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학]제주 바다에서 상어를 만난다면? "큰 행운입니다" _ 김병직 제주대 연구교수

붐붐
2026-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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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상어 인터뷰 4] 국립생물자원관 퇴직 후 제주로 돌아온 어류학자 김병직 박사를 만나다 _ 김병직 제주대학교 연구교수




기록 : 황보명진



제주 바다가 변하고 있다. 화려한 남방계 물고기들이 늘어나는 한편, 무태상어나 귀상어 무리가 목격됐다는 다이버들의 제보가 연일 언론을 장식하며 시민들의 호기심과 두려움을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 변화의 최전선에 선 제주 바다에서 물고기와 상어, 그리고 이를 기록하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최근 명예퇴직 후 제주대학교 해양과학대학 학술연구교수로 돌아온 어류학자 김병직 박사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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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13일, 서귀포시 대정읍 사계리 해안에서 ©김병직 박사




어류학자 김병직, 다시 제주 바다로 돌아오다



박사님, 반갑습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시민분들을 위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과거 젊은 연구자 시절 제주 바다의 매력에 빠져 연구를 시작하셨다고 들었는데, 당시 박사님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제주 바다만의 특별한 매력은 무엇이었나요?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그리고 활동가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랫동안 어류학자로 기억되길 희망하는 김병직입니다. 2007년부터 국립생물자원관에서 환경연구관으로 18년 넘게 근무해 오다가, 정년이 3년쯤 남았을 때 결단을 내렸어요. 물고기와 바다, 스쿠버다이빙, 그리고 해양 시민과학까지 그동안 정말 원 없이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마음껏 펼쳐보고 싶어서 2025년 말에 명예퇴직을 했습니다. 지금은 제주대학교 해양과학대학에서 학술연구교수로 있으면서 다이버분들과 함께 우리 바닷물고기를 직접 조사하는 아주 즐겁고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가 대학 시절 제주 바다를 처음 만났을 때, 정말 모든 게 새로웠고 제주 물고기들이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20년 전 제주에서 보낸 5년 동안 어시장과 항구, 조간대를 발로 직접 뛰면서 연구를 시작했는데, 그 덕에 제가 어엿한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었지요. 어느덧 육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다시 찾은 제주 바다지만, 여전히 저에겐 새롭습니다. 어릴 적 '종합 선물 세트' 과자 상자를 받을 때 무엇이 들어있을까 설레며 열어보던 그 마음 아시나요? 저에게 제주 바다는 끊임없는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딱 그런 존재입니다. "



이후 국립생물자원관에서 근무하시다가 최근 다시 제주대학교로 돌아오셨습니다. 오랜만에 연구자로 마주하신 제주의 바다는 과거와 비교했을 때 어떻게 변해 있던가요? 

"우선 오해가 없도록 말씀드리면, 국립생물자원관 근무 시절 어류 관련 조사 연구나 계획 수립, 자원관리 같은 업무들을 주로 맡았지만, 대한민국 전체 어류 자원을 혼자 총괄했던 것은 아닙니다. 국가기관 업무 특성상 세부적인 내용을 다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참 다양한 업무를 두루 거쳐왔지요. 사실 자원관에 있을 때도 최근 10여 년 동안 일 년에 적게는 서너 번, 많게는 대여섯 번씩 계속 제주 바닷속을 직접 둘러보러 내려왔었습니다. 그때마다 제주 바다가 어딘가 조금씩 변해가는 게 눈에 보이더군요. 물고기 하나만 놓고 20여 년 전과 지금의 제주 바다를 비교해 본다면 아주 명확합니다. 지금 만날 수 있는 물고기의 종류가 과거보다 확실히 더 다양해졌고, 생김새나 색깔도 훨씬 더 화려해졌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



제주 바다의 어류를 기록하고 모니터링하는 '물고기반' 활동에도 깊이 관여하고 계십니다. 이 '물고기반'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인지, 왜 우리가 바다의 물고기들을 기록해 나가야 하는지 그 의미가 궁금합니다. 

