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프린트]망원경부터 무인관측까지 | 박요섭 박사

202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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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발견하는 기술

-망원경부터 무인관측까지-


박요섭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로봇실증센터


모든 과학은 관측에서 시작한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오랫동안 주제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늘어나면 어느새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양질변화 원리는 과학 발견에서도 여지없이 들어맞는다. 관심있는 현상 관측을 위해, 다양한 보조도구가 생겨났다. 별을 좀 더 크고 밝게 보고자 하던 사람들은 천체망원경을 개발했고, 작디 작은 생물을 보고자 했던 사람들은 현미경을 만들어냈다. 일순간을 기록하던 관찰도구에 기록기능을 추가해서 사람들과 나누고자 했던 사람들이 다양한 관찰도구에 카메라를 부착했다. 이제 모든 현상은 카메라로 기록되고 사진으로 분석된다. 모든 현상이 사진으로 기록되니, 사진에는 많은 정보가 담겨있다. 그러나, 사진은 오직 한 순간, 한 생명이 가진 일부분만 기록된다. 그래서, 오랫동안 다양한 순간을 관찰하고, 분석해야만 진실에 다가갈 수 있다.

<해양시민학교-바다기록자 되기>에서 남방큰돌고래를 관측하고 있는 참가자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현장관측은 어려운 일이다. 어디서 나타날지 모를 남방큰돌고래나 상괭이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바다에 떠 있어야 했다. 이를 뒷받침했던 에너지는 가솔린 즉 화석연료와 현장 관찰자의 체력이었으나, 이들은 곧 고갈될 수밖에 없다. 그들이 언제 어디서 활동하는지 원격지인 육상에서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러한 현장 연구자들이 가진 고민속에서 에너지 하베스팅 기반 해양무인관측 시스템들이 개발되었고, 다양한 장기 관측 프로젝트에 도입 활용되었다.

인류는 오랫동안 바람을 항해에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이용했다. 산업혁명 이후엔 화석연료가 바람을 대체했지만, 기후 위기에 대안을 마련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다시 바람을 추진력으로, 태양광은 센서와 통신장비 운영을 위한 전기에너지로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자연으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과정을 에너지 하베스팅(Energy Harvesting)이라고 하며, 이 기술이 활용된 다양한 해양무인관측 플랫폼이 개발되어 실제 전 지구 해양관측에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에너지 하베스팅 플랫폼으로는, 태양광과 파도를 추진력으로 전환하는Wave Glider, 해수온도차를 통해 전기를 얻고, 이를 이용해 부력엔진으로 수중 공간을 수직으로 날아다니는 Underwater Glider, 바람과 태양을 이용한 Sail Drone 등이 상용화되었다. 이들 에너지 하베스팅 플랫폼은 에너지를 자연으로부터 얻기 때문에, 연료 재급유나 전기 충전을 할 필요가 없다. 또한, 인공위성 통신을 이용하여 전세계 어디에서나 관측자료를 전송하고, 새로운 미션을 할당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자료 수집을 위한 회수가 필요 없다. 국내에서도 Underwater Glider와 Wave Glider가 도입되어, 제주 남쪽 이어도 주변 해류관측과 동해 울릉도 독도 주변 수온 변화 관측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한 달 이상 장기간 연속 자료를 관측하고 있다. 너무 거대 과학 쪽 이야기 같은가? 요즘은 오픈 하드웨어로 관련 기술이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자작하여 교육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a)Underwater Glider

(b)Wave Glider

(b)Sail Drone

그림 1, 대표적인 에너지 하베스팅 해양관측 플랫폼. (a) 수중 글라이더 (b)파력 글라이더 (c) 풍력 글라이더. 국내 연구진은 수중 글라이더와 파력 글라이더를 이용한 연속 관측을 수행하고 있으며, 향후 풍력 글라이더의 자체 개발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사진 출처: (a), (b) 저자, (c) Sail Drone 제조사 웹사이트).


