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프린트]바다를 위한 습관 만들기 : 바다를 위한 그림 행동 달력

2026-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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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다를 위한 습관 만들기 : 바다를 위한 그림 행동 달력>


정은혜 | 해양시민과학센터 이사


우리는 나 홀로 독특한 존재라고 여기고는 하지만, 나라는 존재는 내가 가장 자주 만나는 5명의 사람들의 평균이라는 연구가 있다. 그렇다면 역으로 나라는 사람은 내가 자주 만나는 사람들의 평균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다. 내 친구가 행복하게 되면 내가 행복해질 가능성이 약 15% 증가하고, 내 친구의 친구가 행복하게 되면 내가 행복해질 가능성이 약 10% 증가하며, 내 친구의 친구의 친구가 행복하게 되면 내가 행복해질 가능성이 약 6% 증가한다는 연구 있다. ‘당연한걸, 그걸 뭐 연구씩이나 해?’라며 웃을 수도 있지만, 사회 심리학에서 반복적으로 밝히는 팩트는, 우리는 떨어져 있는 섬이 아니라는 것이다. 바다의 입장에서 보자면, 모든 섬은 바다로 연결되어 있듯이, 개개인은 연결되어 있고, 서로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나의 습관은 나의 정체성을 만들며, 그리고 바다를 위한 행동을 하는 나는, 내 친구와 가족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개인 혼자의 힘은 미약하지만, 이 연결이 일어날 때, 우리는 강하기도 하다. 파란에서 하고자 하는 것, 지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고자 하는 것들은 파도를 만드는 것이지만, 그 시작으로 물방울 하나 움직이는 것이 의미 있다고 믿는 이유이다. 


습관이란,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하게 되는 자동화된 행동 패턴을 말한다. 요즘에는 아침 루틴이나, 운동 루틴, 저녁 루틴 등등. 거의 모든 습관이 개인의 발전과 개발을 이야기하는데 쓰이지만, 우리가 지구를 이렇게 망가뜨리게 된 것 역시 우리가 함께 참여하고 반복하는 습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예로, 고도의 마케팅 전략은 우리의 습관 메커니즘을 공략하여 필요 없는 것을 소비하게 만든다. 필요하다고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 갑자기 어떤 것을 꼭 사야 할 것 같거나, 어떤 감정이 들 때 무엇을 꼭 해야 할 것 같거나 (예: 슬퍼서 빵을 사야 할 거 같을 때), 나중에 사도 되는데, 지금 1+1일 때 당장 사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면, 신호(cue), 열망(craving), 반응(response), 보상(reward)의 사이클로 이루어져 있는 습관 메커니즘에 뭔가가 들어온 것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습관이 나쁘거나 습관이 없어져야 한다거나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자동화된 습관이 없이 모든 행동을 의식적으로 해야 한다면? 우리는 살 수가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걷기라는 행동에 포함되는 모든 움직임을 의식적으로 하려고 한다면, 몇 걸음 걷지 못하고 넘어질 것이다. 그렇다면, 같은 습관 메커니즘을 통해서 우리가 바다를 조금 더 위하고 지구에 더 이로운 (적어도 덜 해로운) 행동 방식을 서로가 서로에게 퍼트릴 수 있지 않을까? 


바다를 위해서 개인들이 할 수 있는 행동 습관을 생각하면, 문제의 크기와 깊이에 비해 너무나 하찮게 느껴질 것이다. 플라스틱 덜 쓰기, 화학물질 덜 쓰기, 유기농 채식 위주 식단하기,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AI 사용을 줄이기. 어마어마한 전지구적인 문제 앞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이 고작 이런 것뿐인가 싶다. 맞다. 개 하지만, 호모세피안의 힘은 개인일 때가 아니라 협동할 때이며, 사회적 동물인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개발했다. 바다를 위한 습관 바꾸기! 바다행동 그림달력! 이것은 일종의 바다를 위한 습관 체크 리스트인데, 습관을 그림으로 그린다는 것이 독특한 점이다. 그림으로 그린다고 해서 어떤 형태를 그려야 하거나 잘 그려야 하는 것은 아니고, 점, 선, 면으로만 그 행동에 대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보통 습관을 트래킹 하는 방법은 달력에 했는지 안 했는지를 OX로 표기하는 식인데, 그런 식으로는 작심삼일이 되기 아주 쉽다. 왜냐면 하루 이틀, 자신과의 약속을 못 지켰을 때, 그 달력을 쳐다보지도 안 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는 불편한 감정을 회피하는데 아주 선수이고, 자신과의 약속을 저버렸다는 것은 매우 불편한 감정이다. 또한 그렇게 슬그머니 포기한 시도에는 역효과가 있다. 바로, 포기를 학습해서, 다음에 비슷한 것을 시도할 때 ‘ 에잇, 안될 거야’ 라는 마음이 생긴다. 즉, 실패가 습관이 될 수 있다. 

