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약볕 여름을 벗어나 실내에서 여유로이 즐기는 여름휴가의 즐거움을 아시나요? 누구의 방해도 없는 나만의 공간에서 혼자 혹은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그 시간, 가볍게 만날 수 있는 책과 영화를 소개합니다. 근데 이제 자연을 곁들였어요. 제주의 잔잔한 여름이 담긴 정세진 님의 에세이 ‘우리의 여름은 거기에 있어’와 수박빛 숲에 새들의 노래가 가득한 영화 ‘새들과 춤을’로 초록한 여름휴가를 떠나보세요!
- 대방어 추천 -
「우리의 여름은 거기에 있어」
저자 정세진 | 출판 개미북스
ⓒ파란 대방어
(책을 읽기 전 함께 상상해 주세요) 조금은 훅하고 습한 여름날입니다. 달달달달 돌아가는 선풍기를 틀어두고(에어컨 바람은 어울리지 않아요!), 목이 늘어난 티셔츠와 여름내 입어서 닳고 닳아 속살이 비칠 정도로 얇고 시원~한 반바지를 입은 채, 커다란 쟁반에 담긴 시원한 수박을 아그작! 베어 물며… 아, 이게 휴가지… 하고 혼잣말을 내뱉습니다. 그 순간 당신 옆에 풀색 표지의 한 손에 잡히는 작은 책 한 권이 있네요. 다시 한번 수박을 아그작 베어 물고,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저 대방어의 추천은 나른한 휴가지에서 혹은 휴가를 떠나지 못했다면 어느 주말 평온한 오후에, 위 상황을 상상하며 읽기에 딱인!! 정세진 님의 에세이 ‘우리의 여름은 거기에 있어’라는 책입니다.
제주 구좌읍에 요새와도 같은 집을 짓고, 몇 해의 여름방학을 딸과 함께 온전히 제주에서 보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에는 제주의 여름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가득합니다. 초당옥수수와 제주의 과일, 오일장, 돈내코 계곡, 곶자왈, (그 유명한) 여름문구사, 이웃 사람들, 그리고 물놀이, 노을, 여름 바다!!
딸이 숲과 바다를 뒷배로 삼아 살아가기를 바라는 엄마의 시선으로 제주의 여름을 가득 담아낸 이야기 덕분에 책을 덮고 나면 당장이고 바다로 뛰어 들어가고 싶게 합니다.
제주에 살고 있다면 제주를 더 깊게, 서울에 있다면 제주의 여름을 간접적으로라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책과 함께 나른하고 평온한 여름날이 되길요.
- 파래 추천 -
< 새들과 춤을(Dancing with the Birds)>
감독 휴커디 | 국가 영국 | 채널 넷플릭스 | 장르 다큐멘터리
ⓒ출처 네이버 영화
바다나 산에 가는 활동적인 여름휴가도 좋지만, 때론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의 싱그러움이 느껴지는 그 어딘가의 여름을 만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방구석에 틀어 놓는 이 영화는 습하디 더운 ‘방’을 습하디 더운 ‘숲’으로 만들어줍니다. 이런 걸 정신승리라고 하나요? 에어컨과 친하지 않은 저는 방이 습하고 더우면 찝찝함에 몸서리치겠지만 숲으로 바뀌어버린 방은 저에겐 탐험과 모험의 알짜 휴가지가 됩니다.
어쩌면 다큐멘터리라는 단어가, 혹은 자연 생태 영화가 지루하고 졸리게 느껴질지 모르겠습니다. 이 영화를 만나기 전까지는요!
2019년 출시된 OTT 넷플릭스의 영화이자 다큐멘터리인 <새들과 춤을(Dancing with the Birds)>은
맛깔스러운 저음의 영국 성우와(물론 한글 자막을 봅니다.) 수박빛 짙은 녹음을 지나 갈맷빛의 깊은 숲으로 들어가며 시작합니다. 그 안에는 여태껏 보지 못했던 색도, 소리도 화려한 새들이 자신만의 방법, 자신만의 구애로 생존을 이어갑니다.
단순히 우는 방식이 아닌 최적의 자리를 찾아 나뭇가지를 흔들며 자신의 깃을 뽐내기도, 여러 해에 걸쳐 아름다운 둥지를 만들어내기도 하며 다른 수컷 새들의 도움을 받아 러시아 발레단의 군무 같은 완벽함을 연습하고 선보입니다. 어떤 새는 숲속 동물과 사람 소리까지도 따라 합니다.
감동스러운 새들의 여정도 잠시!, 가장 중요한 하이라이트가 남아있습니다. 가장 기억나는 새를 찾아 다시 돌려보고 따라 하는 ‘저’를 발견하는 일입니다. 황당한 소리로 들리겠지만 결국은 하게 됩니다. 혼자도 좋지만 가족, 친구와 함께하는 것도 좋아요. 새들의 움직임을 통해 평소에 해보지 않던 걸음도 걸어보고 안 쓰던 근육도 움직여보고 또 자신만의 움직임과 소리를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모든 과정은 이 움직임으로 찾은 해방감에 호탕한 웃음을 더해 끝이 납니다. 평소 다니던 길이나 우리의 숲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새소리를 흉내 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추천드리는 영화와 관람법입니다.
새들과 함께 요란하지 않은, 싱그러운 여름휴가 보내시길 바랍니다.
