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환경의 날이었던 어제(6월 5일) 오후3시, 제주소통협력센터 5층에서는 해양보호구역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제주도의회 해양산업발전포럼이 공동으로 준비한 이번 토론회 주제는 '서귀포 문섬 천연보호구역 내 관광잠수함 운항 논란과 이후의 과제'입니다.
2022년 6월 녹색연합1은 서귀포 관광잠수함 운항구역인 문섬 북쪽면 동서 150m, 수심 0~35m 조사 결과를 토대로 문섬 일대 암반과 산호 군락의 훼손이 심각하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언론보도 이후 공동 조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의 정밀 조사를 통해 잠수함 운항으로 인한 문섬 훼손이 공식 확인되었고, 이후 국가유산청(당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위원회는 관광잠수함 운항 재허가 심의에서 '운항 불허' 결정을 내립니다. (2023.12)

관광잠수함으로 인한 문섬 훼손 조사 발표 기자회견 모습(2022.6) Ⓒ파란 | 
문섬 북쪽면 암반 훼손 모습, 동서 방향으로 잠수함에 긁힌 자국이 선명하다 Ⓒ파란 |

출처: 천연기념물 제주연안 연산호 군락 내 해저지형분석 및 수중환경조사보고서(2022.12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
35년 만에 관광 잠수함 운항이 중단되었고, 최근 관광 잠수함 업체인 (주)대국해저관광은 잠수함 운항 경로를 축소하고 시설물을 보완 운영하겠다는 신청서를 제출하여 '조건부 허가'(6개월 한시 허가, 3개월 이후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한시 허가 계속 여부 검토/ 2024.4.24)를 받았습니다. 5월 말부터 운항이 재개된 상황입니다. 파란은 서귀포 관광 잠수함 운항 논란과 관련하여 '해양보호구역' 이라는 공간을 둘러싸고, 이용·개발 수요와 보호 조치가 충돌할 때 어떻게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지, 정책적 과제는 무엇인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번 토론회를 열게 되었습니다.
토론회는 소개, 여는 인사, 기조 발제, 지정토론자 발표, 플로어 토론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기조 발제를 시작한 김미주 연구원(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환경공간연구실)은 해양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한 관리도구로서 MPA(Marine Protected Area, 해양보호구역)와 그 현황, 2030년까지 전 지구 육상 및 해양 면적의 각각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거나 관리하기로 한 국제사회의 약속(30by30)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현재 국내 해양보호구역은 2%가 채 안되기에 소규모 연안에 집중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대형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추진하여 30%까지 대폭 확대하려는 정부 계획에 대해서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문섬이 겹겹의 보호구역(문화재청의 천연기념물, 해양수산부의 해양생태계보호구역, 제주도의 서귀포해양도립공원 등)으로 지정된 사실, 해양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뛰어나 높은 학술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생물종 데이터를 통해 제시하였습니다. 에머지 평가법, 선택실험법 등을 통해 실시한 문섬 주변 해역의 가치평가 사례도 흥미로웠습니다. 보호구역에 새로운 관리 제도를 도입할 때, '문섬 해양보호구역을 관리하는 제도(섬 휴식제, 보전교육, 인원 제한, 비용 부담 등)에 대한 선호 조사' 사례를 참고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해양보호구역 확대와 관리에 관한 정책방향을 발표한 김미주연구원 Ⓒ파란 | 
서귀포 관광잠수함 사례와 정책 과제를 발표한 윤상훈 전문위원 Ⓒ파란 |
두 번째 기조 발제로 윤상훈 전문위원(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이 '서귀포 관광잠수함 사례를 통해 본 천연보호구역 관리 현황과 과제'를 발표하였습니다. 관광 잠수함 운항으로 인한 문섬 수중 암반과 산호 군락의 훼손에 조사 상황(2022.6)과 훼손 면적, 이후 쟁점에 대해 짚었습니다. 최근 관광 잠수함 운항이 '조건부 허가'된 국가유산청(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결정에 대해 "2023년 12월, 문화재위원회가 언급한 관광 잠수함 운항 불허의 사유가 투명하게 해소되었는지 엄격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섬·범섬 천연보호구역'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보호구역 카테고리의 Ⅰa로 등재된 ‘엄정 보호구역’이라는 사실을 지적하며, IUCNⅠa지역은 생물다양성과 지형적 특징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하게 지정한 곳으로 인간의 방문과 이용, 영향이 엄정하게 통제되고 제한되어야 할 지역이라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해양보호구역 관리를 위해 ▲해양보호구역 기본법 제정, ▲IUCN 혹은 MPA 가이드(국제기준)에 따른 해양보호구역 카테고리 도입, ▲해양시민과학자 양성과 모니터링, ▲법정보호종 '산호충류'를 중심으로 해양보호구역 확대, ▲제주 최초, 해양보호구역 방문객센터 건립 등을 정책 과제로 제안하였습니다.
