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의 바다소식]우리 곁을 유영하는 상어들, 한반도의 상어 이야기

붐붐
2026-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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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다양한 눈으로 제주의 가치를 더하는 <오늘의 시선>입니다. 오늘은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의 윤상훈 전문위원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윤상훈입니다.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해 주실 건가요.

우리에게는 ‘죠스’로 유명한 대형 상어류의 출몰이 빈번해지고 있는데요. 수온이 가장 낮은 한겨울 영등철에도 서귀포 바다에는 길이 3m가 넘는 무태상어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상어류는 통상 수온에 민감한 어종으로 알려졌고, 특히 제주도와 한반도에서 대형 상어가 발견되는 것은 드문 일이었는데요. 오늘은 제주도 해양생태계의 이상 징후 중 하나로 지목되는 제주 바다의 상어 출현과 제주도민의 삶 속에 상어의 존재는 어떠했는지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한국 연근해에서 대형 상어가 발견되면, ‘식인 상어’의 제목으로 “상어 물림사고, 상어를 조심해야한다”는 각종 뉴스가 보도되기도 하는데요. 한국의 상어 출몰 현황은 대략 어떻게 파악되고 있는지요.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한국 연근해에 분포하는 상어는 백상아리, 청상아리, 악상어, 청새리상어, 귀상어, 무태상어 등 총 49종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최근, 기후변화가 초래한 해양 고수온으로 따듯한 바다를 좋아하는 일부 상어가 서식지를 한반도까지 확장하면서 상어 출몰 빈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해상에 설치한 어업용 정치망에 고래상어가 걸렸다는 소식도 있고, 최근 청상아리, 무태상어 등 다양한 상어류의 출현이 유튜브나 뉴스에 보도되기도 합니다. 서울 여의도의 유명 일식 쉐프가 제주에 내려와 무태상어를 낚시로 잡고 요리하는 장면을 보기도 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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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월별 상어 출몰 현황 ©국립수산과학원


최근, 동해안에서 낚시 도중에 청상아리가 잡히거나, 정치망 그물에 상어가 걸리는 일이 곧잘 벌어진다고 하는데요. 어떤 상황이죠.

3년 전, 2023년에 경북 포항 앞바다에서 레저 낚시에 청상아리가 잡히는 신기한 광경이 카메라에 포착된 적이 있는데요. 제철을 맞은 삼치잡이 낚시가 한창인 도중에 낚시에 걸린 삼치를 노린 청상아리가 낚시객의 낚싯대에 걸린 일이 있었습니다. 몸길이 3m, 200kg이 넘는 청상아리가 바늘털이를 시도하면서 낚싯배 위로 튀어 올랐다고 합니다. 청상아리와 백상아리 등 대형 상어류의 동해안 출몰 자료(그물 혼획) 건수를 보니, 2022년 1건, 2023년 15건, 2024년 44건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동해안 남북접경지역인 강원도 고성 등에도 청상아리가 확인됐고요. 놀랍게도 요즘엔 상어 전문 낚시라는 신종 취미까지 생겼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상어류의 출현이 늘어나는 것은 결국, 뜨거워진 바다의 영향이라는데요.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에 따르면, 상어류의 먹이 자원이 되는 참치나 방어, 삼치의 이동이 제주도를 포함해 동해안의 포항이나 강원도 쪽으로 형성됐고 그 먹이를 따라서 상어가 출몰한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4년과 2025년은 역사상 유례없는 해양열파 현상이 한반도를 덮쳤는데요. 따뜻한 바다에 사는 상어가 해수온도 상승과 먹이를 따라 제주도와 동해안까지 올라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기후변화에 따른 수온 변화와 상어의 행동 패턴이 어떻게 연관돼 있는지,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주도 모슬포 해역의 방어잡이 어선에도 상어 출현이 자주 보고되고 있지요. 해수온 상승으로 상어 출현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인데요.

‘네. 맞습니다. 마라도와 가파도 어장은 가을과 겨울, 방어잡이 어장으로 잘 알려진 곳인데요. 보통 매년 10~11월이면 마라도 해역에 방어 어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는데요. 이 시기에 무태상어(Carcharhinus brachyurus)도 대거 출몰하고 있습니다. 청상아리도 간혹 확인되고요. 이때부터 방어잡이 어민과 상어의 아슬아슬한 줄다리기가 시작됩니다. 무태상어는 낚시에 올라온 방어를 잡아먹고, 어민들은 무태상어를 잡아서 상어 피를 뿌리면 다른 상어가 도망가 버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상어류는 수온에 민감해서 제주도의 영등철인 2월이 되면, 따듯한 남쪽나라로 서식지를 이동하는데요. 올 겨울은 이러한 예측이 완전히 빗나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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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서귀동 자구리공원 해안가 갯바위에서 발견된 무태상어 사체 ©서귀포해양경찰서


올해는 특이하게 한겨울에도 무태상어가 모슬포 해역을 떠나지 않았고, 1년 사계절 서귀포 바다에 정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하는데요. 이건 어떤 의미인가요.

