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은 지난 9월 26일~27일 이틀간 개최된 '2024 제주플러스 국제환경포럼'에 참석하였습니다. 환경부와 제주특별자치도가 개최하였고, ‘2040 플라스틱 제로를 위한 우리의 도전’이 포럼 주제였습니다. 국내외 환경 분야 전문가, NGO, 기업인이 모여 전 세계가 직면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각국의 순환경제 실현 방안과 국제 환경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신수연 파란 센터장은 포럼의 6세션인 '활동가와 함께하는 플라스틱 오염 해결 방안'에 참여하여, <생산 감축을 전제로 한 플라스틱 오염 규제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하였습니다.
출처: Plastic Soup Foundation, 'Plastic Facts & Figures'
전 세계 플라스틱 연간 생산량은 1950년 200만 톤에서 2021년 3억 9,100만 톤, 2022년에는 4억 톤으로 증가하였으며, 2050년 생산량은 2019년 대비 4배 증가한 14억 8천만 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2020년까지 전 세계에서 생산된 플라스틱 절반 이상(56%)이 2000년 이후에 생산된 것으로 파악되고요. 가볍고, 강하며, 가공이 용이하고, 저렴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산업 제품, 의료기기, 건축자재, 포장재, 대부분의 소비제품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UNEP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3억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매립·소각되거나 바다에 버려집니다.
영화 <플라스틱 차이나>의 한 장면 ⓒ CNEX
2016년 730만 톤(31억 달러)의 쓰레기를 수입하던, 세계 최대 쓰레기 수입국 중국이 쓰레기 수입 금지 조치(2018.1)를 시행하면서 우리 사회에 펼쳐진 쓰레기 대란, 매일 수거되어 매립 소각하고 수출하면서 눈앞에 보이지 않았을 때는 몰랐지만 쓰레기 대란이 있고 나서야 쓰레기는 존재감을 얻게 됩니다. 그제서야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어디로 갈까?'라는 질문이 던져졌고, 플라스틱에 기반한 사회의 문제에 대해서도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플라스틱은 탄소 기반 폴리머에 색상・유연성・안정성・발수성・난연성・자외선 저항성 등의 특성을 부여하기 위해 수천 가지 화학물질이 추가됩니다. 오랜 기간 썩지 않는 탓에 토양,수질, 대기가 오염되고 미세플라스틱까지 발생합니다. 과도한 플라스틱의 생산과 소비로 폐기물은 급증하고, 플라스틱을 제조・ 가공하는 과정은 물론 소비, 수거, 처리에 이르는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 Anita Drbohlav /WWF
플라스틱 폐기물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최종 도착지는 결국 바다 그리고 인간이 아닐지요. 파란에서도 바닷속 조사를 하다보면 침적 쓰레기와 폐어구에 얽힌 해양생물을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밧줄에 얽힌 천연기념물 해송, 통발에서 발견된 부러진 진총산호, 낚싯바늘에 걸려 죽은 푸른바다거북, 낚싯줄에 얽힌 갈매기와 새끼돌고래 종달이 등. 지난 8월 한국일보 특별취재팀은 '하와이 멸종위기종 연쇄 습격 사건... 한국 어부, 용의선상에'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었습니다. 정체 모를 플라스틱 원뿔이 하와이의 멸종위기종, 몽크물범을 습격하고 있었고 그 플라스틱 원뿔은 바로 동북아 어민이 장어를 잡기 위해 사용하는 통발이었습니다. 한국산 장어 통발이 쿠로시오 해류를 지나 태평양 쓰레기 지대를 지나 하와이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와이 멸종위기종 몽크 물범을 위협하는 한국산 장어 통발 (출처: Surfrider Foundation) | 통발 속에 부러진 진총산호류가 보인다 ⓒ 파란 |
낚싯줄에 걸린 종달이 ⓒ제주돌고래 긴급구조단 |
환경오염과 해양 생물 피해의 범인인 '플라스틱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은 다양하게 드러납니다. 해양보호구역, 갯벌, 주거지역 인근 바닷가에서 자발적으로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 활동, 해양쓰레기를 성상별로 분류하고 기록하는 활동, 일회용품을 거부할 권리를 외치며 다회용기 시스템 도입을 주장하는 캠페인, 생활기술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각종 전자제품 등의 '수리할 권리'의 법제화를 요구하는 캠페인, 도시의 빗물받이에 담배 꽁초를 버리지 않도록 도로 노면에 '바다의 시작' 문구를 써놓고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알리는 활동 등.