두 명의 발제를 마친 후 김연순 이사장(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이 좌장을 맡아 지정토론자들의 의견을 듣고, 플로어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우선 2년간 문섬 관광잠수함 논란을 취재한 뉴제주일보의 이창준 기자는 지역 경제도 중요하지만, 세계적으로 보존 가치가 매우 높은 문섬 일대 훼손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 일회성 소식 전달이 아닌 지속적 보도를 하게 되었다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또한, 관광 잠수함 업체인 (주)대국해저관광에 기존 프레임을 깨고 보다 진취적 방안을 찾아 사회적 책임감을 갖춰주길 요청했습니다.

토론회의 발제자, 토론자, 좌장 등 Ⓒ파란
전재경 의장(에코다이빙네트워크)은 에코다이빙네트워크 조사팀의 조사에 따르면, 잠수함 운항이 중단된 5개월 동안 소음과 진동이 사라진 후 문섬 수중생태계는 놀라울 만큼 복원력을 보인 사실을 전했습니다. 또한 절벽에서 떨어져 해저에 수직 낙하하였다가 수직 상승하는 하와이 관광 잠수함 사례를 언급하며, 관광 잠수함 업체의 영업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환경단체와 잠수함 업체의 대립구도는 적절치 않으며,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여 바다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해양보호구역 관리 제도 개선에 대한 실용적 접근 방안으로 생태계 서비스 평가제 도입, 해양보호구역 기본법보다는 일반법을 제정하는 것이 적절하겠는 점도 밝혔습니다.
김지훈 이사((주)대국해저관광)는 관광 잠수함 운항 불허 조치 이후 문제해결을 위한 기업의 프레임 전환 노력에 대해 발표하였습니다. 보존의 시선으로 문제 인식을 다시하고, 문제해결 방안으로 해저지형조사를 통한 운항구역도 제작, 산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산호밀집구간을 운항코스에서 제외, 잠수정 좌우 양측 현창에 카메라를 설치하여 조타실에서 사각지대를 확인할 수 있게 한 점 등을 밝히며 '생태 관광'의 수단이자 '제주 바다지킴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정토론자 중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수산국의 김종수 과장은 해양보호구역을 둘러싼 제주도의 관리 계획(해양정화, 인식증진) 사업과 배정된 예산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윤상훈 전문위원의 제안(해양보호구역 관리를 위한 정책 과제)의 일부는 해양수산부와 협의가 필요한 내용이 있어 당장 답변은 어렵다면서도, 시민과학자들의 양성· 산호서식지에 대한 보호구역 확대 노력에 대한 공감을 표했습니다. 또한 현재 건설 중인 해양레저체험센터의 용도 변경 제안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며, 센터 내 일부 공간을 모니터링 및 해양보호구역 관리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세계유산본부 자연문화재과의 허정환 과장은 자연유산에 대한 '보호와 규제'도 중요하지만, '현명한 이용과 활용' 방안에 모색이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하였습니다.

