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2024년 4월 23일~29일) 캐나다 오타와에서는 플라스틱 국제협약의 내용을 결정하는 '제4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4)'가 열리고 있다. 올해 11월 우리나라 부산에서 마지막 5차회의(INC-5)를 거쳐 세부논의를 끝내고, 최종 협약 성안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이다. 정부간 협상이 끝나면 내년 유엔 전권외교회의를 통해 협약이 채택될 전망이다.
한 해 바다에 흘러드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약 1,000만 톤에서 2,000만 톤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기 위해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주기에 걸쳐 규제를 만들기 위한 '구속력을 갖춘 국제협약'을 만들기로 합의했다.(2022년 3월, 제5차 유엔환경총회, 175개국 만장일치로 결의안 통과)
유엔환경총회는 해양 쓰레기 문제로 촉발된 플라스틱 협약이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파리협약(2015년) 이후 최대 규모의 환경협약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2024년, 국제사회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만들 수 있을지, 쟁점과 과제를 살펴보자.

ⓒ Global Plastics Outlook
플라스틱 생산량, 2060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은 6배, 아시아 국가들은 3배 더 증가
전 세계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00년 2억 4,300만 톤에서 2019년 4억 6,000만 톤으로 증가했다. 현 추세라면 2060년 플라스틱 생산량은 12억 3,100만 톤에 이른다. 플라스틱 사용량은 신흥경제국에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은 6배, 아시아 국가들은 3배 더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주목할 점은 현 입법과 감축 계획이 모두 실행되더라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40년까지 8% 감소에 그친다는 지적이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22 글로벌 플라스틱 전망보고서')
생산 단계에 규제 도입 여부가 주요 쟁점
플라스틱은 생산부터 폐기 단계까지 전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폐플라스틱은 오랫동안 썩지 않고 지구 환경과 생물다양성, 건강을 해친다. 플라스틱 오염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에서는 모두 동의하나, 플라스틱 오염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에 대해서는 국가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정부간협상위원회(INC)'는 플라스틱 국제협약의 세부 규제와 이행 및 재원 방안에 대한 국가간 이견을 조율하는 자리이다. 1차 INC 회의에서는 생산부터 폐기까지 플라스틱 '전 주기'에 걸쳐 '인간 건강과 환경 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자고 합의했다. 하지만 2차 INC 회의 결과(협약 초안, 2023년 9월) 발표 이후 산유국과 개발도상국에서 '전 주기' 개념을 수정하고, 생산단계 규제를 삭제할 것을 주장했다. 결국 3차 INC 회의는 협약 초안보다 후퇴하거나 많은 의견이 추가된 상황으로 종료되었다.
플라스틱 생산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제한하자는 입장(유럽연합, 영국, 노르웨이, 캐나다 등)과 생산 감축보다는 폐기물 '재활용' 우선을 주장하는 입장(미국, 일본, 중국, 인도 등), 플라스틱 소재 규제에 대한 내용 삭제를 요구하는 산유국(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의 입장이 나뉜다. 특히 1차 플라스틱 폴리머 규제, 생산 중 배출되는 유해화학물질 규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등 생산단계 규제 도입이 주요한 쟁점이다.
법적 구속력을 갖춘 국제협약 vs 국가별 자발적 목표 수립
이외에도 유럽연합과 아프리카 등 135개국은 모든 국가에 동등하게 적용되는 법적 구속력을 갖춘 국제협약을 지지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 등은 국가별 자발적 목표 수립을 지지한다.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는 목표 연도를 2040년으로 지정하자는 대다수 국가들과 달리 산유국들은 협약에 목표 시기를 명시하는 것에 반대한다.
협상 최종 회의는 부산에서 개최, 한국 정부의 생산 감축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지 않아
한국의 입장은 어떠할까. 한국은 플라스틱 국제협약 결의안이 통과되면서 출범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야심찬 목표연합(High Ambition Coalition to End Plastic Pollution·HAC)에 가입했고, 협상 최종회의가 될 INC 5차 회의를 부산에 유치하는 등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플라스틱 생산 감축에 대해 한국 정부는 '입장이 명확하지 않다'.