한 공간에서 시계열적 변화를 오랫동안 관측하기 위한 플랫폼 기술이 개발되어 있다면, 여기서 얻어지는 자료를 분석하는 새로운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일례로 산호서식지 변화 탐색을 위한 대규모 모자이크 영상 제작 기술이 그 하나이다. 기존 생물서식지 평가 방법으로 사용되었던 것은 사각형 틀 속 사진을 찍어, 분석하는 방형구 활용 기술이었다. 그러나 방형구는 전체 서식지에서 매우 일부분만을 기록하는 방식이다. 생물은 주변과 상호작용을 통해 살아감으로, 그 생물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선 생물이 살고 있는 생활조건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암반에 살고 있는지 모래톱위에 살고 있는지, 암반 중에서도 해류가 잘 흐르는 직벽에 사는지, 아니면 조용한 암반 틈새에 사는지, 혼자 넓게 살고 있는지, 조밀조밀 모여 살고 있는지 전체속에서 개체를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최근 공중 드론 기술이 대중화되면서, 연속 사진을 이용한 광역 모자이크 사진 영상을 제작하거나, 3차원으로 형상을 복원하는 기술이 수중사진에도 활용되고 있다. 모자이크 기법을 이용하여 개체가 살고 있는 주변환경에 대한 이해를 광역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왜 이 곳에서는 돌산호가 주로 살고, 저 절벽에는 연산호가 살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지형적 요인 분석을 수행할 수 있는 기초 자료를 제공할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또한, 대형 모자이크 이미지를 통해 개별 방형구 조사가 가지는 시료 개수 한계를 좀 더 늘려 통계적 유의성을 높일 수 있다.  그 이미지를 대상으로 최근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하면, 효율적으로 생물을 동정하고, 밀도를 계산해낼 수 있다. 이런 기술 혁신에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Creative Commons)라는 과학계가 오랫동안 주창해 온 지식 저작권 공유 정신이 깔려 있다. 컴퓨터 운영체제인 리눅스, 안드로이드, 인터넷 브라우저인 크롬, 컴퓨터 개발언어인 파이썬, 컴퓨터 하드웨어인 라즈베리파이, 아두이노, 무료방송 프로그램인 OBS, 오픈지리정보시스템 Q-GIS, 전세계 무료 지도 OpenStreetMap, 드론 운영 SW인 ArduPilot, Q-GroundControl과 같은 오픈소스 기반 기술이 새로운 도구 제작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새로운 탐사 도구가 필요하면, 오픈소스와 하드웨어를 검색하여 자체 제작하는 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다.

방형구 조사 사례
고프로 비디오를 기반으로 한 수중 3차원 모델 제작 사례

그림 2. 방형구 조사 사례와 3차원 서식지 모델 구축 제작 사례. 수중에서 현장 정보를 취득하는 대표적인 방형구 사진 사례와 새롭게 대두되는 3차원 모델 제작 사례를 제시한다(사진 출처: (a) 민원기, (b)저자)


비를 바라던 농부들이 무속인을 통해 기우제를 지냈던 시절을 지나, 이제 핸드폰 속 기상예측 모델을 활용해서 날씨를 예측하고, 야외 행사를 계획하는 시절이 되었다. 이제 앞날을 예측하던 무속인 역할을 과학자들이 대신하고 있다. 변화 방향과 강도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재해를 예방하고, 인위적 변화를 일으키는 요소를 파악하고, 억제하는 실천을 계획할 수 있다. 이것이 모두 관측에 기반한 모델에 근거한다. 보다 많은 관측자료는 예측 정확도 품질을 변화시킨다. 최근에는 사람이 수행하던 관측에서 무인관측시대로 전환하고 있고, 그 공간적 범위도 수평선을 넘고, 대양을 향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시민과학 오픈프로젝트가 SNS상에 공유되면서, 누구든지 의지만 있다면 구현하고 성과를 나누는 시대가 되었다.  과학은 오랫동안 대상체를 관찰하고 기록하고,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는 과정이었다. 과학성과는 그렇게 인류 전체에게 향유되어야 한다. 시민과학분야 또한 기록하고 나누는 과정을 통해, 변화 방향과 강도를 밝혀 공동체 안전과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


[더 읽어 볼만한 사이트]

  • https://sea.edu/
  • https://educationalpassages.org/
  • https://coralrestoration.org/restoration-manuals/
  • https://tos.org/oceanography/article/using-soundscapes-to-assess-changes-in-coral-reef-social-ecological-systems
  • https://bitbucket.org/mbari/seestar/src/master/
  • https://www.liquid-robotics.com/blog/think-started-listening-humpback-wha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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