제주 모슬포 해역의 올 겨울 상황을 보면, 방어 어장은 좀더 고수온에 잘 적응하는 부시리 어장으로 바뀌고 있고, 대형 삼치류가 무리지어 나타나고, 황새치나 참다랑어 출현 개체 수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습니다. 큰 어종의 출현과 함께 대형 상어의 출현량도 더 늘어나고 있고요. 어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모슬포 해역에서 연중 확인되는 무태상어의 존재는 ‘재난 상황’일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과거 모슬포 해역의 어업 방식은 해양 고수온과 사계절 대형 상어류의 등장으로 앞으로 점점 현장 적용이 어려워지고, 기존의 방어나 참돔, 농어잡이도 어민의 오래된 경험에 더 이상 의존하기 힘든 시점이 도래하고 있습니다.


생활사 이야기를 나눠볼텐데요. 해양문화사를 깊이 간직한 제주민의 삶에 상어 음식은 빼놓을 수 없는 식생활의 하나였다고 하죠.

“제주학연구센터의 아카이빙 자료를 보니, 1971년에 동문시장 어물전의 두툽상어(‘존다니’)가 확인됩니다. 두툽상어는 지금도 식용으로 사용하는데요. 잘게 썰어서 물회를 만들어 먹거나, 무침으로 먹는데요. 저렴한 가격과 달짝한 식감으로 여름의 별미 음식으로 인기가 좋았다고 합니다. ‘비께’라고 불렀던 수염상어, ‘도렝이’라고 부른 괭이상어 등은 회나 구이로 먹기도 했고, 제사상에 ‘돗궤기’(돼지고기)와 함께 ‘상어적’도 올렸다고 합니다. 비께는 사포처럼 질긴 껍질을 활용해 생활용품으로 사용하기도 했고요. 경상도 재래시장에는 청상아리와 같은 대형 상어류로 ‘돔베기’를 만들어 제사상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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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시장의 어물전 존다니(1971) ©제주학연구센터


비께, 도렝이 등 제주도에서 발견되는 상어류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는데요. 과거 문헌에 따르면, 또 어떤 제주 상어들을 만날 수 있을까요.

지금 현재, 한반도에는 49종의 상어류가 기록되어 있는데, 대부분은 제주도에도 확인이 되었을 것으로 추측합니다. “제주수산물 방언자료집”을 보니, 괭이상어, 돔발상어, 돌묵상어, 개상어, 별상어, 두툽상어, 은상어, 전자리상어를 포함해서 대형 상어인 귀상어, 톱상어, 청상아리 등 상당히 다양한 상어류의 방언이 확인되고, 이들 상어는 상어고기로 만든 산적이나 큼직하게 썰어서 소금 간을 한 후에 말렸다가 찜통에 찐 음식을 먹었다고 합니다. 상어를 전문으로 잡는 어부는 ‘상어재비’라 불렀고요.


과거 상어잡이는 상당한 이윤을 남겼고, 상어류는 주요 어업의 대상 어종 중 하나였다고 하는데요. 지금 현재, 제주도에 소재한 수협을 통해 상어류가 위판되기도 하나요.

과거 상어어업통계를 보면, 1970년까지는 연근해어업으로 연간 8,000t, 1970년부터 80년대까지는 원양어업으로 최고 4387t, 연근해어업은 8580t 등 최대 연간 1만 3천t 이상 위판되었고요. 대략 2000년을 기점으로 연근해어업은 200t 수준으로 대폭 줄었고, 2020년 이후는 원양어업 어업량은 ‘제로’, 연근해어업은 100t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올해 2026년 1월에서 3월까지 한림, 제주시, 성산포 수협의 올해 상어 위판 자료를 살펴봤는데요. 성산포수협은 10~30kg 중량의 상어류 15마리 정도, 제주시수협은 8~32kg의 10여마리, 한림수협은 10~80kg의 20여마리가 위판되었다고 합니다. 연간 대략 4t 정도 거래되는데요. 이제, 상업적 상어잡이는 먹을거리의 변화나 수출 판로가 막히면서 거의 중단되었습니다. 건강식품 등 필요한 상어 수량은 수입에 의존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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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한국의 상어 어획량, 자료: 수산통계연보·어업생산동향조

그런데, 제주 바다를 포함해 한국 연근해에 발견되는 상어 중 절반 이상이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라고 하는데요.

