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학]5월 산호탐사대 조사포인트 이야기<문섬편>

2024-06-19




01 문섬 한개창 서쪽 : 붉은 암석이 깊게 패인 서귀포 문섬 ‘황개창’


조사일시 : 2024.05.25 11:04~11:45  

조사위치 : 문섬 한개창 서쪽

조사수심 : 15~20m 

수온 : 16-17℃


한개창 포인트는 서귀포시 서귀동 문섬 북서쪽 모퉁이에 있고, 골창이 깊게 파여있다. 폭 10m 이상의 파식대가 수면을 따라 넓게 이어진다. ‘한개창’은 골창이 크다는 뜻인데, 제주지질연구소 강순석 소장의 기록에 따르면, 한개창이 아닌 ‘황개창’이 올바른 표현이라고 주장한다. 문섬의 지질은 80만년 전 형성된 조면암 지역인데, 조면암 퇴적층이 붉기에 ‘누를 황’이라 부르며 따라서 ‘황개창’은 붉은 암석이 깊게 패인 지역이란 뜻이다. 한개창 옆의 ‘작은 한 개창’(‘작은’이라는 표현과 크다는 ‘한’이 서로 모순되기 때문이다)이란 지명을 고려한다면, ‘황개창’이란 제안이 더욱 타당한 듯하다.


서귀포 바다의 조류는 밀물 때 동쪽에서 서쪽으로 흐른다. 문섬 한개창 서쪽 포인트는 밀물 때 들어가면 조류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문섬 본섬이 서쪽으로 흐르는 조류를 막아주기 때문이다. 한개창 서쪽에 입수하면 감태와 모자반 군락이 수심 15m 지점까지 높은 밀도로 서식한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의 문섬 수중조사를 살펴보면, 문섬 새끼섬의 모자반 대규모 서식지 ‘ᄆᆞᆯ망’은 2019년 이후 급격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현상은 ‘ᄆᆞᆯ망’뿐 아니라 문섬과 범섬 전역에 걸쳐 확인되는 현상이다. 그러나 한개창 서쪽 포인트는 감태와 모자반 서식지가 넓고 상당히 건강하게 서식하고 있어, 향후 변화상을 추적 조사할 필요가 있다.


 
감태와 모자반 (사진:신주희)

문섬 한개창 서쪽의 산호 분포는 수심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수심 5~15m의 감태 등 해조류 서식지를 지나면 산호충류가 확인되는데, 수심 15m 이내는 맵시산호류가 우점한다. 수심 20m 깊이에는 가시수시맨드라미, 자색수지맨드라미, 검붉은수지맨드라미, 분홍바다맨드라미, 큰수지맨드라미, 밤수지맨드라미, 흰수지맨드라미, 미기록종 등 연산호류, 꽃총산호, 둥근컵산호, 혹가시산호, 별혹산호, 해송과 긴가지해송, 바보산호류, 민가시산호류(노랑, 빨강, 파랑색 등 색 변이가 크다), 둔한진총산호, 나무돌산호류, 호리병말미잘 등이 서로 앞다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문섬 한개창 서쪽으로 50m 정도 나아가면, 수심 25m에 길이 1.5m 정도의 실해송 한 개체가 있다.


서귀포의 봄철 바닷속은 해조류의 끝녹음과 각종 어류의 산란으로 시야가 탁하다. 푸른 바다의 확 트인 ‘청물’ 시야는 봄철에 기대하기 어렵다. 바닷속을 안내하는 다이버 강사는 “시야는 마음 속에 있다”고 애써 위로한다. 하지만, 봄철 바닷속은 조류에 따른 해조류의 흔들림이 황홀하며 각종 어린 생명이 자라는 탄생의 공간이다. 만끽하길 바란다.


