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의 바다소식]<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2023년 활동 10선

대방어
2024-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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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은 제주 바다를 기록합니다. <파란>은 해양생태계의 변화를 감시합니다. <파란>은 위기의 바다, 온전한 회복을 꿈꿉니다. <파란>은 ‘파랑’입니다. 찬란히 빛나는 제주 바다는 생명의 보고입니다. 푸른 바다의 온전한 모습을 상상합니다. <파란>은 ‘물결’입니다. 시민과학자의 기록과 감시가 제주 바다를 지킵니다. 바다에 이로운 생태적 전환을 꿈꿉니다.

2023년 7월, <파란> 창립 전후의 활동을 중심으로 2023년 활동 10선을 정리하였습니다. 이제 막 시작이지만, <파란>의 활동은 파랑이 되고 물결이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더 큰 응원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1.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창립, 제주 서귀포에서 본격 활동 시작

▶ <파란>은 2023년 7월, 녹색연합 해양전문기구로서 본격 창립하고 제주도 서귀포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기후위기, 생물다양성, 해양보호구역, 시민과학을 주요 의제로 다루며, 제주 바다의 안내자이며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려고 합니다. <파란> 설립을 위해 녹색연합 TFT와 <파란> 설립 준비위원회를 별도로 구성, 운영하였습니다. 35명 준비위원이 참여한 준비위원회 총회를 개최하고 정관소위원회, 사업계획 및 예산소위원회, 총회준비소위원회를 구성해 창립을 준비하였습니다.

▶ <파란>은 창립 이후, 해양수산부 비영리 사단법인 승인을 받았고 기획재정부 공익법인으로 등록하였습니다. 김연순 이사장을 포함해 9명의 이사진과 해양 관련 각 분야의 전문가 등 20명의 전문위원을 모셨습니다. 육지와 제주 곳곳에서 창립 회원 300명 이상이 <파란>의 후원자로 든든하게 함께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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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파란>의 주요 활동, 해양보호구역 확대와 관리

▶ 기후위기 대응의 국제적 흐름은 생물다양성 보전을 통한 탄소감축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이행하고 있습니다. 제15차 생물다양성 당사국총회(CBD COP15)는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Kunming-Montreal Global Biodiversity Framework, GBF)’를 채택하였고, 한국 정부도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2024~2028년)’을 수립하였습니다. 국제사회는 2030년까지 보호구역 30% 확대를 목표한 협약에 서명하였고, 이는 한국 정부에 주어진 과제이기도 합니다.

▶ <파란>은 해양보호구역 확대와 관리에 관한 해양수산부 차관 간담회에 참석해 의견서를 제출하였습니다. 해양보호생물 <산호충류> 보호를 위한 해양보호구역 확대, 해양생태계 모니터링 시민과학자 양성과 지원, 해양수산부 지정 ‘제주 문섬 등 주변해역’의 관리 문제, 2030년 30% 해양보호구역 확대 및 효과적 관리를 위한 로드맵 수립 등 제주 바다의 현안 문제를 제시하였습니다. 제주도는 2023년에 오조리 갯벌이 습지보호구역으로 신규 지정되었습니다. 멸종위기 해양생물 서식지, 해안 사구, 조수웅덩이 등 다양한 해양 공간이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되도록 <파란>의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3. 제주 바다의 현안을 톺아보는 <2023 제주해양포럼> 진행


▶ 바다의 관점에서 보자면, 제주도는 태평양으로 향하는 최전선 ‘맨 앞’입니다. 쿠로시오 난류가 가장 먼저 닿는 곳이며 수온 변화가 민감한, 한반도에서 기후위기를 가장 빠르게 만나는 곳입니다. 지금 현재, 뛰어나고 찬란한 생명의 제주 바다는 스스로 회복할 생태적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파란>은 <제주투데이>와 함께 제주 바다의 주요 의제를 발굴하고 공론화하며 향후 대응 과제를 논의하기 위한 <2023 제주해양포럼>을 기획, 진행하였습니다.

▶ <2023 제주해양포럼>은 2023년 3월부터 11월까지,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방류 임박, 범섬과 문섬 사례를 통해 본 해양보호구역 관리 방안, 제주 해상풍력 입지와 수용성, 감태와 구제기를 통해 본 제주 생활사, 제주도 조수웅덩이, 광어양식장 현황, 월정리 하수처리장 증설을 둘러싼 갈등과 과제, 제주 산호 이야기 등 다양한 주제로 강연, 현장 답사를 매달 한 번씩 진행하였습니다. 2024년에도 제주 바다의 새로운 주제를 이어서 다룰 계획입니다.


