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지난 토요일, 파란의 활동가들은 두 팀으로 나누어 서울과 제주에서 열린 ‘927 기후정의 행진’에 회원들과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에는 ‘기후정의로 광장을 잇자’는 슬로건 아래, 청소년, 노동자, 농민, 예술가, 장애인, 이주민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이들이 거리로 나섰고, 여러 사전행사(부스)가 진행되어 광장은 피켓과 현수막, 구호로 금세 가득 찼습니다. 같은 시각, 파란은 에코오롯과 함께 경복궁 서촌의 작은 공간에서 '우리를 연결하는 생명, 산호 이야기 & 산호뜨개 워크숍'을 진행한 후 행진에 합류하였고요.


(상) 927 기후정의행진 집회 모습, (하)서울시청 인근 참가자들의 다이인 퍼포먼스 [출처] 927 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
파란의 신수연 센터장은 사전에 신청한 스무 명의 참가자들에게 파란의 제주 바닷속 산호와 산호 친구들의 소식을 사진과 영상으로 나누었습니다. 조류 흐름에 활발히 먹이 활동을 하는 형형색색의 산호의 모습, 연산호와 경산호, 육방산호와 팔방산호에 대한 설명, 지난해 고수온으로 인한 연산호의 붕괴, 경산호의 백화현상 소식, 해조류가 사라지는 갯녹음 현상까지 감탄과 탄식이 교차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에코오롯의 정은혜 대표는 산호의 다양한 모습을 재연한 산호뜨개 이미지들을 보여주며, 산호를 포함 자연의 수많은 형태들은 직선과 평면, 평행선에 기초한 유클리드적 세계가 아닌 곡선에 기초(한 점에 여러 평행선이 존재하는)한 쌍곡기하학의 형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산호뜨개는 자연을 닮아 자유로운 free-form 뜨개 방식으로 코바늘의 간단한 규칙(시작하기, 사슬뜨기, 짧은뜨기) 정도만 익힌 후엔 그 기법을 잊고 자유롭게 산호를 떠보는 것이라고요. 패턴이 없는 자유로운 뜨개질과 만남으로 산호를 지키는 한 걸음을 내딛고자 한다는 에코오롯의 산호뜨개 워크숍 이야기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산호이야기, 산호뜨개 워크숍 현장 모습 ©파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진행된 산호 이야기와 산호뜨개 워크숍, 우리들은 서툴지만 산호 목걸이를 하나씩 만들어, 머리에 얹거나 목에 걸고, 허리춤에 매달고 기후정의 행진에 참여하였습니다. 산호가 되어 걷고, 바다의 목소리를 낸 시간들 ㅡ 걷다 보니 기후위기로 사라져가는 여러 생물종을 형상화한 피켓과 조형물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산호가 되어 행진하기 ©파란

927 기후정의행진 마치고! 각자 뜬 산호뜨개 작품을 손과 목, 머리에 두르고 있다 ©파란
927 기후정의행진 참가자들은 ‘기후정의로 광장을 잇자’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6대 대정부 요구안을 발표했습니다. △기후정의에 입각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전환 계획 수립 △탈핵, 탈화석연료,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로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실행 △성장과 대기업을 위한 반도체·인공지능 산업 육성 재검토 및 생태계 파괴 사업 중단 △모든 생명의 존엄과 기본권 보장, 사회공공성 강화 △농업·농민 지속가능성 보장 및 먹거리 기본권 수립 △전쟁과 학살 종식, 방위산업 육성과 무기수출 중단까지요. 서울 현장에서는 오픈 마이크가 열려 시민들이 직접 시를 낭독하거나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모든 생명이 존엄하게 살아갈 권리”, “기후위기는 생존의 문제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늦는다”는 구호들, 거리에는 탈석탄·탈핵,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무분별한 개발 중단 등 6대 요구안이 힘차게 울려퍼졌습니다. 올해는 팔레스타인 연대의 메시지가 눈에 띄기도 했습니다. “기후정의는 평화정의”, "전쟁종식이 기후정의" “팔레스타인 해방 없이 기후정의 없다”는 피켓과 구호가 등장하며, 기후위기와 국제적 불평등, 군사주의의 연결고리를 짚는 목소리가 광장에 울려 퍼지기도 했습니다.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평범한 사람들인 우리가 바로 광장이다. 기후정의를 외치는 우리가, 광장을 이어 스스로 희망이 되자"던 발언이 기억에 남습니다.
제주에서.
제주, 다시 살아나는 섬을 외치다!
