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창립선언문


 범상치 않은 이상 기후가 하루가 달리 확인됩니다.
2023년 6월,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C를 넘었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되었고, 세계 곳곳이 폭염과 이상 고온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대기의 탄소와 열을 흡수해 온 바다 역시 온도가 가파르게 상승해 기후 변동 폭이 더욱 커질 것을 예고합니다. 제주 바다에 주목해 온 우리는 연안의 오염, 해양 생물종 변화, 해조류가 사라져 사막화되는 갯녹음 현상을 실시간 목격하고 있습니다. 생태계의 자연스럽지 않은 변화 속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고, 더 절실합니다.


 우리 삶과 사회를 운영하는데 과학과 관련한 분쟁이 많습니다. 과학적 분쟁 속에서 사회적, 생태적 가치를 어떻게 반영하여 결정할지 답을 찾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시민과학'이라는 방식을 통해 대안적 경로를 개척하려고 합니다. 보편을 추구하는 과학적 태도를 갖되, 개체의 고유성과 아름다움도 보려 합니다.


 또한, 우리는 바다에 대한 기록과 감시 활동을 통해 생태적 회복력을 되찾고자 희망합니다. 과학적 조사 역량을 갖춘 시민과학자를 양성하고, 함께 바다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기록하는 '해양 시민 아키비스트'가 되겠습니다. 산호 군락, 해조숲, 해양생태계 위협 요인에 대한 꾸준한 기록과 감시 활동은 해양정책의 변화를 촉구하는 근거가 됩니다. 더 많은 시민과학자, 과학 연구자와 적극적 연대, 협력을 통해 해양생태계 보호와 복원의 목소리를 만들 것입니다.


 이제는 바다의 시간,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의 힘찬 발걸음을 제주에서 내딛습니다. 위기의 시대, 우리의 시작이 변화를 열망하는 크고 작은 물결이 되어 더 멀리 나아가길 진정 바랍니다.


2023년 7월 8일


창립총회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