네, 상당히 아이러니한 상황인데요. 한국에서 발견된 49종의 상어 중 28종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청상아리, 백상아리, 무태상어, 까치상어도 단기간 혹은 중장기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종이고요. 하지만 한국 정부는 28종의 국제적 멸종위기종 중 단 2종, 고래상어와 홍살귀상어를 2016년에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했습니다. 2016년 이후 지난 10년 동안 상어류가 법정 보호종으로 지정된 사례는 단 한건도 없는데요. 상어류는 영화 ‘죠스’ 이후에 ‘식인 상어’의 이미지가 강하게 박혀서, 퇴치해야 할 존재로만 인식되고 있습니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은 어떤 기준에 따라 선정되는지요. 한국의 환경부와 해양수산부가 법정 보호종을 지정할 때도 국제 기준을 따른다고 하는데요.

국제적 멸종위기종은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의 과학적 평가와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의 국제 거래 규제 기준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지정하고, 국가별로 이를 법률에 근거해 관리합니다. IUCN은 적색목록 기준에 따라 위급(CR, Critically Endangered, 단기간 내 멸종 가능성이 매우 높은 종), 위기(EN, Endangered, 가까운 미래에 멸종 위험이 높은 종), 취약(VU, Vulnerable, 중장기적으로 멸종 위험이 있는 종)종에 해당하는 상어류를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합니다. 한편, 멸종위기종의 국제거래 규제 기준은 CITES의 부속서에서 규정하는데요. 부속서 I(멸종위기에 처해 국제 거래가 원칙적으로 금지), 부속서 II(아직 멸종위기는 아니지만 거래 관리가 없으면 위험), 부속서 III(특정 국가가 보호 요청한 종)에 포함된 종 모두가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규정됩니다.


작년 2025년, 국제 협약에 근거해 상어류가 국제적 멸종위기종에 대거 포함되었다고 하는데요. 어떤 내용이죠.

2025년 CITES 제20차 당사국총회에서는 상어류가 부속서 I, II에 대거 포함되어 국제 거래 규제가 강화되었습니다. 주요 상업적 이용 종들이 포함되었고, 지느러미·고기·간유 등의 국제 거래가 허가제 하에 관리되는데요. 고래상어와 쥐가오리과 전종이 부속서 I(국제거래 전면 금지)에 포함되었고, 망치상어류(Sphyrnidae과에 속하는 상어. Hammerhead sharks, 귀상어)와 청상아리, 마코상아류가 부속서 II(거래는 가능하지만 반드시 CITES 허가서 필요, 지속 가능한 수준에서만 허용)에 포함되었습니다. 특히 청상아리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어획되는 상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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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TES에 등재된 상어류 73종 @Wildlife Conservation Society


국제적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아시아 국가뿐 아니라 유럽 국가의 상어고기 소비가 상어 개체수의 급격한 감소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지난 50년간 전 세계 상어 개체수는 약 71% 감소했는데요. 그러나 지금도, 상어고기 국제 무역은 수익성이 좋은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2022년 그린피스가 발간한 <낚싯바늘에 걸린 상어 Hooked on Sharks>를 보면 상어고기의 수출과 수입 최대국은 유럽입니다. 2020년 기준 상위 10대 상어 수출국가(무게 기준)는 스페인, 포로투갈, 인도네시아, 미국, 나마비아 순이고요. 상위 10대 상어 수입국가는 브라질, 스페인, 포르투갈, 중국, 이탈리아 순입니다. 한국은 세계 8대 상어 수입국가이고요. 스페인과 포로투갈 등 EU 국가 어선이 북대서양 상어 남획의 중심에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 보고서는 EU 정책 결정자들이 해양 건강보다 산업 이익을 우선시한다고 비판합니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은 제주도 상어를 기록하는 ‘상어 기록단’ 활동을 올해 시작했죠. 소개해 주시죠.

상어류의 제주도 분포 현황과 주요 서식지에 대한 조사와 평가 자료는 전무한 상황인데요.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은 올해, ‘상어 기록단’을 발족했습니다. 제주도민의 해양문화에서 상어의 존재는 어떠한지, 기후위기가 일상화된 제주 바다에 상어류의 출몰 양상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또 상어류의 해양생태계의 영향은 어떠한지 등을 기록하게 됩니다. 기존 문헌과 언론보도를 검토하고, 상어 관련 어민, 해녀, 상인과 수협 경매인, 연구자, 선주 등을 만날 계획입니다. 활동 소식을 곧, 전해드리겠습니다.


네, 오늘은 한반도 연안과 제주 바다의 상어 출현 현황과 국제적인 보호조치 등을 살펴봤는데요. 상어는 해양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이며 생태계 균형을 유지하는 핵심적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앞으로, 바다는 더욱 뜨거워지고 상어의 출현은 빈번해질텐데요. 기후위기의 시대에 “상어와 함께 슬기롭게 살아가기”도 생각해봤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의 윤상훈 전문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 포스팅은 3월 23일, 제주 MBC 라디오 <오늘의 시선>에서 정유진 아나운서와 윤상훈 파란 전문위원이 제주와 한반도의 상어에  관해 나눈 대화 전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