한국은 석유화학 강국이며 플라스틱 다소비, 다수출 국가이다. 중국, 미국, 독일, 인도에 이어 '플라스틱 생산 5위' 국가이다. 그렇기에 생산 감축 조항에 대해서는 산업에 미칠 여파를 우려해 일률적 규제 신설에 신중한 접근을 하겠다며, 열분해 등 화학적 재활용과 생분해성 플라스틱 같은 사후 관리에 무게를 둔 해결책을 강조하고 있다. 화학 공정을 통해 폐플라스틱을 원료 상태로 되돌리는 화학적 재활용은 그 과정에서 화학물질이 배출되고, 에너지 소모로 인한 온실가스가 배출되어 '재활용'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도 충돌한다.
플라스틱 유해성에 대한 연구, 과학적 근거 확보, 모니터링 필요
플라스틱 국제협약이 성공하기 위해 플라스틱 유해성에 대한 연구, 과학적 근거 확보, 모니터링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 문제에 대해 동의하지만, 플라스틱 자체를 금지해야 할 정도로 유해한지에 대해 입장이 갈리기 때문이다.


해변에 쌓인 플라스틱 쓰레기 ⓒ 파란 플라스틱 원료인 '너들', 해안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 에코오롯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만들자"던 야심찬 결의가 점점 약해지고 있는 지금, 다시 한번 결의의 시작점이 되었던 '해양 쓰레기' 문제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 바다에서 마주한 해양쓰레기,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국경이라는 경계를 넘어, 우리가 놓치고 있는 '연결'을 보여준다. 결국 본질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당초 결의대로 플라스틱 생산에 대한 규제와 전 주기에 대한 관리, 구속력있는 조항과 목표 시점을 명시한 협약을 만들어야한다. 인류세에 새겨진 우리의 생활과 산업을 바꾸어야 진짜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작성: 신수연
현재(2024년 4월 23일~29일) 캐나다 오타와에서는 플라스틱 국제협약의 내용을 결정하는 '제4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4)'가 열리고 있다. 올해 11월 우리나라 부산에서 마지막 5차회의(INC-5)를 거쳐 세부논의를 끝내고, 최종 협약 성안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이다. 정부간 협상이 끝나면 내년 유엔 전권외교회의를 통해 협약이 채택될 전망이다.
한 해 바다에 흘러드는 플라스틱 폐기물이 약 1,000만 톤에서 2,000만 톤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기 위해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주기에 걸쳐 규제를 만들기 위한 '구속력을 갖춘 국제협약'을 만들기로 합의했다.(2022년 3월, 제5차 유엔환경총회, 175개국 만장일치로 결의안 통과)
유엔환경총회는 해양 쓰레기 문제로 촉발된 플라스틱 협약이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파리협약(2015년) 이후 최대 규모의 환경협약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2024년, 국제사회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만들 수 있을지, 쟁점과 과제를 살펴보자.
ⓒ Global Plastics Outlook
플라스틱 생산량, 2060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은 6배, 아시아 국가들은 3배 더 증가
전 세계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00년 2억 4,300만 톤에서 2019년 4억 6,000만 톤으로 증가했다. 현 추세라면 2060년 플라스틱 생산량은 12억 3,100만 톤에 이른다. 플라스틱 사용량은 신흥경제국에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은 6배, 아시아 국가들은 3배 더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주목할 점은 현 입법과 감축 계획이 모두 실행되더라도 플라스틱 생산량은 2040년까지 8% 감소에 그친다는 지적이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022 글로벌 플라스틱 전망보고서')
생산 단계에 규제 도입 여부가 주요 쟁점
플라스틱은 생산부터 폐기 단계까지 전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폐플라스틱은 오랫동안 썩지 않고 지구 환경과 생물다양성, 건강을 해친다. 플라스틱 오염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에서는 모두 동의하나, 플라스틱 오염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에 대해서는 국가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정부간협상위원회(INC)'는 플라스틱 국제협약의 세부 규제와 이행 및 재원 방안에 대한 국가간 이견을 조율하는 자리이다. 1차 INC 회의에서는 생산부터 폐기까지 플라스틱 '전 주기'에 걸쳐 '인간 건강과 환경 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자고 합의했다. 하지만 2차 INC 회의 결과(협약 초안, 2023년 9월) 발표 이후 산유국과 개발도상국에서 '전 주기' 개념을 수정하고, 생산단계 규제를 삭제할 것을 주장했다. 결국 3차 INC 회의는 협약 초안보다 후퇴하거나 많은 의견이 추가된 상황으로 종료되었다.
