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학]"상어가 나타났다", 그 소식이 제일 반가운 사람_김상화 강원대 교수

붐붐
2026-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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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상어 인터뷰 6] 진화의 궤적을 따라 상어를 만나다 _강원대학교 수의과대학 김상화 교수




기록: 부미혜



강원대학교 수생생물의학실의 김상화 교수는 한국의 몇 안 되는 상어 연구자 중 한 명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상어를 연구하고자 했던 것은 아니다. 진화의 신비로움을 탐구하던 그의 관심은 수의학을 거쳐 해양생물로, 그리고 상어로 이어졌다. 혼자 길을 만들어가며 상어를 연구해 온 지도 어느덧 10년. 최근에는 그의 연구에 관심을 두고 함께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나며 새로운 분기점을 맞고 있다고 한다. 지난 8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실에서 김상화 교수를 만나 그가 걸어온 상어 연구의 길 따라 이야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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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시민학교’ 상어트랙에서 상어 부검 시연하는 김상화 교수님 ©파란



생명의 뿌리를 찾아 바다로


수생생물의학이라는 분야가 생소한 분들도 많을 텐데, 간단히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수생생물의학은 말 그대로 수생 생태계에 사는 생물들을 대상으로 하는 의학이에요. 수생 생물을 대상으로 치료나 보존 등에 관련한 여러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학문이죠. 저는 수의과대학에서도 수생 생물을 다루는 연구자이자 수의사입니다."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수의학의 길을 걷게 되셨나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생물학, 좀 거창해 보이지만 특히 생명의 근원을 다루는 진화생물학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고등학교 3학년 때 원서 접수 직전에 생명과학부 원서와 수의대 원서를 쥐고서 가족회의를 했어요. 저희 아버지도 과학자이신데, 이야기를 나눠보니까 생명과학부는 세포 이하의 단위에서 논의를 시작하고, 수의대는 많은 동물들을 직접 만나면서 큰 틀에서부터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중에 후자가 더 재밌을 것 같아서 수의학으로 빠졌어요."


다양한 수생동물들이 있는데 특별히 상어를 연구하시게 된 이유가 있나요?  

"상어 연구를 시작한 계기 자체는 사실 상어를 사랑해서 그런 거는 전혀 아니고요. (웃음) 저는 진화에 관심이 많아 진화 면역학 등 진화를 키워드로 연구하고 싶어서 수의대에 왔고, 흘러 흘러 수생 동물을 다루는 지금까지 오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초기 척추동물에 관심이 생겨 상어에 흥미를 가지게 된 케이스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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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대한수의학회 추계국제학술대회© 김상화
참고래 부검© 김상화



석사 시절 모슬포에서 방어잡이 배를 타 현장 연구를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당시 바다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무엇이었나요? 

"어렸을 적부터 배 타는 거를 좋아하긴 했는데, 제가 탔었던 배는 정말 잠깐 타는 레저용 배였죠. 어민분들이 타는 배를 타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는데, 방어잡이 배를 한 번 타면 15시간을 타잖아요. 정말 그분들과 삶을 함께했던 기간이었어요. 그래서 그 시간 동안 제 눈에 가장 들어왔던 건 사실 사람들이었어요. 어민분들의 삶과 배 위에서 펼쳐지는 일들을 직접 가까이서 경험할 수 있었던 너무너무 소중한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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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잡이 배 타고 모슬포 바다를 누비던 시절 © 김상화


연고도 없는 제주에서 어민분들의 배를 타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배에 오르게 되셨나요? 

"제가 제주도에 아무 연고도 없어 어려움을 겪을 때 배를 탈 수 있도록 첫 길을 뚫어주신김병엽 교수님의 도움이 가장 컸어요. 그 당시에 제가 26~27살쯤이었는데, 어리고 서울에서만 살던 아무것도 모르는 여자애라니, 가장 배에 태우기 싫어하는 조합이잖아요. 거친 환경이다 보니 안전이 걱정되기도 하고, 다 남자분들이시기도 하니까요. 그걸 뚫고 저를 배에 탈 수 있게 설득해 주신 분이 김병엽 교수님이고, 저를 받아주신 분이 흥진호 선장님이에요. 두 분은 제 상어 연구 인생의 은인이에요. (웃음)
바다 위에 오랜 시간 있다 보니 비는 시간이 많았는데요. 그때 흥진호 선장님께서 손에 실을 감아 작은 물고기를 낚는 법을 알려주시기도 하고, 옛날 분들이 겪었던 상어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어요. 예전에는 어느 해역에 백상아리가 많아서 잡아먹어 본 적도 있다고 하셨는데, 제가 갔던 2016~2017년에는 찾아보기 힘들었으니 개체 변화가 있구나 추정해볼 수도 있었고요."


