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의 바다소식]성산일출봉의 바닷속에 ‘독립문’이 있다고?

파래
2026-05-21
조회수 206

성산일출봉의 바닷속에 ‘독립문’이 있다고?


천연기념물 제420호 성산일출봉은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리에 있다. 성산일출봉 99개 봉우리는 ‘마치 왕관 모양의 성채’와 같은 모습인데, ‘성산(城山) 오름’이라는 이름은 ‘성이 서 있는 오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성산일출봉은 신석기시대 중기인 약 5,000년 전에 바다에서 분출하고, 그 영향으로 신양리층이 퇴적되고, 육계사주와 해안 사구의 해안지형이 순차적으로 발생하였다. 성산일출봉의 가파른 절벽은 강한 파도와 바람에 의한 침식의 결과인데, 이런 수직의 해식애는 성산일출봉 외벽을 이루며 바닷속까지 이어진다. 유네스코는 지질학적, 경관적 가치를 인정하여 성산일출봉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하였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제주대산학협력단, 자연유산보전협회, <세계자연유산 해저 지질 조사 및 가치 발굴 연구용역보고서>, 2022.), 성산일출봉의 동쪽 580미터 이격된 바닷속에서 6,700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수중 분화구가 새롭게 발견되었다. 해저 분화구는 직경 600미터의 원형 분화구 중심부와 이를 둘러싼 폭 120~200미터 응회암층으로 이뤄져 있다. 해저 분화구는 주변 해저에서 30~35미터 정도 높이로 돌출되어 있는데, 이곳에는 랍스터 케이브, 그랜드케니언, 독립문, 불상, 윗자리여 등 다양한 다이빙 포인트가 위치해 있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의 ‘산호 탐사대 운영진’은 성산일출봉의 해저 분화구 일대의 산호를 기록하고자 모였다. 여기에서는 성산일출봉 바닷속의 몇몇 수중 포인트와 산호에 대해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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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 해역 주요 다이빙 포인트 | 출처 : 성산 블루버블다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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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에서 바라 본 성산일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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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 바닷속 해저 분화구(빨간색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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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 조사에 참여한 파란 산호탐사대 운영진


1. 랍스터 케이브

랍스터 케이브 포인트는 과거에 대형 닭새우가 바닷속 용암 지형 곳곳에 대규모로 서식하던 곳이다. 그만큼 수중 지형이 복잡한 곳이다. 수중 분화구와 이후 폭발한 성산 일출봉의 용암이 겹치는 지형이며, 거친 바람과 파도에 무너진 주상절리대는 바닷속에 그대로 쌓이면서 복잡한 암반 지형과 수중 동굴지대를 형성하였다. 랍스터 케이브는 여러 개의 수중 동굴이 미로처럼 연결된 지역으로 경관적으로 상당히 뛰어나다. 한 명의 다이버가 통과할만한 좁은 동굴을 지나면 대광장 같은 너른 수중 웅덩이가 나타나고 보랏빛 민가시산호 군락을 지나면 연산호 꽃밭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자바리와 같은 대형 어류뿐 아니라 조그만 쏠종개 무리의 은신처로도 적합하다.

햇볕이 잘 드는 수심 10미터 이내는 감태 군락이 잘 형성되어 있다. 수심 10미터에서 25미터 권역은 분홍바다맨드라미, 큰수지맨드라미, 가시수지맨드라미와 각종 미기록 연산호 군락이 큰 규모로 존재한다. 특히 무너진 수중 암반 가득히 민가시산호 군락이 있는데, 제주에서 이 정도 규모의 민가시산호 군락은 찾아보기 어렵다. 향후 성산일출봉의 민가시산호 군락에 대한 정밀조사와 보전 조치가 요청된다. 연산호류와 가시산호류 군락 사이에 천연기념물 해송과 긴가지해송이 자리를 잡고 있으며, 노랑과 주황색의 각종 뿔산호류가 아름다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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뿔산호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종분류는 골편과 폴립 구조를 현미경으로 관찰해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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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총산호류

해송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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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수지맨드라미

미기록 수지맨드라미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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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민가시산호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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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가시산호의 가운데에 개오지 하나가 붙어 있다.