해양수산부, 국가유산청, 제주도, 유네스코 등 겹겹의 국내외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서귀포 문섬 전경 Ⓒ파란
이어진 플로어 토론에서는 문섬 공간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잘 이용, 관리하고 있었는데 토론회 현장에서는 '보호'가 강조되어 마치 원시림처럼 만들자는 이야기 중심이어서 우려된다는 의견, 이 사태를 만든 핵심은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면서 '개발, 이용'을 가능하게 하는, 모순되고 일관성 없는 정책을 진행하는 행정임을 지적하는 의견 등이 제시되어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문섬 내 관광 잠수함은 변경된 노선과 항법으로 다시 운항을 재개했고, 변경된 방식을 준수하는 지와 그 효과, 훼손된 암반과 산호 군락 복원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토론회는 서귀포 문섬처럼 현재 지정되어있는 해양보호구역을 포함, 향후 해양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위해 대폭 확대 지정될 보호구역이 그 취지대로 잘 관리되려면, 기존 공간 사용자들과의 마찰, 긴장이 생길 수 있는데 어떤 정책을 만들고 운영해야 할지 모색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토론회를 함께 준비한 제주도의회 송창권 의원(제주해양산업발전포럼 대표)은 "아름다운 제주의 해양 환경이 지속가능하면서 그 가치를 많은 이들이 향유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 과제를 논의하는 의미있는 자리였다"며, "제주 바다를 사랑하는 마음은 모두 같을테니, 앞으로도 모색과 합의를 통해 갈등을 넘어 진전된 대안을 함께 만들자"고 하였습니다.
바다를 둘러싼 공간엔 다양한 이해 관계와 시선, 모순된 정책이 어지럽게 섞여있고,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하는 과정은 더디지만, '제주 바다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모여 모색하다 보면 빛나는 답을 하나씩 얻게 되리라 생각하는 자리였습니다. 제주 해양보호구역을 둘러싼 정책적 과제를 짚어보는 토론회는 이후에도 두 차례 더 진행될 예정입니다.

토론회 참석자 기념 사진 Ⓒ파란
글: 신수연
토론회 현장 사진: 안창현
1. 서귀포 관광잠수함 운항으로 인한 문섬 훼손 사실을 발표한 당시 녹색연합 해양생태팀이 주축이 되어 현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을 창립하였습니다.
세계 환경의 날이었던 어제(6월 5일) 오후3시, 제주소통협력센터 5층에서는 해양보호구역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제주도의회 해양산업발전포럼이 공동으로 준비한 이번 토론회 주제는 '서귀포 문섬 천연보호구역 내 관광잠수함 운항 논란과 이후의 과제'입니다.
2022년 6월 녹색연합1은 서귀포 관광잠수함 운항구역인 문섬 북쪽면 동서 150m, 수심 0~35m 조사 결과를 토대로 문섬 일대 암반과 산호 군락의 훼손이 심각하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언론보도 이후 공동 조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의 정밀 조사를 통해 잠수함 운항으로 인한 문섬 훼손이 공식 확인되었고, 이후 국가유산청(당시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분과위원회는 관광잠수함 운항 재허가 심의에서 '운항 불허' 결정을 내립니다. (2023.12)
관광잠수함으로 인한 문섬 훼손 조사 발표 기자회견 모습(2022.6) Ⓒ파란
문섬 북쪽면 암반 훼손 모습, 동서 방향으로 잠수함에 긁힌 자국이 선명하다 Ⓒ파란
출처: 천연기념물 제주연안 연산호 군락 내 해저지형분석 및 수중환경조사보고서(2022.12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
35년 만에 관광 잠수함 운항이 중단되었고, 최근 관광 잠수함 업체인 (주)대국해저관광은 잠수함 운항 경로를 축소하고 시설물을 보완 운영하겠다는 신청서를 제출하여 '조건부 허가'(6개월 한시 허가, 3개월 이후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한시 허가 계속 여부 검토/ 2024.4.24)를 받았습니다. 5월 말부터 운항이 재개된 상황입니다. 파란은 서귀포 관광 잠수함 운항 논란과 관련하여 '해양보호구역' 이라는 공간을 둘러싸고, 이용·개발 수요와 보호 조치가 충돌할 때 어떻게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지, 정책적 과제는 무엇인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번 토론회를 열게 되었습니다.