"물고기반은 스쿠버다이버들이 직접 참여하는 일종의 '시민과학 활동 그룹'입니다. 수중 생태계의 핵심인 물고기를 눈으로 관찰하고, 이를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꼼꼼히 기록하는 일을 하죠. 현재 제주에서 6년째, 양양에서 4년째, 그리고 포항에서 1년째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데, 약 100명에 달하는 회원분들이 매달 정해진 날짜와 장소에서 표준화된 방법으로 물고기 데이터를 모으고 계십니다. 굿다이버나 양양스쿠버리조트 같은 현장 단체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입니다. 아시다시피 바다는 여러 이유로 지금도 끊임없이 변하고 있습니다. 건강한 해양 생태계를 보전하는 건 이 시대를 사는 우리 어른들의 책임이자, 우리 아이들에게 이 풍요로운 바다를 그대로 물려주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지요. 그러려면 먼저 '지금 바다의 모습이 어떤지'를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전문 연구자의 손길이 다 닿지 못하는 곳까지 시민들과 함께 바닷물고기를 관찰하고 기록해 두는 것, 이것이 바로 앞으로 찾아올지 모르는 해양 생태계의 큰 변화에 대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과학적 자산'을 만드는 길입니다. 그래서 참 희망적이고 의미가 깊은 작업이라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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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3월, 물고기반 정기조사 ©물고기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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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물고기반 스포엑스 활동 ©물고기반 페이스북




제주 바다와 상어, 그리고 기후변화의 시그널


박사님은 국내 최고의 어류 분류 전문가이시면서 동시에 어린이들을 위한 《딩동~ 상어 도감》이나 번역서 《상어는 왜?》처럼 대중에게 상어를 알리는 책들을 꾸준히 쓰셨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아이구, 과찬입니다. 저보다 훨씬 훌륭한 어류학자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웃음) 어류 분류학자로서 제 주요 업무는 우리 바닷물고기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살펴보고, 목록을 정리하며, 아직 이름이 없는 종에는 새 이름을 지어주거나 잘못 알려진 이름을 바로잡아 주는 일이었습니다. 대중과 어린이를 위한 상어 책을 집필하게 된 건 제 스승님의 영향이 아주 컸어요. 제가 일본 홋카이도대학 박사과정에 있을 때 지도교수님이셨던 나카야 카즈히로 교수님이 세계적인 상어 분류학자이신데요. 하루는 교수님께서 당신이 쓰신 상어 책을 한국어판으로 번역해 소개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그걸 계기로 상어라는 생물을 훨씬 깊이 있게 공부하게 되었죠. 대중에게 상어는 늘 호기심의 대상이면서도 동시에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이잖아요? 그 존재를 제대로, 올바르게 알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자연스럽게 한 권 한 권 책을 보태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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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직 박사가 집필에 참여한 상어도감 ©알라딘 서적 홈페이지



처음 일본 유학을 마음먹었을 때는 '우리나라 최고의 상어 전문가'가 되고 싶으셨다고요. 분류학자의 시선에서 바라본 상어라는 생명체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그때는 솔직히 속으로 '우리나라에 상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으니까, 세계적인 권위자 밑에서 제대로 배워 돌아오면 자동으로 국내 최고가 되겠구나' 하는 마음이 있었지요. 일종의 블루오션이었던 셈입니다. (웃음) 비록 지금은 상어보다는 일반 어류 분류학 연구에 훨씬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만, 상어는 여전히 저에게 참 흥미롭고 매력적인 대상입니다. 다만, 상어의 구체적인 신체 구조나 진화적 비밀 같은 부분은 제 세부 전공 분야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영역이라, 학자로서 괜한 추측보다는 신중하게 말씀을 아끼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



대중들이 상어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오해는 무엇인가요? 

"상어라는 이름만 들어도 본능적으로 '사납다'라거나 '잔혹하다'라는 이미지를 떠올리시곤 합니다. 바다에 들어가면 무조건 공격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도 가지시고요. 우리가 산에서 뱀을 마주쳤을 때 느끼는 무서움과 아주 비슷합니다. 하지만 전 세계에 수백 종이 넘는 상어가 살고 있어도, 실제로 인간에게 위협적인 종은 정말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우리 바다에 출현하는 것으로 보고된 50여 종의 상어 중에서도 사람에게 실질적인 해를 끼칠 수 있는 종류는 사실 손에 꼽을 정도지요. 그렇기 때문에 언론이나 매체에서 만들어낸 왜곡된 이미지에 사로잡혀 지나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



100년 전 우치다 박사의 제주 바다 기록과 비교했을 때,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제주 바다 상어의 종류나 분포에는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나요?  