9월 27일, 기후위기의 최전선인 제주에서도 우리는 모였습니다. 이상기후로 아침부터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250여 명의 시민들이 제주 시청 일대에 모여서 “기후정의로 되찾는 제주, 다시 살아나는 섬”을 힘차게 외쳤습니다. 끓어오르는 제주 바다와 기후 재난으로 고통받는 농민과 노동자의 현실을 짚으며, 전국 기후정의행진 6대 요구안에 더해 제주 지역의 시급한 과제들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제주 제2공항 건설 백지화와 가스발전소 신규 건설 중단, 그리고 지하수 증산 불허 등 대규모 개발 사업의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여전히 성장 논리에 기대어 진행되는 불필요한 토건 개발이 제주의 생태계와 생명수를 파괴하고 있음을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기후재난의 근본적인 해결은 '삶의 방식을 바꾸는 거대한 움직임'에서 시작됨을 강조하며, 기후재난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와 생명이 꿈틀대는 제주도를 되찾자는 목소리에 모두가 공감하고 함께했습니다.





[출처] 927 기후정의행진 제주 조직위원회
제주 행진에서는 버려진 호텔 침구를 감물 들여 재탄생시킨 현수막을 걸고, 시민과 함께하는 체험, 대화가 이어지는 부스 활동이 진행되었습니다. 지구별키즈 공연과 발언을 시작으로 기후정의행진을 위해 모인 모두가 보물섬학교의 기후송 율동을 함께 했습니다. 기후토크쇼를 통해 기후위기를 겪고 극복하기 위해 제주 곳곳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경험과 목소리가 전해졌습니다. 지역의 문제와 세계적 기후위기가 맞닿아 있음을 확인하고, 기후 정의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선언문을 낭독 후 '블로꾸 뺄라지다'의 북 소리와 함께 927 제주기후정의행진단은 시청 일대를 행진하고, 사이렌 소리에 도로 위에 누워 기후재난으로 스러져간 생명들을 추모하는 다이인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붉은 정령들을 마주하자 어디서 나오는 지 모를 힘이 얻게 되고, 우리가 함께라면 이룰 수 있다는 연대의 희망이 퍼져나갔습니다.






[출처] 927 기후정의행진 제주 조직위원회
이날 제주는 ‘927기후정의행진’라는 이름으로 서울과 연결된 또 하나의 광장이 되었습니다. 서울과 제주에서 동시에 울려 퍼진 기후정의 목소리. 그것은 기후위기 시대 우리가 지켜야할 삶의 방식으로의 전환을 호소하고, 모든 생명과의 연대를 약속하는 외침이었습니다.
기후정의를 위해 설러 불라(그만 멈춰)!
서울과 제주, 광장에서 울려 퍼진 하나의 목소리.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가 지켜야 할 삶의 방식과 연대, 그리고 바다의 목소리를 되새기는 자리였습니다.
서울에서. 신수연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센터장
제주에서. 황은미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활동가
서울에서.
지난 토요일, 파란의 활동가들은 두 팀으로 나누어 서울과 제주에서 열린 ‘927 기후정의 행진’에 회원들과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에는 ‘기후정의로 광장을 잇자’는 슬로건 아래, 청소년, 노동자, 농민, 예술가, 장애인, 이주민 등 각계각층의 다양한 이들이 거리로 나섰고, 여러 사전행사(부스)가 진행되어 광장은 피켓과 현수막, 구호로 금세 가득 찼습니다. 같은 시각, 파란은 에코오롯과 함께 경복궁 서촌의 작은 공간에서 '우리를 연결하는 생명, 산호 이야기 & 산호뜨개 워크숍'을 진행한 후 행진에 합류하였고요.
(상) 927 기후정의행진 집회 모습, (하)서울시청 인근 참가자들의 다이인 퍼포먼스 [출처] 927 기후정의행진 조직위원회
파란의 신수연 센터장은 사전에 신청한 스무 명의 참가자들에게 파란의 제주 바닷속 산호와 산호 친구들의 소식을 사진과 영상으로 나누었습니다. 조류 흐름에 활발히 먹이 활동을 하는 형형색색의 산호의 모습, 연산호와 경산호, 육방산호와 팔방산호에 대한 설명, 지난해 고수온으로 인한 연산호의 붕괴, 경산호의 백화현상 소식, 해조류가 사라지는 갯녹음 현상까지 감탄과 탄식이 교차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에코오롯의 정은혜 대표는 산호의 다양한 모습을 재연한 산호뜨개 이미지들을 보여주며, 산호를 포함 자연의 수많은 형태들은 직선과 평면, 평행선에 기초한 유클리드적 세계가 아닌 곡선에 기초(한 점에 여러 평행선이 존재하는)한 쌍곡기하학의 형태라고 설명했습니다. 산호뜨개는 자연을 닮아 자유로운 free-form 뜨개 방식으로 코바늘의 간단한 규칙(시작하기, 사슬뜨기, 짧은뜨기) 정도만 익힌 후엔 그 기법을 잊고 자유롭게 산호를 떠보는 것이라고요. 패턴이 없는 자유로운 뜨개질과 만남으로 산호를 지키는 한 걸음을 내딛고자 한다는 에코오롯의 산호뜨개 워크숍 이야기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산호이야기, 산호뜨개 워크숍 현장 모습 ©파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진행된 산호 이야기와 산호뜨개 워크숍, 우리들은 서툴지만 산호 목걸이를 하나씩 만들어, 머리에 얹거나 목에 걸고, 허리춤에 매달고 기후정의 행진에 참여하였습니다. 산호가 되어 걷고, 바다의 목소리를 낸 시간들 ㅡ 걷다 보니 기후위기로 사라져가는 여러 생물종을 형상화한 피켓과 조형물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산호가 되어 행진하기 ©파란