정부의 정책은 어떨까요? 2022년 10월 정부는 '전 주기 탈플라스틱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일회용품 감량, 온전한 재활용 확대, 재생원료 및 대체제 산업 육성, 국제사회 책무 이행(플라스틱 협약 대응) 등을 통해 2025년까지 폐플라스틱 발생량을 20% 감축(2021년 대비)하겠다는 목표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정책목표와 정반대로 엇갈린 행보를 보입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전국 의무화, 일회용품(비닐봉투,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사용 규제 정책 모두 철회(2023년 9월, 11월)하였습니다. 지자체의 관리 하에 자발적 참여에 기반한 지원 정책으로 전환하겠다고요. 탈 플라스틱 대책과 반대로 후퇴되고 있는 정책을 어떻게 봐야할까요?
현재 진행 중인 UN 플라스틱 국제 협약의 마지막 정부간협상위원회(INC)회의는 부산에서 개최됩니다. 우리 정부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 및 순환경제 전환을 선도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다짐을 밝힌 바 있고요. 하지만 정부는 그동안의 논의에서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에 입장을 밝히지 않거나 소극적 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정부에 플라스틱 규제를 강화하고 생산량 감축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출처: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
그동안 한국을 포함 대부분의 국가는 특정 플라스틱 품목의 사용 및 소비 이후의 재활용, 폐기 단계에 대한 정책을 주로 발표해왔습니다. 플라스틱 생산을 위해 화석 연료를 채굴하고, 운반 정제 과정 및 소비 이후 소각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 기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지요. 값싼 플라스틱 가격에는 토양 및 해양생태계, 인간 건강의 위해성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고려되지 않습니다.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쏟아져 나오는 플라스틱 수도꼭지를 반드시 잠궈야합니다. 생산량 감축, 재료 개선, 제품 대체, 소비 축소 등의 방안이 함께 시행되어야 합니다.
케냐에서 열린 유엔환경회의 회의장 앞에 설치된 조형물 (출처: 로이터 통신)
작성: 신수연
파란은 지난 9월 26일~27일 이틀간 개최된 '2024 제주플러스 국제환경포럼'에 참석하였습니다. 환경부와 제주특별자치도가 개최하였고, ‘2040 플라스틱 제로를 위한 우리의 도전’이 포럼 주제였습니다. 국내외 환경 분야 전문가, NGO, 기업인이 모여 전 세계가 직면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각국의 순환경제 실현 방안과 국제 환경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였습니다. 신수연 파란 센터장은 포럼의 6세션인 '활동가와 함께하는 플라스틱 오염 해결 방안'에 참여하여, <생산 감축을 전제로 한 플라스틱 오염 규제의 필요성>에 대해 발표하였습니다.
출처: Plastic Soup Foundation, 'Plastic Facts & Figures'
전 세계 플라스틱 연간 생산량은 1950년 200만 톤에서 2021년 3억 9,100만 톤, 2022년에는 4억 톤으로 증가하였으며, 2050년 생산량은 2019년 대비 4배 증가한 14억 8천만 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2020년까지 전 세계에서 생산된 플라스틱 절반 이상(56%)이 2000년 이후에 생산된 것으로 파악되고요. 가볍고, 강하며, 가공이 용이하고, 저렴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산업 제품, 의료기기, 건축자재, 포장재, 대부분의 소비제품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UNEP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3억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매립·소각되거나 바다에 버려집니다.