 

‘그림달력’은 했는지 안 했는지 행동의 성공 여부를 표기하는 방식이 아니라, 그 행동이 일으킨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모든 감정은 표현하면 다룰 수  있고, 다루어진 감정은 흘러서 사라진다는 특징이 있다. 행동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 감정을 다루는 방법은 우리가 어떤 습관을 만들고자 할 때 포기하는 궁극적인 이유가 감정 때문이라는 점을 직접적으로 다룬다. 의지력은 높을 때도 있고 낮을 때도 있지만, 감정은 언제나 있으며, 감정은 행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의지를 사라지게 하기도 충만하게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배달 음식을 먹지 말아야지라고 의지가 충만할 때 결심을 하지만, 동료한테 속상한 말을 들은 날, 배달 앱을 켜서 맵고 단 음식을 시킨다면, 이것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문제이다. 또는 숏폼 동영상을 그만 봐야지 하면서도 눈을 뗄 수 없는 이유가, 보고 있는 고양이 영상이 치명적으로 귀여워서도 그렇지만, 해야 하는 것을 피하고 싶은 불편한 감정 때문일 수 있다. 어떤 습관이던, 하고 싶고 하기 싫은 감정을 다룬다면, 우리가 원하는 행동 변화를 지속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행동 습관을 만들 때 감정을 다루는 전략과 더불어 최소한의 목표 설정을 추천한다. 뉴턴이 관성의 법칙으로 정의한 바와 같이 우리는 멈춰 있을 때 계속 멈춰 있고 싶고, 움직이고 있을 때 계속 움직이고 싶어 한다. 멈춰 있는 것을 움직이려 할 때 반작용이 있고, 움직이는 것을 멈추려 할 때도 반작용이 있다. 이 반작용이 바로 ‘거부감’이다. 처음 시작하면서 높은 목표를 설정한다면 그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는 압박감과 책임감의 어마어마한 무게 때문에 그 무게만큼 반작용인 거부감이 커진다. 대신 최소한의 목표를 설정해놓으면, 시작하기가 쉽고, 일단 시작한 것은 멈추기도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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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행동 그림 달력 > 과 칭찬 고르기



<바다행동 그림달력> 그리는 방법


(1) 바다를 위한 나의 행동 _ 최소한의 습관 전략

앞으로 20일간 매일 할 수 있는 바다를 위한 나의 행동을 쓰자. 최소한의 습관 전략에 따라서, 날이 좋던 나쁘던, 비가 오던 눈이 오던, 기운이 많던 기운이 없던 할 수 있는 것을 정하자. 예를 들어, “매일 한 시간 바닷가에서 쓰레기를 줍기 대신“ 대신 ‘매일 어디서든 쓰레기 하나 줍기’를 행동 목표로 삼자. 그리고, 한번 시작하면 멈추기도 힘들기 때문에, 딱 하나만 주우려 했더라도 더 많이 줍게 될 확률이 매우 높다. 


(2) 나의 감정 사전 그리기

먼저 일차적 감정 사전을 그림으로 그려보자. 누구나 몸으로 경험하는 일차적 감정과 달리 이차적 감정은 해석에 따라서 다르게 경험된다. 개인차가 있고 문화 차이가 있다. 이차적 감정은 두 개 이상의 일차적 감정들이 섞이거나 어떤 감정의 반응으로 새롭게 구성되는 감정이라고 볼 수 있다. 감정 사전을 그려놓으면, 어떤 감정을 느낄 때, 감정 그림 낱말들을 조합해서 감정을 쉽고 빠르게 표현할 수 있다. 


일차적 감정 사전  행복,  슬픔,  두려움,  놀람,  화,  혐오


일차적 감정의 수는 감정을 연구하는 학자마다 적게는 네 가지부터 많게는 열 가지까지 다양하다. 여기에서는 감정을 연구하는 심리학자인 폴 에크만Paul Ekman이 주장하는 기본 감정 여섯 가지를 가지고 작업을 해보자. 그가 주장하는 우리의 기본 감정은 행복, 슬픔, 두려움, 놀람, 화, 혐오이다. 그가 인간의 기본 감정이 여섯 가지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이 여섯 가지 감정의 얼굴 표정이 전 인류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그 외 감정들은 이차적 감정이라고 부른다. 두 개 이상의 일차적 감정들이 섞이거나 그 문화만의 독특한 감정인 경우이다. 


