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프린트]시흥 배곧 | 정지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2026-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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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배곧


정지호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2024년 여름, 그해 수행한 연구의 현장답사를 위해 경기도 시흥시 배곧한울공원에 갔다. 초등학생 쯤으로 보이는 여자아이 둘이 갯벌에서 놀고 있었다. 온몸에 갯벌을 묻힌 채 신나게 놀고 있었다. 온몸에 갯벌이 묻는 것조차 즐거워하는 듯했다. 주변에 기다리는 어른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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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호


“몇 학년이니?” 

-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무튼 초등학생 고학년이었다.

“여기에 자주 오니?”

“학교 끝나면 친구랑 자주 와요.”

“재미있니? 무섭진 않니?”

“갯벌에서 노는 게 재미있어요. 자주 와서 무섭지 않아요”

“어디에서 씻어?”

“저 위에 물 나오는 데가 있어요”

“언제까지 놀 거야?”

“조금 더 놀다 학원 갈 거예요”

“사진 찍어도 될까?”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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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놀고 있는 아이들이 보인다. 아이들이 말한‘물 나오는 데’. 따뜻한 물은 없다.  ©정지호


시흥 배곧은 한글학자 주시경 선생이 조선어강습소의 이름을 ‘한글 배곧’이라 부른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배곧은 ‘배우는 곳’을 뜻하는 우리말이다. 매립지였던 이곳이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등이 들어선 신도시로 개발되면서 ‘배곧’이라는 지명이 쓰이게 되었다. 아이들은 배곧의 갯벌에서 온몸으로 바다를 배우고 있었다.


바다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은 - 선생님, 활동가, 공무원, 연구자 등등 – 우리 아이들이 바다를 잘 알기를 바란다. 정책을 만들고, 바다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더 많이 제공하기 위해 법을 제정하고, 계획을 수립하고, 예산도 투입한다. 이런 노력 덕분에 과거에 비해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해양교육이 크게 늘었다. 교육 프로그램이 늘어나면 아이들은 바다를 더 잘 알게 되고 호기심도 생길 것이다. 어떤 아이는 바다와 관련된 대학에 진학하고 직업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바다에 대한 교육만으로 충분할까?

아이들에게 가까이 있는 바닷가에서 언제든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면 바다 교육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을까?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바닷가에서 놀면 몸으로 바다를 느끼고 바다의 소중함을 마음 깊이 새기게 될 것이다. 바닷가가 놀이터였던 아이들에게는 바다를 왜 돌봐야 하는지 어렵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숲속 놀이터는 많지만 ‘바닷가 놀이터’는 없다. 일회성 행사나 관광시설에 ‘바다 놀이터’라는 이름을 붙인 곳은 있지만 아이들을 위한 자연 그대로의 바닷가를 놀이터로 만든 곳은 쉽게 찾기 어렵다. 아이들에게 숲을 경험할 기회를 주기 위해 많은 곳에 숲속 놀이터를 만들었지만 ‘바닷가 놀이터’에 대한 관심은 부족했다. 물론 내가 너무 단정적으로 말하는 것인지 모른다.


바닷가에 놀이터를 만들자!!

아이들에게 바다를 배우라고 소리치기보다, 바닷가에서 신나게 놀게 하자.

거창한 시설이 필요한 건 아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자투리 바닷가도 놀이터로 충분하다.


앞서 말한, 2024년에 수행한 연구는 ‘시민친화적 바닷가 공간 조성에 관한 연구’ 였다. 이 연구는 바닷가를 관광지가 아닌 생활공간의 일부로 바라보는 데서 출발했다. 바닷가 가까이 사는 사람들이 편하고 안전하게 다가가 쉬고, 놀고, 머물 수 있는 바닷가를 만드는 방법을 제안하였다. 연구 결과가 궁금한 분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홈페이지에서 보고서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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