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해양 정책 토론회: 위성곤 제주도정, 생태 전환을 위한 정책 과제와 제안

부시리
2026-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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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6일,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의 주최로 위성곤 제주도정에 정책 제안을 위한 ‘기후위기 시대, 제주도 해양 정책 토론회’가 개최됐습니다. 해수면 상승, 연안 침식, 갯녹음, 아열대 어종 급증, 산호 이상 현상까지 제주 바다는 여러 복합적 위기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롭게 출범한 위성곤 제주도정의 해양정책을 점검하고, 전환을 위한 구체적 방향을 논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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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위성곤 제주도정, 100대 정책 과제 속 해양 정책의 현황과 한계

신수연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센터장은 위성곤 제주도정 인수위원회에서 발표한 100대 정책 과제 중 연안·해양 관련 과제를 9개를 분석했습니다. 해양 정책의 대부분이 해상풍력·신항만·해양 레저 등 산업화·성장 중심에 집중되어 있으며, 해양 생태 보전에 관한 내용은 찾기 어려울 만큼 부재합니다. 구체적으로 네 가지 구조적 한계가 지적됐습니다.

  • 산업·항만·에너지 편중: 기후위기 대응을 표방하면서도 대규모 개발 사업 설계에 집중, 환경영향평가 강화·주민 수용성 확보 전략이 부재합니다. 특히 제주 신항만 건설(과제 64번)은 마라도 면적의 4배에 달하는 탑동 앞바다를 매립하는 초대형 토목사업이며, 해상 풍력은 11기가와트 이상을 목표로 제주 해역 전체를 둘러싸는 규모입니다.
  • 수자원·연안 생태 관리 체계의 분절: 지하수·하천·농업용수가 각각 별도 행정 부서에서 관리되어 육상과 연안의 연결성이 단절되어 있고, 사업별 환경영향평가만 이루어져 종합적 평가가 부재합니다.
  • 해양환경 보전 범위의 협소함: 과제 81번이 사실상 유일한 해양 환경 보존 관련 과제이나, 해양폐기물 수거와 블루카본 확충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해양보호구역 확대, 멸종위기종 모니터링, 오염원 관리 등 종합 전략은 빠져 있습니다.
  • 수산·해양공동체 지원의 단순화: 해녀공동체 보전이나 어업인 지원이 경제적 지원 중심으로만 설계되어 공동체 회복력 강화 관점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신수연 센터장은 현 정책과제에 기후위기 시대에 요구되는 전환, 즉 개발 중심에서 생태 회복과 공존 중심으로의 정책 패러다임 변화가 반영되지 못했다며, 지금까지의 정책이 산업과 에너지 중심의 개발, 그리고 경제적 효율성에 치중해왔다면, 앞으로는 생태적 회복력과 지역사회 참여를 중심으로 한 지속가능한 해양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 제주 화산섬 바다의 포클레인 난도질과 해양 공동체의 위기

고광민 서민생활사 연구자는 제주 화산섬 바다의 생태적 특성과 해녀 공동체의 언어·문화 속에 담긴 해양 생태 지식을 소개하며, 산업화 과정에서 포클레인 난개발이 해양 생태와 공동체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우도의 ‘모살원’과 ‘마바름원’ 같은 전통적인 바다 돌담 구조물이 파괴되는 사례를 통해, 해양 생태와 공동체 문화가 동시에 훼손되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주요 논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해녀 언어 속 생태 지식: 한동리 해녀들은 소라(고동 혹은 구쟁기로 부른다)의 산란 시기를 ‘밧볼리는소리’와 연결해 설명하며, 해양 생태를 생활 언어로 전승해왔습니다. 이는 해녀 공동체가 생태적 사실을 문화적으로 내재화한 사례입니다.

  • 포클레인 난개발의 파괴성: 우도 ‘모살원’과 ‘마바름원’은 조간대 하층에 자리한 전통 돌담 구조물로, 어류와 패류의 서식지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대규모 개발 과정에서 이 같은 생태 기반 시설이 무분별하게 훼손되었습니다.