행복: 눈가 주름. 뺨이 올라감. 팔자주름. 입가가 대각선으로 올라감.

슬픔: 눈꺼풀이 내려옴. 눈에 포커스가 없이 흐릿함. 입가가 살짝 내려감.

두려움: 눈썹을 모으고, 위로 윗 눈꺼풀이 올라감. 아래 눈꺼풀에 힘이 들어감. 입술이 귀 쪽으로 (일자로) 길어짐. 

놀람: 아주 잠깐만 있다 없어짐. 눈썹이 올라감. 눈이 커짐. 입을 벌림.

화: 눈썹을 모으고 아래로. 미간 주름. 눈에 초점이 생김. 입술이 좁아짐. 

혐오: 입 꼬리 한쪽만 올라감. 코에 주름. 눈을 굴림. 


6개의 칸에 여섯 개의 감정을 그려보자. 특정 감정이 잘 생각이 안 나면 감정과 연관된 표정을 지어보자. 곧 그 감정이 일어날 것이다. 얼굴 표정을 통해서 감정을 떠올렸다면, 그 감정을 표현하는 색을 고르고, 선이나 점이나 면으로 표현해 본다. 생각이 아닌 직관을 따라서, 구체적인 형태를 그리기보다는 점, 선, 면으로만 감정을 그린다. 

일차적 감정은 아주 근본적인 기저에 있는 감정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 색보다는 한 가지 색으로, 복잡하게보다는 단순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다. 여러 색과 여러 움직임이 동시에 나오는 그림은 일차적 감정이 아니라 복합적인 이차적 감정일 가능성이 더 크다. 

 

(3) 매일 20일간 그림 체크 표

약속한 행동을 했든 안 했든, 그림으로 감정을 그리자. 목표한 바를 이루어서 행복하다면, 감정 사전에 그린 행복의 그림을 그려 넣으면 된다. 하고 싶었지만 못해서 슬프다면, 슬픔의 그림을 그리면 된다. 그 행동을 해서 기뻤지만, 바다가 아픈 게 화가 난다면, 행복의 그림과 화의 그림을 조합해서 그리면 된다. 

이런 식으로 20일간 매일 그 행동에 대하여 (했던 못했던) 감정을 표현하다 보면, 그 행동을 하게 되는 동력 또는 못하게 되는 기저의 감정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 말했지만, 감정은 표현하면 다뤄지고, 다룬 감정은 흘러서 사라지는 특징이 있기에, 불편한 감정은 흘러 보낼 수 있고, 기억하고 싶은 감정은 보다 더 선명하게 기억에 남을 것이다. 


(4) 칭찬 받기

우리가 이러한 행동을 하는 이유가 칭찬을 받기 위함은 아니다. 하지만, 습관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마지막 단계인 보상(reward)가 필요한데, ‘바다를 위한 행동’ 같이 모호하고, 티 안 나고, 쌓아지지 않는 습관을 만들고자 할 때, 보상을 어디서 받을 수 있을까? 인간이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보상은 내 삶에서 중요한 타인이 나의 존재, 가치, 노력, 성과에 대한 인정 또는 사랑 또는 존중이다. 그렇기에 “칭찬 받기”는 습관의 사이클을 완성한다. 특히 내 인생에서 중요한 타인이 주는 인정 또는 사랑 또는 존중은 나라는 존재를 반짝반짝 빛나게 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칭찬을 할 줄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보상이 되는 칭찬을 받기 위해서는 칭찬을 줄 수 있는 상대방에게 가이드를 줄 필요가 있다. 어떤 말과 어떤 태도가 나에게 보상이 될까? 한없이 따뜻한 우리 할머니가 해주는 다정한 “거봐, 해낼 줄 알았어”와 같은 말일까? 아니면 까다로운 선생님이 무심하게 툭 던지는 ‘오, 너 좀 한다?’ 라는 말일까? 

어떤 말은 웃겨서 떼굴떼굴 구를 것이고, 어떤 말은 마음의 빗장을 활짝 열 것이고, 어떤 말은 눈물이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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