영화 <플라스틱 차이나>의 한 장면 ⓒ CNEX
2016년 730만 톤(31억 달러)의 쓰레기를 수입하던, 세계 최대 쓰레기 수입국 중국이 쓰레기 수입 금지 조치(2018.1)를 시행하면서 우리 사회에 펼쳐진 쓰레기 대란, 매일 수거되어 매립 소각하고 수출하면서 눈앞에 보이지 않았을 때는 몰랐지만 쓰레기 대란이 있고 나서야 쓰레기는 존재감을 얻게 됩니다. 그제서야 '우리가 버린 쓰레기는 어디로 갈까?'라는 질문이 던져졌고, 플라스틱에 기반한 사회의 문제에 대해서도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플라스틱은 탄소 기반 폴리머에 색상・유연성・안정성・발수성・난연성・자외선 저항성 등의 특성을 부여하기 위해 수천 가지 화학물질이 추가됩니다. 오랜 기간 썩지 않는 탓에 토양,수질, 대기가 오염되고 미세플라스틱까지 발생합니다. 과도한 플라스틱의 생산과 소비로 폐기물은 급증하고, 플라스틱을 제조・ 가공하는 과정은 물론 소비, 수거, 처리에 이르는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 Anita Drbohlav /WWF
플라스틱 폐기물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최종 도착지는 결국 바다 그리고 인간이 아닐지요. 파란에서도 바닷속 조사를 하다보면 침적 쓰레기와 폐어구에 얽힌 해양생물을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밧줄에 얽힌 천연기념물 해송, 통발에서 발견된 부러진 진총산호, 낚싯바늘에 걸려 죽은 푸른바다거북, 낚싯줄에 얽힌 갈매기와 새끼돌고래 종달이 등. 지난 8월 한국일보 특별취재팀은 '하와이 멸종위기종 연쇄 습격 사건... 한국 어부, 용의선상에'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었습니다. 정체 모를 플라스틱 원뿔이 하와이의 멸종위기종, 몽크물범을 습격하고 있었고 그 플라스틱 원뿔은 바로 동북아 어민이 장어를 잡기 위해 사용하는 통발이었습니다. 한국산 장어 통발이 쿠로시오 해류를 지나 태평양 쓰레기 지대를 지나 하와이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출처: Surfrider Foundation)
환경오염과 해양 생물 피해의 범인인 '플라스틱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한 움직임은 다양하게 드러납니다. 해양보호구역, 갯벌, 주거지역 인근 바닷가에서 자발적으로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 활동, 해양쓰레기를 성상별로 분류하고 기록하는 활동, 일회용품을 거부할 권리를 외치며 다회용기 시스템 도입을 주장하는 캠페인, 생활기술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각종 전자제품 등의 '수리할 권리'의 법제화를 요구하는 캠페인, 도시의 빗물받이에 담배 꽁초를 버리지 않도록 도로 노면에 '바다의 시작' 문구를 써놓고 미세플라스틱 문제를 알리는 활동 등.
정부의 정책은 어떨까요? 2022년 10월 정부는 '전 주기 탈플라스틱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일회용품 감량, 온전한 재활용 확대, 재생원료 및 대체제 산업 육성, 국제사회 책무 이행(플라스틱 협약 대응) 등을 통해 2025년까지 폐플라스틱 발생량을 20% 감축(2021년 대비)하겠다는 목표입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정책목표와 정반대로 엇갈린 행보를 보입니다.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전국 의무화, 일회용품(비닐봉투,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사용 규제 정책 모두 철회(2023년 9월, 11월)하였습니다. 지자체의 관리 하에 자발적 참여에 기반한 지원 정책으로 전환하겠다고요. 탈 플라스틱 대책과 반대로 후퇴되고 있는 정책을 어떻게 봐야할까요?
현재 진행 중인 UN 플라스틱 국제 협약의 마지막 정부간협상위원회(INC)회의는 부산에서 개최됩니다. 우리 정부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 및 순환경제 전환을 선도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역할을 하겠다”는 다짐을 밝힌 바 있고요. 하지만 정부는 그동안의 논의에서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에 입장을 밝히지 않거나 소극적 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정부에 플라스틱 규제를 강화하고 생산량 감축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출처: 플뿌리연대/플라스틱 문제를 뿌리뽑는 연대)
그동안 한국을 포함 대부분의 국가는 특정 플라스틱 품목의 사용 및 소비 이후의 재활용, 폐기 단계에 대한 정책을 주로 발표해왔습니다. 플라스틱 생산을 위해 화석 연료를 채굴하고, 운반 정제 과정 및 소비 이후 소각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 기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지요. 값싼 플라스틱 가격에는 토양 및 해양생태계, 인간 건강의 위해성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고려되지 않습니다.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쏟아져 나오는 플라스틱 수도꼭지를 반드시 잠궈야합니다. 생산량 감축, 재료 개선, 제품 대체, 소비 축소 등의 방안이 함께 시행되어야 합니다.
케냐에서 열린 유엔환경회의 회의장 앞에 설치된 조형물 (출처: 로이터 통신)
작성: 신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