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혜 신간 『너의 좋은 날을 살아봐』: 내 안의 불 꺼진 빈방에 켜진 다정한 불빛
홍상희 |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이사

정은혜 신간『너의 좋은 날을 살아봐』
고통과 슬픔을 통과해 온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문장은 결국 읽는 이의 마음에 닿는다. 정은혜 작가의 신간 『너의 좋은 날을 살아봐』는 그런 진심어린 문장으로 채워진, 한 권의 믿음직한 위로다.
제주 화산 숲 곁에서 그림을 그리는 미술치료사 정은혜 작가는 그림이 자신을 살렸듯, 누군가를 살아내게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며 이 길을 선택했다. 그림을 멈춰 본 적 없다는 작가에게 ‘사는 일’이란, 누군가를 도울 때 기쁘고 힘이 나는 일을 찾아가는 여정이었을지도 모른다. 캐나다에서 미국을 거쳐 제주의 숲, 산호정원에 이르기까지, 그녀는 굽이진 길 위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고 나아갈 방향을 가늠하며 삶의 숱한 고비들을 건너왔다.
작가는 살아오며 마주한 자신의 다양한 얼굴을 결코 미워하지 않는다. 어둑한 빈방에 웅크리고 있는 ‘리틀 정은혜’, 동굴 속에서 좀처럼 나오지 못하던 ‘슬픔의 시간’, 큰 기대 끝에 보기 좋게 ‘실패했던 순간’, 그리고 무언가에 중독되어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었던 시절까지 그 어느 것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시간을 외면하지 않고 마주하며 탐구함으로써, 기어코 자신이 진짜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쉽게 품기 어려운 내 안의 여러 존재와 함께 살아가는 작가는 이제 읽는 이에게도 손을 내민다. 자신이 한쪽 끝을 단단히 쥔 밧줄을 건네며 믿고 잡으라고 말이다. 절벽 아래에서 오르려 애쓰는 이들에게는 “올라가려고 애쓰던 노력을 멈추고, 이끼와 나뭇잎들을 모아 푹신하게 자리를 만들고, 촛불도 하나 밝힌” 둥지를 안내하며, 그곳에 머물러도 된다는 용기를 함께 건넨다.
이 책은 슬픔과 분노, 그리고 좌절과 무기력이 나를 찾아왔을 때 이러한 감정들을 어떻게 마주할 수 있는지를 일러주며, 외로움을 건너는 방식이 결국 누군가와 닿는 일이라는 사실을 전한다.
“누가 먼저 나의 손을 잡아주지 않더라도 내가 누군가의 손을 잡으면, 우리는 닿는다”
이 문장들은 흩어지지 않고 책장을 덮은 이의 마음 위에 조용히 포개진다. 가슴 한구석에 불 꺼진 빈방을 품고 살아온 이라면, 이 책의 어느 구절에서든 마음을 함께 쓸어내리며 안도를 얻게 될 것이다.
정은혜 신간 『너의 좋은 날을 살아봐』: 내 안의 불 꺼진 빈방에 켜진 다정한 불빛
홍상희 |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이사
정은혜 신간『너의 좋은 날을 살아봐』
고통과 슬픔을 통과해 온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문장은 결국 읽는 이의 마음에 닿는다. 정은혜 작가의 신간 『너의 좋은 날을 살아봐』는 그런 진심어린 문장으로 채워진, 한 권의 믿음직한 위로다.
제주 화산 숲 곁에서 그림을 그리는 미술치료사 정은혜 작가는 그림이 자신을 살렸듯, 누군가를 살아내게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며 이 길을 선택했다. 그림을 멈춰 본 적 없다는 작가에게 ‘사는 일’이란, 누군가를 도울 때 기쁘고 힘이 나는 일을 찾아가는 여정이었을지도 모른다. 캐나다에서 미국을 거쳐 제주의 숲, 산호정원에 이르기까지, 그녀는 굽이진 길 위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고 나아갈 방향을 가늠하며 삶의 숱한 고비들을 건너왔다.
작가는 살아오며 마주한 자신의 다양한 얼굴을 결코 미워하지 않는다. 어둑한 빈방에 웅크리고 있는 ‘리틀 정은혜’, 동굴 속에서 좀처럼 나오지 못하던 ‘슬픔의 시간’, 큰 기대 끝에 보기 좋게 ‘실패했던 순간’, 그리고 무언가에 중독되어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었던 시절까지 그 어느 것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시간을 외면하지 않고 마주하며 탐구함으로써, 기어코 자신이 진짜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쉽게 품기 어려운 내 안의 여러 존재와 함께 살아가는 작가는 이제 읽는 이에게도 손을 내민다. 자신이 한쪽 끝을 단단히 쥔 밧줄을 건네며 믿고 잡으라고 말이다. 절벽 아래에서 오르려 애쓰는 이들에게는 “올라가려고 애쓰던 노력을 멈추고, 이끼와 나뭇잎들을 모아 푹신하게 자리를 만들고, 촛불도 하나 밝힌” 둥지를 안내하며, 그곳에 머물러도 된다는 용기를 함께 건넨다.
이 책은 슬픔과 분노, 그리고 좌절과 무기력이 나를 찾아왔을 때 이러한 감정들을 어떻게 마주할 수 있는지를 일러주며, 외로움을 건너는 방식이 결국 누군가와 닿는 일이라는 사실을 전한다.
“누가 먼저 나의 손을 잡아주지 않더라도 내가 누군가의 손을 잡으면, 우리는 닿는다”
이 문장들은 흩어지지 않고 책장을 덮은 이의 마음 위에 조용히 포개진다. 가슴 한구석에 불 꺼진 빈방을 품고 살아온 이라면, 이 책의 어느 구절에서든 마음을 함께 쓸어내리며 안도를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