당시 모슬포에서 상어를 연구하면서, 상어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변화가 있었나요? 

"사실 모슬포 흥진호에 탔을 때 제가 하고 싶었던 건 학술적인 측면이 컸어요. 사람은 태반을 가지잖아요. 태반이 있으니까 엄마의 뱃속에서 10개월을 다 채우고 나와도 영양분을 계속 받으면서 클 수 있는 거거든요. 태반을 가진 종 중에 사람과 가장 먼 동물이 상어예요.
저는 태반의 진화적인 기원을 찾고 싶어서 임신 중기의 태반성 상어를 샘플링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모슬포에서 임신한 무태상어 개체들이 확인된다는 김병엽 교수님이 작성하신 국가 보고서를 보고 ‘아, 그럼 저길 가야겠다’ 하고 갔던 거였어요. 이런 학술적인 동기로 향했다 보니 당시에는 상어의 보전 같은 키워드가 저한테 엄청 강하게 있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막상 모슬포에 가서 샘플링하면서 어민분들의 말씀을 듣다 보니까, 상어가 굉장히 심각한 멸종위기종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또 제가 원했던 게 태반 샘플링이다 보니 상어의 번식에 대해서도 공부하게 됐는데, 상어의 번식 속도는 엄청나게 느리고, 본인보다 상위의 포식자를 만났을 때 정말 급격하게 멸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죠.
그리고 현장에서 샘플링되는 개체들의 IUCN 적색 목록상 상태를 보면서도 생각이 달라졌어요. 여기서 상어 한 마리를 잡으면 저한테는 그냥 ‘한 마리네’ 하는 정도로, 멸치 한 마리와 같은 레벨로 와닿았거든요. 그런데 실제로 해양 생태계에 끼치는 영향은 멸치 한 마리와 상어 한 마리가 차원이 다른 무게라는 걸 알게 된 거죠. 그러면서 ‘아,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모티베이션은 정말 학술적인 것뿐이었구나, 학술적인 측면만 신경 써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제가 학자로서, 수의사로서 상어 종 보전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어떤 방면으로든 기여할 수 있는 건 해야겠다는 생각을 그 당시부터 하게 되었어요. 그 일련의 과정 속에서 파란과 함께 하고 있는 것이기도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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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에서 배양한 두툽상어의 알 © 김상화



처음 상어를 직접 마주했을 때의 느낌은 어땠나요?  

"그때가 제가 본과 4학년 때 결심하고, 석사과정에 들어갔을 때였어요. 상어를 구할 길이 없어 무작정 간 거였기 때문에 처음 상어 구했을 때는 정말 앞뒤 없이 신나기만 했어요. 어판장에서 소리 지르면서 바로 부검했거든요. 어판장에서 경매에 넘어온 상어를 그걸 사신 분한테 다시 제가 사서 가지고 와서, 거기서 그냥 바로 배를 갈라본 거예요. 당시에는 이 종이 어떤 종인지만 생각했지, 어떤 맥락으로 잡힌 건지에 대해서는 하나도 궁금하지 않았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것부터 체크하고 기록을 해야 했던 거죠. 지금은 어판장에 이미 혼획되어 올라온 개체들을 사 오는 형태로 사체를 확보하고 있는데,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잡혀 올라온 건지 모두 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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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둣가에서 상어를 해부하는 모습 © 김상화


모슬포에서의 경험을 통해 바뀐 것들이 있나요? 

"어민분들의 말씀을 귀 기울여 듣게 된 게 제일 큰 것 같아요. 학자들이 아무리 연구를 열심히 하고 논문을 많이 읽고, 학술적인 방법론을 많이 알고 있다고 할지언정 진실은 항상 필드에 있거든요. 그래서 필드에 계신 분들이 아주 거친 말로 표현해서 전달해 주시는 정보들보다 정확한 건 없다고 지금도 생각해요. 그래서 저의 프레이즈가 ‘스틱 타이 투 더 필드(Stick tight to the field)’거든요. 필드에서 절대 벗어나지 마라, 이런 의미예요. 필드워크에 대한 중요성, 그리고 필드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의견과 그분들의 입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감하게 되는 계기였죠. 그래서 저희 랩실 학생들은 여름, 겨울로 무조건 제주도에 가서 사체 부검 등의 필드워크를 의무적으로 하고 있어요."



상어의 건강 비결을 해킹하다


상어의 혈액 면역 세포 지도 작성 연구는 어떤 질문에서 출발했나요? 

