해양 시민과학자와 해양 연구자의 협업을 긍정적으로 보여준 소중한 사례입니다.


2024년 여름, 제주 바다 증언자들

날짜

조사 장소

증언자

8/12

섶섬 

정우열

8/14

문섬(만남의 광장)

신주희, 윤상훈, 김경태, 배나경, 복진오, 안창현, 이계준

8/15

범섬(꽃동산)

신수연, 신주희,  윤상훈, 안창현,이계준

8/16 

송악산(동쪽 직벽 2회)

신수연, 신주희, 김보은, 김화용, 박성준, 안창현, 이하영

8/19 

문섬(만남의 광장, 한개창 동쪽) 

신수연, 신주희,  윤상훈, 신지형,이계준

8/23

문섬(새끼섬 직벽,  동남쪽) 

신수연, 신주희, 고명효, 고선주, 박세희, 박승환, 박신영, 안창현, 이성준, 이재희, 조남용, 조성현, 최원익, 황은미

8/24 

범섬(콧구멍 북쪽, 본섬 앞) 

신수연, 신주희, 고명효, 고선주, 김상희, 김진주, 박세희, 박승환, 서보라, 이성준, 조남용, 조성현, 최원익, 황은미

8/24

섶섬(작은 한개창)

안창현

9/3

문섬(한개창->만남의 광장 2회)

신주희, 복진오, 안창현, 이계준

9/4 

범섬(새끼섬->본섬 2회, 서건도)

신주희, 복진오, 안창현, 이계준, 조남용

9/14 

범섬(꽃동산, 새끼섬)

신주희, 이채환, 이한나루

9/27

문섬(만남의 광장, 한개창 서쪽)

신주희, 윤상훈, 고명효, 노승현, 류호재, 박세희, 복진오, 안창현, 이계준, 이채환, 이한나루, 조남용

9/28

범섬(새끼섬 직벽, 콧구멍 북쪽)

신주희, 윤상훈, 노승현, 류호재, 박세희, 복진오, 안창현, 이계준, 이채환, 채정희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올해 2026년에 평년(최근 30년 평균값, 1991~2020년 자료)보다 해수면 온도가 2~2.5℃를 넘는 ‘슈퍼 엘니뇨’가 닥칠 것이라 예고하고 있습니다. 영국 기상청은 올해와 내년의 지구 평균기온 예측 자료를 발표했는데, 올해 2026년의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평균 1.46℃, 내년 2027년의 지구의 기온은 1.7℃나 오를 것이라는 충격적인 예측을 내놨습니다. 2024년 제주 바다에서 겪었던 ‘연산호 슬럼핑 현상’이 올해, 혹은 내년에 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연산호 슬럼핑 현상’은 제주바다 해양생태계의 붕괴를 상징하는 하나의 큰 사건이지만, 우리는 그 사실을 잘 모르고 있습니다.


역대 최고기록을 갱신한 기록적인 5월의 날씨를 넘겼고, 이제 6월입니다. 올해 여름, 제주 바다는 어떤 ‘뜨거움’과 돌발 변수에 영향을 받을지, 벌써부터 우려스럽습니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은 자체적으로 ‘제주 바다 고수온 산호 기록단’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파란의 든든한 산호탐사대원과 산호학교 졸업생들이 그 역할을 수행할 것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고수온 상황속 양식장 등 산업의 피해뿐만이 아니라 해양의 기초생태계 변화까지 살펴야합니다. 현장에 누구보다 먼저, 자주 가는 시민과학자의 노력에 더해 관계기관과 행정의 역할이 절실합니다. 해양수산부, 국가유산청, 제주특별자치도, 그리고 해양관련 기관들이 함께 산호 슬럼핑 현상을 기록하는 민관특별조사단을 운영하고, 해양생태계 변화에 주목하고 대책을 고민해야합니다.


마지막으로, 환경전문 국제 탐사보도 언론인 ‘몽가베이(www.mongabay.com)’에서 제주 서귀포의 ‘연산호 슬럼핑 현상’에 대한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기사를 작성한 기자(Elizabeth Claire Alberts)는 작년 2025년 부산에서 열린 OOC(Our Ocean Conference)에 참석했고, 제주도에 내려와 서귀포 범섬의 바닷속 연산호를 파란 산호탐사대와 함께 탐험한 경험이 있습니다. 관련 기사는 아래 링크를 보시면 됩니다.


‘Slumping’ afflicted soft corals around a South Korean island in 2024. Will it return this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