플라스틱 생산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제한하자는 입장(유럽연합, 영국, 노르웨이, 캐나다 등)과 생산 감축보다는 폐기물 '재활용' 우선을 주장하는 입장(미국, 일본, 중국, 인도 등), 플라스틱 소재 규제에 대한 내용 삭제를 요구하는 산유국(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의 입장이 나뉜다. 특히 1차 플라스틱 폴리머 규제, 생산 중 배출되는 유해화학물질 규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등 생산단계 규제 도입이 주요한 쟁점이다.
법적 구속력을 갖춘 국제협약 vs 국가별 자발적 목표 수립
이외에도 유럽연합과 아프리카 등 135개국은 모든 국가에 동등하게 적용되는 법적 구속력을 갖춘 국제협약을 지지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 등은 국가별 자발적 목표 수립을 지지한다. 플라스틱 오염을 끝내는 목표 연도를 2040년으로 지정하자는 대다수 국가들과 달리 산유국들은 협약에 목표 시기를 명시하는 것에 반대한다.
협상 최종 회의는 부산에서 개최, 한국 정부의 생산 감축에 대한 입장은 명확하지 않아
한국의 입장은 어떠할까. 한국은 플라스틱 국제협약 결의안이 통과되면서 출범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야심찬 목표연합(High Ambition Coalition to End Plastic Pollution·HAC)에 가입했고, 협상 최종회의가 될 INC 5차 회의를 부산에 유치하는 등 플라스틱 오염 문제 해결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하지만 플라스틱 생산 감축에 대해 한국 정부는 '입장이 명확하지 않다'.
한국은 석유화학 강국이며 플라스틱 다소비, 다수출 국가이다. 중국, 미국, 독일, 인도에 이어 '플라스틱 생산 5위' 국가이다. 그렇기에 생산 감축 조항에 대해서는 산업에 미칠 여파를 우려해 일률적 규제 신설에 신중한 접근을 하겠다며, 열분해 등 화학적 재활용과 생분해성 플라스틱 같은 사후 관리에 무게를 둔 해결책을 강조하고 있다. 화학 공정을 통해 폐플라스틱을 원료 상태로 되돌리는 화학적 재활용은 그 과정에서 화학물질이 배출되고, 에너지 소모로 인한 온실가스가 배출되어 '재활용'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도 충돌한다.
플라스틱 유해성에 대한 연구, 과학적 근거 확보, 모니터링 필요
플라스틱 국제협약이 성공하기 위해 플라스틱 유해성에 대한 연구, 과학적 근거 확보, 모니터링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오염 문제에 대해 동의하지만, 플라스틱 자체를 금지해야 할 정도로 유해한지에 대해 입장이 갈리기 때문이다.
해변에 쌓인 플라스틱 쓰레기 ⓒ 파란 플라스틱 원료인 '너들', 해안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 에코오롯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만들자"던 야심찬 결의가 점점 약해지고 있는 지금, 다시 한번 결의의 시작점이 되었던 '해양 쓰레기' 문제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 바다에서 마주한 해양쓰레기,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국경이라는 경계를 넘어, 우리가 놓치고 있는 '연결'을 보여준다. 결국 본질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당초 결의대로 플라스틱 생산에 대한 규제와 전 주기에 대한 관리, 구속력있는 조항과 목표 시점을 명시한 협약을 만들어야한다. 인류세에 새겨진 우리의 생활과 산업을 바꾸어야 진짜 변화가 시작될 것이다.
작성: 신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