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etter]춤추는 바다, 생동하는 춤 | 파래(파란 활동가)

2025-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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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바다, 생동하는 춤

- 바다숲 춤 레시피 -

파래(파란 활동가)

🎵음향을 올려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바다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움직임 속 고요, 고요 속 움직임. 동중정, 정중동이라고 불리는 한국춤의 원리라고도 합니다. 분명 움직임이 있지만 그 저변에 고요가 있고 분명 머물러 있으나 무언가가 흐르고 있습니다. 꽤 오래 한국춤을 전공한 제가 비로소 최근에야 느낀 것이 있습니다. 

"바다는 춤춘다"

바다를 깊게 마주해보세요. 바람 없는 날, 세상이 멈춘 듯한 고요에도 쉬지 않고 동합니다. 또한 말도 안 되는 거친 흐름의 순간 속에도 어딘가의 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멀리서 바라본 윤슬은 반짝반짝 생동하면서도 윤슬을 머금은 바다는 고요함을 품고 있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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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바다숲_출처: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춤을 추는 순간엔 어느새 몰입의 상태로 들어갑니다. 나와, 공간과 시간만이 존재하는 곳으로요. 그런데 여기 제주에서 숲을 만나고, 흙을 덮고, 바다에 안기고, 산호와 조우하며 몰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 몰입으로 ‘나오는’ 순간들을 경험했습니다. 지난 에코오롯 <보이지 않아도: 연결> 프로젝트에서 ‘산호가 되는 춤’을 통해 나의 움직임이 산호로 이어지는 확장된 몰입을 경험했고 우리는 자연과 함께 동조하며 연결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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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바다숲이 되는 춤 (북극해 친구들과 파란과)_출처: 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사진3] 산호가 되는 춤_출처: 에코오롯

오늘은 그 몰입을 함께 해볼까합니다. 예상 밖의 일이지요? 약간의 상상력이 필요할 수 있어요. 눈을 감는 것이 더 깊은 몰입을 이끌어 내겠지만 글을 읽어 내려가며 몰입해볼게요.


바다숲의 춤 레시피

나의 숨 크기에 글의 템포를 맞춰보세요.


약간은 흐린 눈으로 이 글을 마주하고 숨을 마시고 내쉬어 봅니다. 

숨을 마시며 폐가 커지는 것을 느껴보세요, 혹은 시선을 향해 직접 바라봐도 좋아요.

숨을 마시며 등이 넓어지는 것을 느껴보세요.

숨을 마시며 몸통이 확장되는 것을 느껴보세요.


좋아요.


다시 코로 스읍 - 마시고  흐음 - 뱉으며 온몸에 남아있는 숨을 모두 뱉어봅니다.

어깨의 힘을 툭 빼주시고요.

한번 더 스-음 —--- 흐-음—----  다시 크게 스-음 —--- 흐-음—---- 내쉬며 

물 속으로 꼬로록 들어갑니다.


여전히 숨을 이어갑니다.  스-음 —--- 흐-음—---- 

깊은 푸른 빛의 물이 시야를 가득 채웁니다.

선명한 듯 흐립니다.

숨은 더 느려지고 편안해집니다.  스-음 —--—--- 흐-음 —--—--- 


눈을 감고 물의 고요함을 느껴봅니다.
물의 포옹이 안정감을 줍니다.

아량 가득한 바다는 나의 팔을 살짝 받쳐 올려주기에 

천천히 천천히 내려갈 수 있습니다.


나는 물의 아래로 내려갑니다.

물은 손가락 사이사이를 흘러 올라갑니다.

천천히 천천히 물의 땅으로 닿아갑니다.


손가락 사이를 스쳐가는 물의 크기가 커져 더 이상 빠져나가지 않을 즈음,

그리 깊지 않은 바닥으로 자리합니다.


발가락부터 발볼, 뒤꿈치로 내려앉습니다.

발은 뿌리가 되어 땅에 단단히 자리 잡습니다.

스-음 —--—--- 흐-음 —--—---


발은 단단합니다.

몸은 자유롭습니다.

내가 더 자유로울 수 있도록 힘을 빼줍니다.

스-음 —--—--- 흐-음 —--—---


물이 나의 옆구리를 왼쪽으로 천천히 밀어냅니다.

어깨가 따라가고 머리가 따라갑니다.

다시 오른쪽으로 옆구리를 밀어냅니다. 

부드럽게 좌우로 일렁입니다. 


눈을 감고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다시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천천히 반복해 봅니다.

좋습니다.


나의 오른쪽 등허리를 묵직하게 스쳐갑니다.

나는 등허리 가슴 머리순으로 살짝 흔들립니다.

앞 뒤로 그리고 좌 우로 흔들림이 반복되며 부드러운 원을 그리듯 움직입니다.


발은 단단하게, 

몸은 가볍고 부드럽습니다.

스-음 —--—--- 흐-음 —--—---


땅 위에 단단하게 자리잡았기에,

그리고 흐르는 물에 맞추어 부드럽게 움직이기에 

나는 부러지거나 무너지지 않습니다.

스-음 —--—--- 흐-음 —--—---


해조류가 물에 떠 있게하는 공기주머니, 기낭.

우리도 기낭을 만들어볼거에요.


나의 폐를 둥근 공기주머니라고 생각해볼게요.

온몸에 힘을 빼고 이어갑니다.


들이 마시며 부풀고 내쉬며 줄어듭니다. 스-음 —--—--- 흐-음 —--—---

같은 공기주머니가 나의 양쪽 겨드랑이에, 무릎 뒤에도 있습니다.


숨을 마시면 부풀고 내쉬면 줄어듭니다. 스-음 —--—--- 흐-음 —--—---

다시 마시면 부풀고 겨드랑이, 팔꿈치 순으로 팔이 올라갑니다. 스-음 —--—---

다시 내쉬면 줄어들면서 겨드랑이, 팔꿈치, 손목, 손가락 순으로 몸에 가까워집니다.  흐-음 —--—---

다시 마시면 부풀고 무릎이 살짝 펴집니다. 스-음 —--—---

다시 내쉬면 줄어들면서 무릎이 굽혀집니다.  흐-음 —--—---


눈을 감고 상상하며 반복해 보세요.

좋습니다. 


그러다 머리 위쪽에서 따듯함이 느껴집니다.

햇살줄기가 물줄기를 타고 쭉 뻗어 내려옵니다. 

나도 그 빛줄기를 향해 손을 쪽 뻗어봅니다.


숨을 마시며 가까워지고 스-음 —--—---

숨을 내쉬며 따듯함이 스며듭니다. 흐-음 —--—---


숨을 마시며 가까워지고 스-음 —--—---

숨을 내쉬며 따듯함이 감싸옵니다. 흐-음 —--—---


햇살의 말투는 봄날 같습니다.

평온함을 안겨줍니다.


눈을 감고

나를 생동하게 하는 포근한 햇살을 충분히 느껴봅니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뜹니다.

봄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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