2. 독립문

독립문 포인트는 성산일출봉 바닷속에 위치한 대형 아치이다. 랍스터 케이브처럼 좁은 수중 동굴을 지나면 주변의 큰 여 사이에 다이버 10명 이상도 족히 들어갈 만한 대형 아치 지형이 나타난다. 독립문 포인트의 바닥은 큰 바윗돌이 깔려 있고, 복잡한 지형 사이에는 닭새우와 자바리가 곧잘 발견된다. 독립문 포인트 주변의 수심 10미터 이내는 큰수지맨드라미 군락이 감태 군락과 함께 잘 어우러져 있고, 다양한 해송류가 곳곳에서 확인된다. 각종 연산호류, 꽃총산호, 뿔산호류가 서식하고 특히, 빨강바다딸기도 확인할 수 있다. 바닥 지형에는 호리병말미잘, 큰산호말미잘, 담홍말미잘도 확인된다.

독립문 포인트 주변에는 큰 수중여가 잘 형성되어 있는데, 대형 그물이 수중여를 넓고 길게 감싸고 있다. 낚싯줄이 꽃총산호를 감싸는 곳도 있다. 어구 폐기물 사이로 자색수지맨드라미, 해송과 긴가지해송 등 법정보호종 다수가 발견된다. 시급히 제거해야 할 것이다. 세계자연유산을 보전, 관리하는 세계유산본부가 독립문 주변의 수중 폐기물 현황을 조사하고 지역 다이버와 함께 버려진 대형 그물 등을 처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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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문’이라 명명된 대형 수중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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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문 포인트에서 확인한 자망그물과 기타 폐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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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바다딸기
담홍말미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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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꽃말미잘
융단열말미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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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산호말미잘
호리병말미잘



3. 윗자리여

성산일출봉이 폭발하면서 흘러내린 용암은 천천히 굳어 시루떡 모양이 겹쳐진 수중 직벽을 형성하였다. 윗자리여는 바닥 수심이 20미터 정도의 암반 지형이다. 물색이 맑아 밝은 날은 햇볕이 잘 들고, 수면에서 수심 20미터 전후까지 대형 갈조류인 감태 군락이 잘 발달해 있다. 20미터 전후의 수중 암반에는 각종 해면류를 비롯해 큰수지맨드라미, 밤수지맨드라미, 해송과 긴가지해송 등 해송류, 각종 진총산호류가 서식하고 특히, 보랏빛의 가시산호류는 국내 최대의 서식지로 추정되는 곳으로 정밀 조사가 요청된다. 민가시산호류는 수중 직벽의 경사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데 태양 빛을 받으면 황홀하게 아름답다. 윗자리여 암반 곳곳에 큰산호말미잘, 거품돌산호가 서식한다. 또한, 빛단풍돌산호가 곳곳에 발견되었는데, 향후 열대성 산호류의 서식지 확장을 모티터링할 필요가 있다.

세계유산본부는 2022년 성산일출봉 일대의 해송류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천연기념물 해송 및 긴가지해송의 제주특별자치도 연안 해역 내 분포 현황 및 실태조사, 2022.8.). 연구 용역팀은 성산일출봉 해역 총 1,388m, 약 5,552㎡의 면적에서 해송 35개체, 긴가지해송 73개체를 확인하였다. 특히 지금까지 확인된 가장 큰 긴가지해송이 이곳, 윗자리여에 있는데, 체고 170cm, 체장 72cm인 개체이다. 자리돔과 줄도화돔 무리가 해송류에 자리를 잡고 있고, 몇몇 진총산호류에는 담홍말미잘이 부착되어 있다. 쥐돔, 거북복, 강담돔, 나비고기, 파랑돔과 같은 아열대 어류가 쉽게 발견되는데 기후위기가 초래한 수온 상승의 영향에 따른 어류 변화를 추적하기 좋은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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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자리여에 자리잡은 제주 최대 크기의 긴가지해송(천연기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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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일출봉 바닷속은 서귀포 해역 최대의 민가시산호류 군락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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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진총산호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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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진총산호류


글: 윤상훈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