"제가 상어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와도 연결되는 이야기인데요. 진화의 흐름을 따라가기만 했다면 상어보다 먼저 출현한 동물들도 많기 때문에, 꼭 상어에서 멈출 필요는 없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여러 동물들을 살펴보다 보니 상어에서 급격하게 변하는 지점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우선 상어를 한번 자세히 들여다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면역 시스템이었어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면역 시스템은 크게 선천 면역과 후천 면역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우리가 백신을 맞을 수 있는 것도 후천 면역이 있기 때문이고요. 새우 같은 양식 생물은 후천 면역 시스템이 없어서 백신을 사용할 수 없어요. 반면 어류부터는 후천 면역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백신을 사용하고, 어류 양식에서도 후천 면역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 후천 면역 시스템을 처음으로 갖춘 현생 동물 중 가장 오래된 동물이 바로 상어예요. 진화 역사로 보면 약 4억 5천만 년 전에 일어난 일입니다. 그런데 4억 5천만 년이라는 시간이 사실 굉장히 길잖아요. 그동안 상어와 우리는 너무나 다르게 진화해 왔고요. 그렇게 서로 다른 방향으로 진화해 왔는데도, 상어가 가진 면역 시스템은 굉장히 성공적이었던 것 같아요. 우리는 그 시스템을 우리 나름대로 조금씩 적응시켜 왔지만, 큰 틀에서는 거의 그대로 가지고 와서 사용하고 있거든요. 저는 그게 참 대단한 발명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상어는 우리와 4억 년 이상 떨어져서 살아왔잖아요. 환경도 다르고요. 그래서 상어의 면역 시스템이 어떻게 생겼는지 굉장히 궁금했습니다. 또 보다 보니 상어의 면역 시스템이 되게 역할을 잘하고 있는 것 같은 거에요. 상어 중에는 굉장히 오래 사는 종들이 있거든요. ‘몸집도 엄청나게 큰데 장수한다는 것은 암에 대한 저항성이 있는 것 같다’고 보게 된 거죠. 문제가 있는 세포를 제거하거나 억제하는 것도 면역의 일환이니까요. 그러다 보니 상어의 면역 시스템, 장수, 암에 대한 저항성이라는 세 가지 관심사가 연결되었어요. 상어가 이런 문제들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면, 상어가 가진 전략 중 일부를 사람이나 다른 동물에게도 적용해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학부 말에 하게 됐고요. 그래서 석사 때부터 상어 연구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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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 사체 부검 © 김상화


교수님께서는 진화 덕후시네요. (웃음) 상어의 장수와 종양 저항성을 연구하면서, 현재 가장 주목하고 있는 단서는 무엇인가요? 

"그게 제가 연구를 하고 있는 주제들인데, 이게 엄청 느려요. 쥐를 사용하는 연구는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레퍼런스들이 많은데, 상어는 전 세계에 몇 명 없어요. 그래서 하다못해 이제 게놈이라는 전장 유전체 데이터가 있어야 그다음 단계 분석을 할 수 있는데 이런 기초적인 데이터부터 만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에요. 흔히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다'고 하잖아요. 앞선 연구자들이 해놓은 연구를 바탕으로 그다음 단계의 연구를 하는 식으로 지식을 하나하나 쌓아 올리는 건데, 상어 연구는 그 전 단계의 연구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아 오래 걸리고 많이 느립니다.
그럼에도 제가 계속 건드리고 있는 주제가 바로 그 두 가지이거든요. 다만 지금 단계에서 어떤 것이 가장 유망하다고 말하기는 굉장히 어려운 것 같아요. 두 가지 모두 굉장히 중요한 이슈이고, 인류가 풀어야 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상어는 어쩌면 그 답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이러한 면역 연구가 궁극적으로 상어의 보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돌아 돌아 결국에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연구를 진행하다 보면 상어라는 생물에 대한 이해도가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밖에 없잖아요. 우리 인류가 갖추지 못한 생물학적 자산을 상어가 가졌는지를 밝히는 형태의 연구이기 때문에, 이 연구의 본질은 결국 ‘상어는 굉장히 중요한 생물이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데 있다고 생각해요.
상어에 대한 연구를 처음 시작할 적에는 그렇지 않았다고 아까 말씀드렸지만, 지금은 정말 절실하게 상어의 종 보전에 대해서 공감하고 있어요. 상어는 보호되어야 하고, 멸종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사람에 의해서 멸종 위기를 맞닥뜨리는 그런 인위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대책이 필요하고요. 결국 제가 하는 연구도 이런 방향의 메시지를 던지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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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상어 CT 촬영 © 김상화