맵시산호류 (사진:조남용)가시수지맨드라미 (사진:윤상훈)
자색수지맨드라미(사진:고명효)검붉은수지맨드라미(사진:신주희)
분홍바다맨드라미(사진:조남용)큰수지맨드라미 (사진:조남용)
밤수지맨드라미(사진:고명효)흰수지맨드라미(사진:고명효)
미기록 연산호류 (사진:조남용)꽃총산호 (사진:윤상훈)
둥근컵산호(사진:고명효)혹가시산호(사진:최혜영)
별혹산호 (사진:윤상훈)해송_작은 개체(사진:신주희)
긴가지해송(사진:최혜영)바보산호류(사진:신주희)
가시산호류 (사진:윤상훈)가시산호류 (사진:윤상훈)
둔한진총산호나무돌산호류(사진:조남용)
호리병말미잘(사진:고명효)큰산호말미잘(사진:고명효)
실해송 (사진:윤상훈)실해송 (사진:윤상훈)



02 문섬 작은한개창 : 가시수지맨드라미 꽃밭의 숨겨진 비경(祕境)


조사일시 : 2024.04.25 11:04~11:45  

조사위치 :  문섬 작은한개창

조사수심 : 10~35m

수온 : 16-17℃


작은한개창 포인트는 서귀포 문섬 서쪽 모퉁이에 위치한 한개창의 동쪽에 있다. 서귀포 문섬의 북쪽면 중 서쪽의 작은한개창과 동쪽의 불턱 포인트 150m 사이는 관광잠수함이 운항하는 구간이다. 서귀포항에서 유람선을 탄 관광객은 문섬 북쪽 바다에 고정한 바지선에 접안해서 관광잠수함으로 이동하고 이내 수중세계로 들어간다. 가끔 문섬 작은한개창과 불턱 사이를 수중 탐사하다 보면, 관광잠수함의 엔진 소리가 ‘징~, 징~’하며 들린다. 물속은 소리의 발생 방향을 알아차리기 어렵기 때문에 평소 익숙하지 않은 소리가 들린다면 주의를 집중하고 사방을 살펴야 한다.


작은한개창의 바닷속은 골짜기 지형으로 자갈이 흩어져 있고, 경사 45도 이상으로 가파르게 깊어진다. 수심 15m 지점까지는 감태와 미역 서식지가 넓게 있다. 수심 20m에는 분홍바다맨드라미 서식지가 빽빽하게 나타나는데, 자색수지맨드라미와 검붉은수지맨드라미, 가시수지맨드라미, 해송과 긴가지해송 등 각종 산호류가 함께 모여있다. 손바닥보다 작은 두점갑오징어가 산호정원에 은신해 있다. 수심 30m 지점부터 가파른 경사는 비스듬히 이어지는데, 이곳에 성인 사람 키 만한 가시수지맨드라미 서식지가 탁월하게 확인된다. 문섬을 찾는 사진작가들이 ‘나만의 숨겨둔 포인트’로 수중 촬영을 가는 곳이다. 그런데, 5월 산호탐사대는 수심 35m 지점의 키 큰 가시수지맨드라미가 상당 부분 사라진 것으로 확인하였다. 이곳의 가시수지맨드라미의 변화는 지속적으로 추적,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미역(사진:윤상훈)분홍바다맨드라미(사진:신주희)
자색수지맨드라미(사진:채정희)검붉은수지맨드라미(사진:채정희)
가시수지맨드라미(사진:채정희)해송(사진:최혜영)
긴가지해송(사진:조남용)가시수지맨드라미(35m) (사진:최혜영)


국가유산청, 환경부, 해양수산부는 관련 법에 근거해 멸종위기 산호충류를 법정보호종으로 지정한다. 국가유산청은 ‘국가유산기본법’에 근거해 천연기념물, 환경부는 ‘야생생물보호법’에 근거해 멸종위기야생생물, 해양수산부는 ‘해양생태계 보전과 관리에 의한 법률’에 근거해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한다. 작은한개창에서 발견된 해송과 긴가지해송은 천연기념물이며 밤수지맨드라미, 자색수지맨드라미, 둔한진총산호, 별혹산호, 측맵시산호는 멸종위기야생생물이며 해양보호생물이다. 대략 20종 이상의 산호충류가 멸종위기야생생물, 해양보호생물로 2024년 현재,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문섬 관광잠수함은 1988년 운항허가를 받은 이후 2023년 12월까지 35년 동안 상업 운항하였다. 그러나 관광잠수함 운항 과정에서 수중 암반 훼손, 산호 훼손 등 문제로 2023년 12월에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는 운항 불허 조치를 의결했다. 2024년 1월부터 4월까지 관광잠수함 운항은 멈췄지만, 관광잠수함 업체인 ㈜대국해저관광은 문화재청에 매월 운항 재신청서를 접수했고, 2024년 4월 문화재위원회는 암반과 산호 훼손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3개월 조건부 운항허가를 내리게 된다.


글 윤상훈

사진 산호탐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