토론회는 소개, 여는 인사, 기조 발제, 지정토론자 발표, 플로어 토론 순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기조 발제를 시작한 김미주 연구원(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환경공간연구실)은 해양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한 관리도구로서 MPA(Marine Protected Area, 해양보호구역)와 그 현황, 2030년까지 전 지구 육상 및 해양 면적의 각각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거나 관리하기로 한 국제사회의 약속(30by30)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현재 국내 해양보호구역은 2%가 채 안되기에 소규모 연안에 집중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대형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추진하여 30%까지 대폭 확대하려는 정부 계획에 대해서도 확인하였습니다.
또한 문섬이 겹겹의 보호구역(문화재청의 천연기념물, 해양수산부의 해양생태계보호구역, 제주도의 서귀포해양도립공원 등)으로 지정된 사실, 해양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뛰어나 높은 학술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도 생물종 데이터를 통해 제시하였습니다. 에머지 평가법, 선택실험법 등을 통해 실시한 문섬 주변 해역의 가치평가 사례도 흥미로웠습니다. 보호구역에 새로운 관리 제도를 도입할 때, '문섬 해양보호구역을 관리하는 제도(섬 휴식제, 보전교육, 인원 제한, 비용 부담 등)에 대한 선호 조사' 사례를 참고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해양보호구역 확대와 관리에 관한 정책방향을 발표한 김미주연구원 Ⓒ파란
서귀포 관광잠수함 사례와 정책 과제를 발표한 윤상훈 전문위원 Ⓒ파란
두 번째 기조 발제로 윤상훈 전문위원(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이 '서귀포 관광잠수함 사례를 통해 본 천연보호구역 관리 현황과 과제'를 발표하였습니다. 관광 잠수함 운항으로 인한 문섬 수중 암반과 산호 군락의 훼손에 조사 상황(2022.6)과 훼손 면적, 이후 쟁점에 대해 짚었습니다. 최근 관광 잠수함 운항이 '조건부 허가'된 국가유산청(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결정에 대해 "2023년 12월, 문화재위원회가 언급한 관광 잠수함 운항 불허의 사유가 투명하게 해소되었는지 엄격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문섬·범섬 천연보호구역'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보호구역 카테고리의 Ⅰa로 등재된 ‘엄정 보호구역’이라는 사실을 지적하며, IUCNⅠa지역은 생물다양성과 지형적 특징을 보호하기 위해 특별하게 지정한 곳으로 인간의 방문과 이용, 영향이 엄정하게 통제되고 제한되어야 할 지역이라는 사실을 강조했습니다. 또한, 해양보호구역 관리를 위해 ▲해양보호구역 기본법 제정, ▲IUCN 혹은 MPA 가이드(국제기준)에 따른 해양보호구역 카테고리 도입, ▲해양시민과학자 양성과 모니터링, ▲법정보호종 '산호충류'를 중심으로 해양보호구역 확대, ▲제주 최초, 해양보호구역 방문객센터 건립 등을 정책 과제로 제안하였습니다.
두 명의 발제를 마친 후 김연순 이사장(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이 좌장을 맡아 지정토론자들의 의견을 듣고, 플로어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우선 2년간 문섬 관광잠수함 논란을 취재한 뉴제주일보의 이창준 기자는 지역 경제도 중요하지만, 세계적으로 보존 가치가 매우 높은 문섬 일대 훼손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 일회성 소식 전달이 아닌 지속적 보도를 하게 되었다는 소회를 밝혔습니다. 또한, 관광 잠수함 업체인 (주)대국해저관광에 기존 프레임을 깨고 보다 진취적 방안을 찾아 사회적 책임감을 갖춰주길 요청했습니다.
토론회의 발제자, 토론자, 좌장 등 Ⓒ파란
전재경 의장(에코다이빙네트워크)은 에코다이빙네트워크 조사팀의 조사에 따르면, 잠수함 운항이 중단된 5개월 동안 소음과 진동이 사라진 후 문섬 수중생태계는 놀라울 만큼 복원력을 보인 사실을 전했습니다. 또한 절벽에서 떨어져 해저에 수직 낙하하였다가 수직 상승하는 하와이 관광 잠수함 사례를 언급하며, 관광 잠수함 업체의 영업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한다고 지적하였습니다. 환경단체와 잠수함 업체의 대립구도는 적절치 않으며,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여 바다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하였습니다. 해양보호구역 관리 제도 개선에 대한 실용적 접근 방안으로 생태계 서비스 평가제 도입, 해양보호구역 기본법보다는 일반법을 제정하는 것이 적절하겠는 점도 밝혔습니다.