상어를 보호하기 위해서 시민들, 학자, 정부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분명히 있어요. 학계는 상어가 왜 사라지고 있는지, 그리고 이들을 실제로 구제하는 데 도움이 될 기술과 방법이 무엇인지 밝히는 역할을 맡을 수 있죠. 사실 우리 바다에 어떤 상어가 얼마나 살고 있는지,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혼획되는지 같은 기초 자료조차 아직 많이 부족하거든요. 이런 걸 하나하나 쌓아서 근거를 만드는 게 학자의 몫이에요. 정부는 그 근거를 바탕으로 제도와 법률을 만들 힘이 있어요. 보호종 지정, 혼획 관리, 유통 기록 같은 건 개인이 아무리 애를 써도 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그리고 시민은 이 둘을 잇는 역할을 해요. 학자가 아무리 좋은 근거를 내놓아도 '이게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지 않으면 정책까지 가지 못하거든요. 반대로 시민들이 먼저 관심을 가지면 연구도, 제도도 훨씬 빨리 움직일 수 있어요. 이에 더해 시민과학의 형태로 시민분들이 현장의 데이터 수집 자체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도 있어요. 바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가장 먼저,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죠. 혼획된 상어를 기록하고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연구와 정책에 엄청난 자료가 되거든요."


상어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샘플 구하기가 가장 어려워요. 연구를 진행하려면 사체이든 살아있는 개체이든 생물학적으로 접근을 할 수가 있어야 하는데 상어는 그것부터가 쉽지 않죠. 많은 사람들이 관심 있는 주제가 아니다 보니 연구를 같이 할 동료를 찾는 것도 그렇고요. 그리고 딱 봤을 때 당장 사람에게 반영될 수 있는 형태의 지식이 아니다 보이니까 과제 따거나 펀딩을 받는 것도 어려워요. 그래도 한 10년 넘게 하고 있다 보니 최근 들어 서울대나 카이스트 등 다양한 분들께서 코워킹을 제안해 주시는 경우가 많이 생겼어요. 중요한 분기점에 있는 생물을 대상으로 하는 진화적 연구의 중요성에 대해서 전보다 많은 분들이 생각해 주시는 것 같아요. "



어느새 인생의 일부가 된 상어


교수님에게 상어는 어떤 존재인가요? 특별히 좋아하시는 상어가 있으신가요? 

"귀상어는 수많은 상어종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최근에 진화되어 확립된 계통이에요. 소위 ‘복잡도가 가장 높게 진화한’ 상어 종이라고 할 수 있죠. 저는 이 친구들을 참 좋아해요. 상어들 중에서 뇌가 차지하는 크기가 가장 큰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고, 지능이 높아 사회성까지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상어집단이에요. 뿐만 아니라 상어들의 전기장 감각기인 ‘로렌치니 기관’을 가장 극단적으로 발달시킨 종이어서 세상을 아주 예민하게 감지할 수 있죠. 이 외에도 여러 모습들이 있는데, 저는 이토록이나 섬세하고 예민할지언정 세상에 진심으로 적응해가는 이 종들의 모습이 일견 애틋하고 아름다워요. 상어를 처음 연구할 때는 이들을 사랑하거나 유난히 아껴서 시작했던 게 분명 아니었는데, 지금 이렇게 이입하고 있는 것을 보니 이젠 제 인생에 큰 의미를 가지게 된 것 같네요. 이들과 저는 평생을 함께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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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상어 관련 발표 © 김상화


시민들에게 상어에 대해 알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상어 하면 무서운 동물이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잖아요. 그런데 실제로는 사람이 상어를 훨씬 많이 죽이고 있어요. 그리고 상어는 번식 속도가 정말 느려서, 한 번 줄어들면 좀처럼 회복이 안 되는 구조예요. 상어는 바다 생태계의 맨 위에서 균형을 잡아주는 존재라서, 상어가 사라지면 먹이사슬 전체가 영향을 받아요.
그래서 부탁드리고 싶은 건, 먼저 상어를 알아가 주셨으면 해요. 우리 바다에도 상어가 살고 있고, 그중 여럿이 멸종위기에 있다는 것부터요. 그리고 가능하다면 시민과학의 형태로 함께해 주세요. 바다에서 상어를 봤을 때 기록해서 알려주시는 것, 어판장에서 마주친 상어 사진 한 장 보내주시는 것, 파란 같은 단체의 활동에 참여하시는 것. 국내에서 상어를 연구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에, 그런 한 분 한 분의 눈과 손이 정말로 연구가 되고 자료가 돼요. 그 기여가 상어들의 세상에, 해양생태계에, 그리고 자연계 전체에 유의미한 자취로 남을 거예요. 이건 확실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