작성: 신주희, 이나래
뙤약볕 여름을 벗어나 실내에서 여유로이 즐기는 여름휴가의 즐거움을 아시나요? 누구의 방해도 없는 나만의 공간에서 혼자 혹은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즐기는 그 시간, 가볍게 만날 수 있는 책과 영화를 소개합니다. 근데 이제 자연을 곁들였어요. 제주의 잔잔한 여름이 담긴 정세진 님의 에세이 ‘우리의 여름은 거기에 있어’와 수박빛 숲에 새들의 노래가 가득한 영화 ‘새들과 춤을’로 초록한 여름휴가를 떠나보세요!
- 대방어 추천 -
「우리의 여름은 거기에 있어」
저자 정세진 | 출판 개미북스
ⓒ파란 대방어
(책을 읽기 전 함께 상상해 주세요) 조금은 훅하고 습한 여름날입니다. 달달달달 돌아가는 선풍기를 틀어두고(에어컨 바람은 어울리지 않아요!), 목이 늘어난 티셔츠와 여름내 입어서 닳고 닳아 속살이 비칠 정도로 얇고 시원~한 반바지를 입은 채, 커다란 쟁반에 담긴 시원한 수박을 아그작! 베어 물며… 아, 이게 휴가지… 하고 혼잣말을 내뱉습니다. 그 순간 당신 옆에 풀색 표지의 한 손에 잡히는 작은 책 한 권이 있네요. 다시 한번 수박을 아그작 베어 물고, 책을 읽기 시작합니다.
저 대방어의 추천은 나른한 휴가지에서 혹은 휴가를 떠나지 못했다면 어느 주말 평온한 오후에, 위 상황을 상상하며 읽기에 딱인!! 정세진 님의 에세이 ‘우리의 여름은 거기에 있어’라는 책입니다.
제주 구좌읍에 요새와도 같은 집을 짓고, 몇 해의 여름방학을 딸과 함께 온전히 제주에서 보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책에는 제주의 여름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 가득합니다. 초당옥수수와 제주의 과일, 오일장, 돈내코 계곡, 곶자왈, (그 유명한) 여름문구사, 이웃 사람들, 그리고 물놀이, 노을, 여름 바다!!
딸이 숲과 바다를 뒷배로 삼아 살아가기를 바라는 엄마의 시선으로 제주의 여름을 가득 담아낸 이야기 덕분에 책을 덮고 나면 당장이고 바다로 뛰어 들어가고 싶게 합니다.
제주에 살고 있다면 제주를 더 깊게, 서울에 있다면 제주의 여름을 간접적으로라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책과 함께 나른하고 평온한 여름날이 되길요.
- 파래 추천 -
< 새들과 춤을(Dancing with the Birds)>
감독 휴커디 | 국가 영국 | 채널 넷플릭스 | 장르 다큐멘터리
ⓒ출처 네이버 영화
바다나 산에 가는 활동적인 여름휴가도 좋지만, 때론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의 싱그러움이 느껴지는 그 어딘가의 여름을 만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방구석에 틀어 놓는 이 영화는 습하디 더운 ‘방’을 습하디 더운 ‘숲’으로 만들어줍니다. 이런 걸 정신승리라고 하나요? 에어컨과 친하지 않은 저는 방이 습하고 더우면 찝찝함에 몸서리치겠지만 숲으로 바뀌어버린 방은 저에겐 탐험과 모험의 알짜 휴가지가 됩니다.
어쩌면 다큐멘터리라는 단어가, 혹은 자연 생태 영화가 지루하고 졸리게 느껴질지 모르겠습니다. 이 영화를 만나기 전까지는요!
2019년 출시된 OTT 넷플릭스의 영화이자 다큐멘터리인 <새들과 춤을(Dancing with the Birds)>은
맛깔스러운 저음의 영국 성우와(물론 한글 자막을 봅니다.) 수박빛 짙은 녹음을 지나 갈맷빛의 깊은 숲으로 들어가며 시작합니다. 그 안에는 여태껏 보지 못했던 색도, 소리도 화려한 새들이 자신만의 방법, 자신만의 구애로 생존을 이어갑니다.
단순히 우는 방식이 아닌 최적의 자리를 찾아 나뭇가지를 흔들며 자신의 깃을 뽐내기도, 여러 해에 걸쳐 아름다운 둥지를 만들어내기도 하며 다른 수컷 새들의 도움을 받아 러시아 발레단의 군무 같은 완벽함을 연습하고 선보입니다. 어떤 새는 숲속 동물과 사람 소리까지도 따라 합니다.
감동스러운 새들의 여정도 잠시!, 가장 중요한 하이라이트가 남아있습니다. 가장 기억나는 새를 찾아 다시 돌려보고 따라 하는 ‘저’를 발견하는 일입니다. 황당한 소리로 들리겠지만 결국은 하게 됩니다. 혼자도 좋지만 가족, 친구와 함께하는 것도 좋아요. 새들의 움직임을 통해 평소에 해보지 않던 걸음도 걸어보고 안 쓰던 근육도 움직여보고 또 자신만의 움직임과 소리를 찾아낼 수도 있습니다. 모든 과정은 이 움직임으로 찾은 해방감에 호탕한 웃음을 더해 끝이 납니다. 평소 다니던 길이나 우리의 숲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새소리를 흉내 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추천드리는 영화와 관람법입니다.
새들과 함께 요란하지 않은, 싱그러운 여름휴가 보내시길 바랍니다.
작성: 신주희, 이나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