김지훈 이사((주)대국해저관광)는 관광 잠수함 운항 불허 조치 이후 문제해결을 위한 기업의 프레임 전환 노력에 대해 발표하였습니다. 보존의 시선으로 문제 인식을 다시하고, 문제해결 방안으로 해저지형조사를 통한 운항구역도 제작, 산호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산호밀집구간을 운항코스에서 제외, 잠수정 좌우 양측 현창에 카메라를 설치하여 조타실에서 사각지대를 확인할 수 있게 한 점 등을 밝히며 '생태 관광'의 수단이자 '제주 바다지킴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정토론자 중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수산국의 김종수 과장은 해양보호구역을 둘러싼 제주도의 관리 계획(해양정화, 인식증진) 사업과 배정된 예산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윤상훈 전문위원의 제안(해양보호구역 관리를 위한 정책 과제)의 일부는 해양수산부와 협의가 필요한 내용이 있어 당장 답변은 어렵다면서도, 시민과학자들의 양성· 산호서식지에 대한 보호구역 확대 노력에 대한 공감을 표했습니다. 또한 현재 건설 중인 해양레저체험센터의 용도 변경 제안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며, 센터 내 일부 공간을 모니터링 및 해양보호구역 관리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세계유산본부 자연문화재과의 허정환 과장은 자연유산에 대한 '보호와 규제'도 중요하지만, '현명한 이용과 활용' 방안에 모색이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하였습니다.
해양수산부, 국가유산청, 제주도, 유네스코 등 겹겹의 국내외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서귀포 문섬 전경 Ⓒ파란
이어진 플로어 토론에서는 문섬 공간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잘 이용, 관리하고 있었는데 토론회 현장에서는 '보호'가 강조되어 마치 원시림처럼 만들자는 이야기 중심이어서 우려된다는 의견, 이 사태를 만든 핵심은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면서 '개발, 이용'을 가능하게 하는, 모순되고 일관성 없는 정책을 진행하는 행정임을 지적하는 의견 등이 제시되어 논의를 이어갔습니다.
문섬 내 관광 잠수함은 변경된 노선과 항법으로 다시 운항을 재개했고, 변경된 방식을 준수하는 지와 그 효과, 훼손된 암반과 산호 군락 복원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토론회는 서귀포 문섬처럼 현재 지정되어있는 해양보호구역을 포함, 향후 해양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위해 대폭 확대 지정될 보호구역이 그 취지대로 잘 관리되려면, 기존 공간 사용자들과의 마찰, 긴장이 생길 수 있는데 어떤 정책을 만들고 운영해야 할지 모색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토론회를 함께 준비한 제주도의회 송창권 의원(제주해양산업발전포럼 대표)은 "아름다운 제주의 해양 환경이 지속가능하면서 그 가치를 많은 이들이 향유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 과제를 논의하는 의미있는 자리였다"며, "제주 바다를 사랑하는 마음은 모두 같을테니, 앞으로도 모색과 합의를 통해 갈등을 넘어 진전된 대안을 함께 만들자"고 하였습니다.
바다를 둘러싼 공간엔 다양한 이해 관계와 시선, 모순된 정책이 어지럽게 섞여있고,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하는 과정은 더디지만, '제주 바다를 사랑하는' 많은 이들이 모여 모색하다 보면 빛나는 답을 하나씩 얻게 되리라 생각하는 자리였습니다. 제주 해양보호구역을 둘러싼 정책적 과제를 짚어보는 토론회는 이후에도 두 차례 더 진행될 예정입니다.
토론회 참석자 기념 사진 Ⓒ파란
글: 신수연
토론회 현장 사진: 안창현
1. 서귀포 관광잠수함 운항으로 인한 문섬 훼손 사실을 발표한 당시 녹색연합 해양생태팀이 주축이 되어 현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을 창립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