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학][2026 해양시민학교] 보이지 않는 바다 어느 곳까지 - 상어 트랙 후기

붐붐
2026-08-05
조회수 93

'바다, 우리는 기록으로 지킨다!'


지난 8월 1일 아침, 2026 해양시민학교 상어 트랙이 진행되었습니다.

10명의 참가자들이 한국수산자원공단에 모여 김상화 교수의 상어 이야기를 듣고, 

어구에 걸려 들어온 상어를 해부하는 모습을 지켜보았습니다.


참가자 오주연님의 후기를 통해 그날의 현장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보이지 않는 바다 어느 곳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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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해양시민학교 - 상어 트랙  김상화 교수의 강의를 듣고 해부실로 이동 중이다. ©파란


어구에 걸린 귀상어를 해부하려고 했으나 장기들은 이미 부패해 검게 변한 장기들만 보였다. 내부 구조를 더 명확히 볼 수 있도록 해부 대상이 청상아리로 바뀌었다. 내부 장기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간부터 위, 장, 심장, 눈, 콧구멍까지. 김상화 교수님이 설명해주셨던 내부 구조 및 장기들을 글과 그림이 아닌 실제 표본으로 볼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이었다.


가장 인상깊었던 건 눈이었는데, 한쪽 눈을 적출하는 것도 모자라 그걸 반으로 썩둑썩둑 자르셔서 안의 구조도 보여주셨다. 여태껏 괜찮았다가 색종이 자르듯 눈알을 가위로 자를 땐 '이 친구는 죽었다', '이건 인간이 아니라 상어다' 속으로 몇 번을 되뇌었는지 모르겠다. 해양생물을 부검하시는 분들은 이런 것도 아무렇지 않게 해야 하는 거로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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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 해부 전 김상화, 김병엽 교수의 주의사항을 듣고 해부를 시작했다 ©파란


청상아리 심장을 해부하고 있을 무렵이었나. 미세하게 쨍그랑거리는 소리가 났다. 뒤를 돌아보니 시커먼 장기들 사이로 얇고 날카로운 갈고리 두 개가 쇠 트레이에 놓여 있었고, 연구원분들은 귀상어의 장기 안을 휘감고 있던 어구를 조심스럽게 풀고 계셨다.


"이미 (낚시줄에) 걸려있는 걸 먹었네, 먹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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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상어의 입에서부터 연결된 낚싯줄이 위 속 바늘까지 이어져있다. 바늘 2개와 장어류, 복어류, 오징어류, 새우류가 나왔다 ©파란


설명을 들어 보니 이 귀상어는 발견 당시 폐어구에 몸이 걸려 움직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낚시줄에 걸려 있던 장어류를 먹은 상태였다. 그 낚시줄은 소화되지 않은 채 장을 휘감았고, 결국 입밖으로 드러나있던 그 어구가 상어의 생명을 앗아갔다. 폐어구에 걸린 해양생물은 들어봤어도, 어구에 꽂힌 생선을 먹고 죽은 해양생물은 처음 봤다. 살려고 먹었던 게 제 몸을 죽였다. 해양 생태계 최고의 포식자인 상어도 피해갈 수 없었다. 그의 죽음은 지금 바다가 어떤 모습인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고작 내 새끼손가락만하던 갈고리였다. 결코 상어를 잡기 위한 용도로 보이지 않았다. 그 갈고리를 던진 누군가 역시 상어를 낚을 생각은 꿈에도 못했을 거다. 이처럼 인간의 행동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범위까지 영향을 미친다. 나의 작은 실수 하나가 바다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생명에게까지 닿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모두가 그 갈고리만큼의 경각심은 가진 채 살아가면 좋겠다. 보이지 않는 바다 어느 곳까지 우리는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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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 트랙 디브리핑 중©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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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해양시민학교 상어 트랙 참가자들 ©파란


글: 오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