927 기후정의행진 마치고! 각자 뜬 산호뜨개 작품을 손과 목, 머리에 두르고 있다 ©파란
927 기후정의행진 참가자들은 ‘기후정의로 광장을 잇자’라는 슬로건을 중심으로 6대 대정부 요구안을 발표했습니다. △기후정의에 입각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전환 계획 수립 △탈핵, 탈화석연료,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로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실행 △성장과 대기업을 위한 반도체·인공지능 산업 육성 재검토 및 생태계 파괴 사업 중단 △모든 생명의 존엄과 기본권 보장, 사회공공성 강화 △농업·농민 지속가능성 보장 및 먹거리 기본권 수립 △전쟁과 학살 종식, 방위산업 육성과 무기수출 중단까지요. 서울 현장에서는 오픈 마이크가 열려 시민들이 직접 시를 낭독하거나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모든 생명이 존엄하게 살아갈 권리”, “기후위기는 생존의 문제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늦는다”는 구호들, 거리에는 탈석탄·탈핵, 공공재생에너지 확대, 무분별한 개발 중단 등 6대 요구안이 힘차게 울려퍼졌습니다. 올해는 팔레스타인 연대의 메시지가 눈에 띄기도 했습니다. “기후정의는 평화정의”, "전쟁종식이 기후정의" “팔레스타인 해방 없이 기후정의 없다”는 피켓과 구호가 등장하며, 기후위기와 국제적 불평등, 군사주의의 연결고리를 짚는 목소리가 광장에 울려 퍼지기도 했습니다.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평범한 사람들인 우리가 바로 광장이다. 기후정의를 외치는 우리가, 광장을 이어 스스로 희망이 되자"던 발언이 기억에 남습니다.
제주에서.
제주, 다시 살아나는 섬을 외치다!
9월 27일, 기후위기의 최전선인 제주에서도 우리는 모였습니다. 이상기후로 아침부터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250여 명의 시민들이 제주 시청 일대에 모여서 “기후정의로 되찾는 제주, 다시 살아나는 섬”을 힘차게 외쳤습니다. 끓어오르는 제주 바다와 기후 재난으로 고통받는 농민과 노동자의 현실을 짚으며, 전국 기후정의행진 6대 요구안에 더해 제주 지역의 시급한 과제들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제주 제2공항 건설 백지화와 가스발전소 신규 건설 중단, 그리고 지하수 증산 불허 등 대규모 개발 사업의 중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여전히 성장 논리에 기대어 진행되는 불필요한 토건 개발이 제주의 생태계와 생명수를 파괴하고 있음을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기후재난의 근본적인 해결은 '삶의 방식을 바꾸는 거대한 움직임'에서 시작됨을 강조하며, 기후재난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와 생명이 꿈틀대는 제주도를 되찾자는 목소리에 모두가 공감하고 함께했습니다.
[출처] 927 기후정의행진 제주 조직위원회
제주 행진에서는 버려진 호텔 침구를 감물 들여 재탄생시킨 현수막을 걸고, 시민과 함께하는 체험, 대화가 이어지는 부스 활동이 진행되었습니다. 지구별키즈 공연과 발언을 시작으로 기후정의행진을 위해 모인 모두가 보물섬학교의 기후송 율동을 함께 했습니다. 기후토크쇼를 통해 기후위기를 겪고 극복하기 위해 제주 곳곳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경험과 목소리가 전해졌습니다. 지역의 문제와 세계적 기후위기가 맞닿아 있음을 확인하고, 기후 정의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선언문을 낭독 후 '블로꾸 뺄라지다'의 북 소리와 함께 927 제주기후정의행진단은 시청 일대를 행진하고, 사이렌 소리에 도로 위에 누워 기후재난으로 스러져간 생명들을 추모하는 다이인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붉은 정령들을 마주하자 어디서 나오는 지 모를 힘이 얻게 되고, 우리가 함께라면 이룰 수 있다는 연대의 희망이 퍼져나갔습니다.
[출처] 927 기후정의행진 제주 조직위원회
이날 제주는 ‘927기후정의행진’라는 이름으로 서울과 연결된 또 하나의 광장이 되었습니다. 서울과 제주에서 동시에 울려 퍼진 기후정의 목소리. 그것은 기후위기 시대 우리가 지켜야할 삶의 방식으로의 전환을 호소하고, 모든 생명과의 연대를 약속하는 외침이었습니다.
기후정의를 위해 설러 불라(그만 멈춰)!
서울과 제주, 광장에서 울려 퍼진 하나의 목소리.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가 지켜야 할 삶의 방식과 연대, 그리고 바다의 목소리를 되새기는 자리였습니다.
서울에서. 신수연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센터장
제주에서. 황은미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