  • 공동체와 생태의 동시 붕괴: 해양 생태계의 파괴는 단순히 환경 문제에 그치지 않고, 해녀 공동체의 생활 기반과 문화적 전승까지 위협합니다.

고광민 연구자는 제주 해양정책이 단순한 산업 개발 중심에서 벗어나, 생태적 지식과 공동체 문화의 보존을 정책의 핵심 축으로 삼아야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는 기후위기 시대에 해양 생태와 지역 공동체가 함께 살아남기 위한 필수적 전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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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토론회 및 플로어 토론 모습 © 파란


3. 10기가와트 해상풍력 계획의 현실성과 문제

김순애 제주녹색당 정책위원장은 위성곤 도정의 해상풍력 10기가와트 목표를 경제적·생태적 측면에서 비판적으로 분석했습니다. 현재 제주도 전체 풍력 설비는 약 400메가와트 수준으로, 10기가와트는 이의 25배에 달하는 규모입니다. 설비 투자에만 약 60조 원, 송전망 구축까지 포함하면 100조 원 이상의 재원이 필요하며, 제주도 연간 예산(약 7조 원)과 비교하면 현실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현재 제주도는 이미 재생에너지 설비 비중이 50%에 달하지만 실제 발전량 활용률은 낮고, 수요·공급 불일치 문제가 상시 발생하고 있습니다. 여름철 전력 예비율이 33~82%에 달하는 상황에서 설비를 무한정 확대하기보다, 버려지는 재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수요 반응 시스템과 에너지 저장장치 구축이 더 시급하다는 제안을 하였습니다. 아울러 2024년 기준 제주 에너지 다소비 건물 13곳이 전체 건물 에너지 사용량의 17%를 차지하며, 대부분이 관광사업자인 만큼 이들에 대한 수요 관리 강화가 실질적 대안으로 제시됐습니다.


4. 아열대 어종 급증과 시민과학의 역할

김병직 제주대학교 해양과학대학 연구교수는 2021년부터 5년간 스쿠버다이버 시민과학자들과 함께 수행한 물고기 조사 결과를 공유했습니다. 500m 조사 구간에서 220여종이 확인됐으며, 그 중 열대·아열대성 어종 비율이 80%에 달했습니다. 10년 전 조사 당시 50%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변화 속도가 예상보다 훨씬 빠릅니다. 미기록 어종도 약 50종 발견됐으며, 이 중 90%가 열대·아열대성 어종이었습니다.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해양생태계 기후변화 지표종 5종 중 4종이 제주 바다에 분포하며, 이미 산란까지 확인됐습니다. 이는 제주 바다가 기후변화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김병직 교수는 시민과학 활동이 이미 제주에서 상당한 기반을 갖추고 있는 만큼, 전문가 연계·교육 인프라·제도적 지원을 통해 시민과학 데이터를 정책 근거로 활용하는 체계 마련을 제안했습니다.


5. 침적 폐어구와 해양보호구역 관리의 실태

박성준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활동가는 제주도 16개 해양보호구역 내 50개 지점을 직접 조사한 폐어구 탐사대의 활동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46개 지점에서 폐어구가 발견됐고, 37개 지점에서 폐어구에 걸려 죽거나 다친 생물이 확인됐습니다. 피해 생물은 37종 183개체였으며, 이 중 6종은 법정 보호생물이었습니다.

현행 해양쓰레기 정책은 수거 중심에 머물러 있으며, 예방 정책은 거의 부재합니다. 제주도 어선의 72%가 연안 어선임에도 어구 표지·기록·신고제가 연안 어선에는 적용되지 않는 제도적 공백도 지적됐습니다. 주요 해양보호구역의 관리 예산 집행률이 1.3~2.3%에 불과한 현실도 드러났습니다. 제안으로는 ① 폐어구 발생량 추정 체계 구축, ② 생태 민감 지역 핵심 보호구역 지정 및 어업 금지 구역 설정, ③ 보호구역 예산 활용을 통한 어민 피해 보상 방안 마련 등이 제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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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적쓰레기 현황과 과제를 발표한 박성준 파란활동가(좌)와 위성곤 도정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발표한 김순애 녹색당정책위원장(우) © 파란


