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산호학교 참여자 후기]
커다란 맨드라미들과 함께한 산호 탐사기
글 김보라
산호학교에 가기로 마음먹었을 때, 난 이미 모든 것을 걸었다. 주최 측의 답을 받기도 전에 비행기 표와 숙소까지 예약해 놓고, 산호를 공부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산호학교 선발 경쟁은 치열했다고 들었다. 모든 참가자가 공고에 나와 있는 조건을 완벽히 충족하고 있었으니까.
산호학교에 도착하자, 산호가 그려진 티셔츠와 주전부리들이 우리를 반겼다. 산호 플레이트와 미니 방형구를 손에 쥐고 자리에 앉았을 때, 비로소 진짜 산호학교에 온 것이 실감 났다.
산호학교 이론수업 진행 중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3일간의 일정은 정말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다.
1일 차: 산호의 기초, 생태, 그리고 지구온난화에 대한 이해. 시민과학자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배웠다. 내일 있을 실습을 위해, 미니 방형구를 사용해 산호를 어떻게 추적 관찰할지에 대한 수업도 있었다. 마치 낚시꾼의 과장된 물고기 이야기를 의심하듯 우리는 객관적인 도구가 필요했고, 산호학교에서는 산호의 크기를 어디서든 잴 수 있는 미니방형구를 나누어주었다. 작은 도구로 과연 얼마나 유용한 정보를 기록할 수 있을지 궁금했지만, 곧 그 중요성을 깨달았다.
방형구 사용법과 현미경으로 살펴본 산호의 구조를 설명하는 조인영 연구원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2일 & 3일 차: 본격적인 산호 관찰 다이빙과 디브리핑. 다들 물속에서 손바닥만 한 플레이트를 들고 산호와 비교하느라 바빴다. 이론은 쉬워 보였지만, 막상 꽃총산호와 진총산호를 헷갈리며 헤매는 순간이 많았다. 다이빙 후에는 우리가 찍은 사진을 가져가 박사님과 함께 산호의 종류를 구분하고, 종별 특성을 배우는 시간이 있었다.
방형구 활용해서 산호 조사하기 ⓒ박승환
방형구 활용해서 산호 조사하기 ⓒ박승환
디브리핑 준비, 모니터링 기록표 작성하기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산호학교의 체험은 정말 특별했다. 모두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같은 열정으로 모여 산호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그렇게 우리는 하나하나 산호에 대해 알아갔고, 지구온난화를 맞은 분홍바다맨드라미처럼 지친 몸도 있었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는 즐거움에 피곤함마저 잊혔다.
눈코입 달린 사람 이름 세 글자도 가물가물한 나에게, 꽃총산호, 별혹산호, 둥근컵산호처럼 이름도 특이하고 생김새도 비슷한 산호들을 구분하는 건 쉽지 않았다. 다이빙하며 물속에서 고민하는 소리도 이곳저곳에서 들렸다. 몇몇은 산호 하나만을 응시하며 마치 물속의 동상이 된 듯 보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 모든 과정을 지나면서, 처음엔 그저 배경처럼 보였던 산호들이 이제는 하나하나 소중한 존재로 다가왔다. 산호학교는 단순히 다이빙을 즐기는 것이 아닌, 나 자신으로서 바다와 자연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배울 수 있는 곳이었다. 이곳에서의 다이빙은 그 어느 때보다도 의미 깊고 특별한 경험으로 남았다.
산호에 대한 열정이 있고, 더 나아가 자연과 바다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싶은 사람이라면, 산호학교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글 김보라
2024 산호학교 수료를 축하하며!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덧! SNS에서 찾은 후기도 있어요 ^-^!
[2024 산호학교 참여자 후기]
커다란 맨드라미들과 함께한 산호 탐사기
글 김보라
산호학교에 가기로 마음먹었을 때, 난 이미 모든 것을 걸었다. 주최 측의 답을 받기도 전에 비행기 표와 숙소까지 예약해 놓고, 산호를 공부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산호학교 선발 경쟁은 치열했다고 들었다. 모든 참가자가 공고에 나와 있는 조건을 완벽히 충족하고 있었으니까.
산호학교에 도착하자, 산호가 그려진 티셔츠와 주전부리들이 우리를 반겼다. 산호 플레이트와 미니 방형구를 손에 쥐고 자리에 앉았을 때, 비로소 진짜 산호학교에 온 것이 실감 났다.
산호학교 이론수업 진행 중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3일간의 일정은 정말 알차게 구성되어 있었다.
1일 차: 산호의 기초, 생태, 그리고 지구온난화에 대한 이해. 시민과학자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배웠다. 내일 있을 실습을 위해, 미니 방형구를 사용해 산호를 어떻게 추적 관찰할지에 대한 수업도 있었다. 마치 낚시꾼의 과장된 물고기 이야기를 의심하듯 우리는 객관적인 도구가 필요했고, 산호학교에서는 산호의 크기를 어디서든 잴 수 있는 미니방형구를 나누어주었다. 작은 도구로 과연 얼마나 유용한 정보를 기록할 수 있을지 궁금했지만, 곧 그 중요성을 깨달았다.
방형구 사용법과 현미경으로 살펴본 산호의 구조를 설명하는 조인영 연구원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2일 & 3일 차: 본격적인 산호 관찰 다이빙과 디브리핑. 다들 물속에서 손바닥만 한 플레이트를 들고 산호와 비교하느라 바빴다. 이론은 쉬워 보였지만, 막상 꽃총산호와 진총산호를 헷갈리며 헤매는 순간이 많았다. 다이빙 후에는 우리가 찍은 사진을 가져가 박사님과 함께 산호의 종류를 구분하고, 종별 특성을 배우는 시간이 있었다.
방형구 활용해서 산호 조사하기 ⓒ박승환
방형구 활용해서 산호 조사하기 ⓒ박승환
디브리핑 준비, 모니터링 기록표 작성하기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산호학교의 체험은 정말 특별했다. 모두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같은 열정으로 모여 산호에 대해 진지하게 탐구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그렇게 우리는 하나하나 산호에 대해 알아갔고, 지구온난화를 맞은 분홍바다맨드라미처럼 지친 몸도 있었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는 즐거움에 피곤함마저 잊혔다.
눈코입 달린 사람 이름 세 글자도 가물가물한 나에게, 꽃총산호, 별혹산호, 둥근컵산호처럼 이름도 특이하고 생김새도 비슷한 산호들을 구분하는 건 쉽지 않았다. 다이빙하며 물속에서 고민하는 소리도 이곳저곳에서 들렸다. 몇몇은 산호 하나만을 응시하며 마치 물속의 동상이 된 듯 보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 모든 과정을 지나면서, 처음엔 그저 배경처럼 보였던 산호들이 이제는 하나하나 소중한 존재로 다가왔다. 산호학교는 단순히 다이빙을 즐기는 것이 아닌, 나 자신으로서 바다와 자연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배울 수 있는 곳이었다. 이곳에서의 다이빙은 그 어느 때보다도 의미 깊고 특별한 경험으로 남았다.
산호에 대한 열정이 있고, 더 나아가 자연과 바다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싶은 사람이라면, 산호학교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글 김보라
2024 산호학교 수료를 축하하며!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덧! SNS에서 찾은 후기도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