4. ‘우리는 해양시민과학자’, 제1회 해양시민과학자포럼 개최

▶ 시민과학 방법론은 소수 전문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과학 연구에 일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과학자와의 협업을 통해 복잡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입니다. 시민들이 문제 해결을 위한 증거 기반을 마련하여 정책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파란>은 시민과학자의 기록과 감시를 통해 제주 바다, 나아가 전지구적 해양의 생태적 회복력을 되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 <파란>은 창립 직후에 <제1회 해양시민과학자포럼>을 개최하였고 국내외 해양 관련 시민과학의 흐름과 온라인 기반의 플랫폼 사례를 공유하였습니다. 남방큰돌고래 출현 모니터링, 제주 바다의 어류 변화를 추적하는 다이버, 백령도 점박이물범 주민 모니터링, 제주연안 조류 변화 모니터링, 해양쓰레기를 기록하고 나누는 방법, <파란>의 연산호 모니터링 사례 등을 발표하였고, 갯벌키퍼스 사례로 본 시민과학 플랫폼의 역할과 가능성을 토론하였습니다. <파란>은 2024년에 <제2회 해양시민과학자포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5. <기후위기 최전선, 제주바다 인터뷰> 발간



▶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의 미역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가파도 해녀들은 오키나와에서 거슬러 온 바다포도를 물속에서 처음 보았습니다. <파란>의 조사에 따르면, 제주 연안 조간대 전체는 해조류가 사라지고 석회조류가 하얗게 암반을 뒤덮은 갯녹음의 마지막 단계로 치닫고 있었습니다. 제주 바다는 애초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제주 바다는 어떻게 바뀌었고,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파란>은 제주 바다의 원형과 바로 지금을 알고 싶었습니다.

▶ <파란>은 제주 바다 10명의 증인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범섬과 바닷속 산호정원을 누구보다 잘 아는 해조호 선장, 마라도 미역 실종사건을 추적하는 제주대학교 해조류 전문가, <제주생활사>을 쓴 서민생활사 연구자, 제주도 조수웅덩이에 감춰진 세상을 밝히는 다큐멘터리 감독, 섶섬 물고기를 기록하는 시민과학자 다이버, 제주 바다 산호에 매료된 산호 연구자, 치유적이고 창조적인 순간을 사랑하는 생태예술가, 국립수산과학원의 해양 전문가, 낚시줄에 엉킨 돌고래를 구조하는 돌핀맨, 그리고 녹색연합 해양생태팀장. <파란>은 기후위기의 맨 앞에서 선 그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기록하고 책으로 엮었습니다.

기후위기 최전선 제주바다 인터뷰 책읽기


6. <파란>의 우당당탕 2023년 산호탐사기, <산호탐사대>

▶ <파란>은 2023년 초, 국립해양생물자원과과 제주 바닷속 산호를 기록하는 시민과학 프로젝트 <산호탐사대>를 기획하였습니다. 스쿠버다이버와 함께 제주 바닷속 산호를 공부하고 수중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는 조사 다이빙을 통해 바닷속 산호 기초자료를 모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산호탐사대가 주목한 공간은 서귀포 문섬과 범섬입니다. 제주 바다를 마냥 즐겼던 펀 다이버가 시민과학자 산호 다이버, 에코 다이버로 새롭게 태어나는 순간이었습니다.

▶ <산호탐사대>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2023년 3월부터 11월까지 매월 1회 모여 총 18회의 조사를 진행하였고 총 30명의 산호탐사대원이 참여하였습니다. <산호탐사대>는 문섬과 범섬 일대에서 총 68종의 산호종, 8종의 법정보호종, 2종의 국내 미기록종을 찾았습니다. 열대성 돌산호류의 확산, 산호의 기생생물, 낚싯줄 및 어구로 인한 피해, 산호 백화현상 등 다양한 위협 요인을 기록하였습니다. 조사 분석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산호 전문가가 맡았습니다. 2024년에도 산호탐사대는 계속됩니다. 

2023 우당탕탕 산호탐사기 읽기


7. <9.23 제주 기후정의행진> 광장에서 만난 우리!

▶ 기후위기는 이미 재앙이 되어 전 지구를 덮치고 있습니다. 산업화 이후 1.5도씨의 상승은 막아야 한다는 절실한 목소리는 그저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심지어 특정한 세력은 기후재난을 부추기며 막대한 부와 권력을 챙기는 동안 기후불평등으로 인한 기후재난의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의 몫입니다. <파란>은 기후위기의 징후를 기록하는 시민과학자와 함께 위기의 순간을 직시하고, 그 자리에 올곧게 서 있으려 합니다. 

▶ <파란>은 <923 제주 기후정의행진 추진위원회>의 일원으로 제주 시청에서 200여명의 도민들과 함께 기후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행동을 촉구하는 자리에 섰습니다. 자연에게 위로하는 말들과, 책임자들에게 바라는 메시지를 담은 피켓을 <파란> 회원님과 함께 만들었습니다. <파란> 창립 이후, <파란>의 이름으로 참석한 첫 번째 집회입니다. <파란>은 <기후재난 시대! 지속가능한 제주를 위하여!> 선명하게 행동하며, 전지구적 기후위기 해결에 한국정부와 제주도가 망설임 없이 나설 것을 촉구합니다. 올해 기후정의행진 때도 <파란>의 깃발을 볼 수 있을 겁니다.