6. 연산호 이상 현상과 해양 생태 기후재해 관리 체계

김태훈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연구소 선임연구원(대독: 신주희)은 2024년 여름 고수온과 저염분수 환경으로 인해 제주 연안 연산호가 강직성을 잃고 주저앉는 현상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파란의 산호탐사대의 활동을 통해 확인된 이 현상을 한국해양과학기술원 김태훈, 안나 박사가 추가 조사 분석하여 '슬럼핑(주저앉음)'으로 명명하였고, 최근 국제 과학저널 네이처에 게재됐습니다. 2024년 서귀포 해역의 평균 해수면 수온은 28.81도, 저염분 사건은 약 50일간 지속됐으며, 고수온과 저염분의 복합 스트레스가 연산호 피해를 증폭시킨 것으로 분석됩니다.

현재 산호 관리 체계의 핵심 공백으로는 ① 생태 기준선 부재, ② 표층 관측과 저서 생물 실제 환경의 불일치, ③ 조사와 행정 조치의 단절, ④ 복원 우선주의의 문제, ⑤ 보호구역 지정과 기후재해 대응의 불일치, ⑥ 연 1회 조사 패러다임의 한계가 지적됐습니다. 제안으로는 고수온 단일 경보를 해양 생태계 복합 위험 정보 체계로 전환하고, AUV(자율 수중 로봇)와 AI를 활용한 상시 감시망 구축이 제시됐습니다.

7. 남방큰돌고래와 제주 연안 관리

홍상희 해양다큐멘터리제작팀 돌핀맨 작가는 2015년부터 10년간 남방큰돌고래를 추적 기록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근 위성곤 도지사가 "어민과의 갈등을 새롭게 만들고 싶지 않다"며 남방큰돌고래 보호에 소극적 입장을 보인 것에 대해, 이는 갈등의 원인을 돌고래에게 돌리는 프레임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실제 갈등의 원인은 연안 개발 증가와 이를 조정하지 못하는 해양 정책 시스템에 있다는 것입니다.

남방큰돌고래 보호는 단일 종의 문제가 아니라 제주 연안 수역 전체의 건강성 관리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습니다. 또한 오영훈 제주도정에서 추진되었던 생태법인 제도에 대해 현재 행정 시스템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하려면 먼저 체계적인 조사·데이터 축적·관리 체계 구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방안이 제시됐습니다.


8. 연안습지보호: 화순 연안습지 개발 사례와 람사르 습지 지정 제안

임형묵 제주특별자치도 생태관광지원센터 센터장은 화순리 연안습지에서 용천수 하천을 시멘트로 포장하고 반려견 수영장을 조성한 최근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인허가 절차를 담당한 일부 공무원의 문제가 아니라 해양·연안 환경에 대한 전반적 인식 수준의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제주 조간대는 단위 면적당 생물 다양성이 매우 높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보호 체계가 사실상 방치 수준이라는 점도 강조됐습니다.

제안으로는 제주 연안 전체를 람사르 습지로 지정하는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제주 연안은 람사르 습지 9가지 기준 대부분을 충족하며, 현재 유일하게 지정된 오조리 연안습지 보호지역보다 훨씬 넓은 범위가 보호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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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토론회 기념 사진 © 파란


이번 토론회에서 제기된 문제들은 개별 사안이 아니라 하나의 구조적 흐름으로 연결됩니다. 제주 해양정책이 기후위기를 표방하면서도 실제로는 개발·성장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 논의들이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방향은 건 난개발과 성장 중심에서 생태적 회복력 중심으로의 정책 전환, 그리고 시민과학자·해녀·어업인·행정이 함께 참여하는 통합적 연안 관리 체계 구축입니다.

위성곤 제주도정이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지금이 정책 방향을 바로잡을 수 있는 중요한 시점입니다. 이번 토론회의 내용은 정리되어 곧 제주도정에 전달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