"제주 바다 어류 연구의 시작을 따져보면, 1939년 일본인 어류학자 우치다와 야베가 물고기 162종을 기록한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제가 2009년에 제주도 어류 목록을 다 모아 665종으로 정리했으니, 약 80년 사이에 발견된 상어 종수만 비교해 봐도 10종에서 35종으로 2.5배 넘게 늘어난 셈이지요. 1939년 당시 기록을 보면 대부분 추위에 잘 견디는 온대성 상어였고, 열대성 4종, 아열대성 3종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2009년 목록에는 열대성 5종과 아열대성 12종이 새롭게 추가되었습니다. 수치상으로는 따뜻한 바다를 찾아 들어오는 아열대성 상어류의 유입 기록이 뚜렷하게 늘어난 게 맞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국내에 특정 상어 종의 개체수가 실제로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추적한 정밀 데이터가 전혀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렇다 보니 어떤 상어가 구체적으로 얼마나 늘어났고 줄었는지는 현재 과학적으로 명확히 단정할 수 없습니다. 상어를 전공으로 계속 추적해 온 것이 아니다 보니, 이 변화를 기후변화 하나만으로 직접 연결 지어 말씀드리는 데는 신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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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횟집에서 발견한 두둡상어 ©파란
동문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어 ©파란



최근 제주 서귀포 앞바다나 연안에서 무태상어나 귀상어 무리가 목격되어 다이버들 사이에서 화제입니다. 실제 위험성은 어느 정도인가요?  

"지난 20여 년 동안 제주 바다에 나타나 언론에 알려진 대형 상어는 고래상어, 무태상어, 청새리상어, 돌묵상어, 백상아리 정도까지 해서 다 합쳐 5종 남짓입니다. 이 가운데 실제로 사람을 공격한 전력이 있는 위험한 종은 '백상아리'가 맞지요. 하지만 지난 20년을 통틀어봐도 백상아리 제보는 단 3건, 청새리상어는 2건, 무태상어도 9~10건 남짓이라 출현 빈도 자체가 결코 높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더욱이 최근 자주 보이는 무태상어는 사람을 먹잇감으로 여겨 공격하는 성향이 아니고, 고래상어나 돌묵상어는 플랑크톤을 먹는 온순한 종입니다. 최근 수온이 올라가면서 제주 바다로 들어오는 남방계 물고기가 많아졌고, 이 먹잇감을 따라 상어들도 함께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입니다. 그렇기에 막연하게 공포심을 부풀리기보다는, 상어류가 언제 어떻게 들어오는지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혹시 모를 사고를 피할 수 있도록 미리 정밀하게 정보를 모으고 대비하는 이성적인 접근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




해양생태계의 포식자 상어,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미디어 속 상어는 공포의 대상이지만, 생태학적으로 상어가 사라지면 바다에 큰 문제가 생긴다고 들었습니다. 최상위 포식자로서 상어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지구 생태계라는 건 물리적 환경과 생물들이 톱니바퀴처럼 아주 긴밀하게 연결되어 물질이 순환하는 구조입니다. 생태 피라미드를 보면 위쪽 소비자 단계로 올라갈수록 자연 상태의 개체 수가 적어지잖아요? 상어 같은 최상위 포식자는 그 적은 개체 수를 유지하면서 생태계 전체의 균형을 잡아주는 핵심적인 추 역할을 합니다. 만약 이 최상위 포식자의 균형이 깨져서 상어 수가 급격히 줄어들면 어떻게 될까요? 바로 그 아래 단계의 중간 포식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고, 그 연쇄작용으로 피라미드 맨 밑바닥에 있는 기저 생물들이 급감하면서 전체 생태계 균형이 도미노처럼 와르르 무너지게 됩니다. 물론 우리가 사는 동안 우리 바다에서 상어가 아예 씨가 말라 전멸하는 극단적인 일까지는 쉽게 일어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자연이란 생태계는 너무나 복잡해서, 단 하나의 작은 균형 파괴가 언제 어디서 어떤 상상 못 한 문제로 터져 나올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어요. 그래서 우리는 단순히 상어라는 특정 종 하나에만 관심을 집중하기보다는, 이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바다 서식지 환경 전체의 균형을 지키는 일에 훨씬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


 

한반도 주변 바다에서 특히 멸종 위기에 처해 있어 시급하게 모니터링해야 할 상어 종이 있을까요? 더불어 그물에 우연히 걸려 희생되는 '혼획'에 대한 제도적 보완 조언도 부탁드립니다.  