8. 하수종말처리장 해양방류관엔 무슨 일이 벌어질까

▶ 제주도에는 제주(도두), 동부(월정), 성산, 남원, 보목, 색달, 대정, 서부(판포) 등 8곳의 하수종말처리장이 있습니다. 작년, 국토교통부는 삼화지구(화북 등)에 제주 최대 규모의 택지개발에 나서기로 하면서 9번째 공공하수처리장인 ‘삼화공공하수처리장’ 건설이 새롭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구좌읍 월정리에 위치한 동부하수처리장 증설 공사를 강행하면서 지역 주민들과 심각한 갈등을 빚기도 하였습니다. 제주도의 각종 기반시설(하수처리장 등) 수용력은 포화 상태로 치닫고 있으며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 <파란>은 해양 다큐멘터리 제작팀 <돌핀맨>과 함께 동부(월정)와 색달하수처리장의 해양방류관 일대를 사진과 영상으로 촬영하였습니다. 수중 조사로 확보한 자료는 개발사업의 해당 주민이나 대책위에 공식적으로 공유할 예정이며, 향후 지자체나 행정기관 등에 기반시설 수용력 포화상태의 대안을 촉구하는 기초 자료로 사용할 계획입니다. 색달의 경우, 해양방류관이 색달해수욕장 방향으로 1.2킬로미터 정도 연장되어 있고 해양방류관 끝에 10개의 방류 가지관이 있습니다. 반폐쇄형 해안으로 쏟아지는 최종 오폐수는 인근 지역의 해양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습니다. 바다는 무한히 수용 가능한 거대한 쓰레기통이 아닙니다.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지,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야 합니다.


9. 위기의 시대에 성황리에 마친 <기후위기의 맨 앞, 제주 바다의 증인들> 컨퍼런스

▶ <파란>과 권력에 굴복하지 않는 언론 <제주투데이>는 2023년 11월 말, TED 강연 형식으로 기상학자, 언론사 기자, 생활사 연구자, 어촌계장과 해녀, 뮤지션, 해양과학자, 생태예술가 등이 증언하는 <기후위기의 맨 앞, 제주 바다의 증인들> 컨퍼런스를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노래하는 <솔가>와 월드뮤직밴드 <계피자매>의 공연, 정은혜 생태예술가의 산호뜨개 워크숍과 산호탐사대 사진전은 많은 박수와 관심을 받았습니다. 제주도내 국회의원 송재호, 위성곤 의원실과 제주도사회적경제네크워크, KCTV제주방송 등이 후원하였습니다.

▶ 변영화 국립기상과학원 기후변화예측연구팀장은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보고서를 근간으로 해양의 지표를 통해 현 상황과 미래의 전망을, 김용원 KCTV 사회부 기자는 직접 취재한 제주의 갯녹음 현상을 증언하였습니다. 고광민 서민생활사 연구자는 제주 바다의 감태와 구제기를 통해 제주 4.3과 근현대사의 격변을 설명하였고, 유용예 가파도 어촌계장은 가파도 물벗(해녀)의 경험담을 생생하게 이야기 나눴습니다. 김은아 월정리 해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해녀의 삶을 증언하였고, 김태훈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주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태평양 돌산호의 마지막 피난처로서 제주 바다를 언급하였습니다. <파란>은 2024년에도 제주 바다의 증인을 찾아 그곳의 생생한 이야기를 나눌 계획입니다.

컨퍼런스 후기 읽기


10. 서귀포 관광잠수함 운항 불허, <파란>의 다음 계획은?

▶ <파란>은 2022년 6월, 제주도 대표적 해양보호구역인 서귀포 문섬의 관광잠수함에 의한 수중 암반과 산호 군락지 훼손을 밝힌 바 있습니다. 작년 12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제10차 천연기념물분과위원회를 열고 <제주연안 연산호 군락> 내 잠수정 운항 및 시설물 운영변경허가를 부결하였습니다. 관계 전문가들은 “잠수함 운행이 군락지의 생물뿐만 아니라 지형에도 물리적 훼손을 가하는 것이 확인”되었다며, “향후에도 운항에 따른 훼손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며, 어떻게 회복될 것인지도 불확실한 것”, “방지 대책 마련이 어렵고 관리가 불가함으로 운행을 재점토할 필요가 있음”이라는 의견을 제출하였습니다.

▶ 문화재청과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파란>이 제기한 산호 군락과 수중 암반의 광범위한 훼손, 절대보존구역(F구간)의 불법 운항과 훼손, 허가받지 않은 제2 중간기착지의 존재 등을 사실로 확인하였습니다. <파란>은 문화재청이 내린 서귀포 문섬 관광잠수함 운항 불허를 계기로 해양보호구역의 관리 방안이 공론화되고, 국제적 기준에 합당한 해양보호구역 관리 계획이 수립되기를 바랍니다. 해양보호구역 확대와 관리, 생태계 복원과 보호는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위기 극복을 위한 핵심 대안입니다. 주민 주도의 보전과 복원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글, 정리 : 윤상훈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