"현재 우리 '해양생태계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로 지정된 해양보호생물 어류 6종 가운데, 상어류는 '고래상어'와 '홍살귀상어' 2종이 들어있습니다. 개체수 감소 추세나 국제적 보호 가치 같은 기준을 검토해서 지정된 아이들이죠. 하지만 냉정하게 현실을 짚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 바다에 상어류가 실제로 얼마나 살고 있고, 그물에 걸려 죽는 '혼획'이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공식적인 연구보고서나 논문은 거의 전무한 실정입니다. 국내에 상어류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연구자가 극도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기초 데이터조차 없는 상태에서, 그저 언론에 몇 번 보도됐다는 이유만으로 성급하게 모니터링 대상 종을 정하거나 제도적 보완을 논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법이나 보호 정책을 만드는 건 반드시 철저한 과학적 조사가 제대로 선행된 '그다음'에 따라와야 할 문제입니다. "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나라의 상어 연구와 보호 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우리 바다에 기록된 1,400여 종의 어류 가운데 상어는 50종 정도로, 전체의 3%도 채 되지 않고 개체수도 적습니다. 게다가 상어는 덩치도 크고 접근 자체가 어려워서, 연구자가 원하는 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게 구조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필드에서 어쩌다 '기회적'으로만 자료를 얻을 수밖에 없으니, 학자들 입장에서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연구 성과를 내기가 참 힘든 분야인 셈입니다. 기본적으로 국가의 행정이나 정책은 언제나 객관적이고 검증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수립되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급하게 상어 보호 정책부터 논할 것이 아니라, 학자들이 상어를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초 인프라와 데이터 수집 체계부터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이 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할 올바른 첫걸음입니다. " "




시민과학에 대한 조언


'상어기록단'처럼 일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목격 데이터가 실제 학술 연구에 어떤 구체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학술적 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록 가이드라인도 궁금합니다.  

"명확한 목적을 갖고 잘 설계된 조사 계획에 맞춰 수집된 자료라면, 사실 그 데이터를 과학자가 모았는지 일반 시민이 모았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핵심은 '얼마나 신뢰할 수 있고 쓸모 있는 자료인가'이고, 다이버나 시민들이 모아주신 검증 가능한 데이터는 학술적으로도 정말 훌륭한 자산이 됩니다. 자료의 학술적 가치를 높이려면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기록했는지 명확히 하고, 나중에 전문가가 재검증할 수 있는 보조 정보가 반드시 따라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판장 같은 육상에서 상어를 발견하셨다면, 포획된 날짜와 장소, 어업 방식은 물론이고 어류 연구에서 아주 중요한 '포획 수심'까지 함께 적어두시는 게 좋습니다. 사진을 남기실 때는 상어 전신이 다 담기도록 측면 촬영을 기본으로 하되, 등 쪽과 배 쪽도 나누어 찍어주세요.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물건(동전이나 볼펜 등)을 옆에 두고 찍거나, 종을 특정하는 데 결정적인 이빨 모양, 지느러미 형태와 위치 같은 세부 부위를 가까이서 촬영해 두시면 전문가가 검증할 때 정말 결정적인 도움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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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물고기반 정기조사 ©물고기반 페이스북


수중에서 다이버들이 상어를 마주쳤을 때의 주의점은 무엇인가요?  

"우선 우리 바다 수중에서 상어를 직접 만나는 것 자체가 확률적으로 아주 드문 '큰 행운'에 가깝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만약 바닷속에서 상어와 마주쳤다면 무엇보다 다이버 본인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아무리 귀한 생태 데이터라 한들, 다이버의 안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니까요. 충분히 안전이 확보된 상태라면, 당황하지 마시고 동영상으로 우선 기록을 남겨두세요. 그리고 만약 다이빙 컴퓨터를 착용하고 계신다면, 영상의 마지막 부분에 수심과 수온이 찍혀 있는 다이빙 컴퓨터 화면을 함께 촬영해 두시는 걸 추천합니다. 그것만으로도 학술적으로 완벽하고 가치 있는 생태 환경 데이터가 될 수 있습니다. "



인터뷰를 진행하며 가장 놀라웠던 점은, 우리가 매년 여름 상어 출현 뉴스에 온 사회가 들썩이면서도 정작 우리 바다에 어떤 상어가 얼마나 살고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연구와 기초 데이터가 현저히 부족하다는 사실이었다. 거대하고 포획이 어려운 상어는 일반 물고기와 달리 데이터 수집 자체가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박사님의 설명에는 씁쓸한 현실 과학의 한계도 느껴졌다. 결국, 올바른 보호 정책도 안전 대책도 모두 '철저한 데이터'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그렇기에 데이터를 촘촘하게 모으는 기초 작업부터가 진짜 시작이며, 연구자의 손길이 닿지 않는 넓은 바다를 채우기 위해서는 결국 우리 '시민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수밖에 없다. 막연한 공포심을 조장하는 자극적인 뉴스를 소비하는 데서 그칠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상어에 대한 올바른 관심을 높이고 일상에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모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바다의 변화를 마주한 시민들의 작은 기록 하나하나가, 결국 우리 바다의 생태계를 지키는 가장 단단한 주춧돌이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